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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공의 취미세상/즐거운 걷기

영월 동강 50리길 걸어보기 1편

by 전태공 2012. 1. 3.

영월 동강 50리길 걸어보기 1편

[운치리에서 나리소까지]

자정을 훌쩍 넘긴 0시 30분경 서울 잠실을 출발한 버스가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부근 수동쉼터에 도착한 것은 아직 깜깜한 꼭두새벽 4시경이다.



[동강의 나리소 1]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보글보글~ 끓여 낸 라면 국물을 반찬 삼아 아침 식사를 마친 5시경
드디어 동강여울을 따라 걸어보는 50리길 21킬로의 트랙킹이 시작되었다.



[동강의 나리소 2]


동강에서 피어오른 물안개가 강변주변에 우뚝 솟아있는 산 자락을 항상 감싸고 있다고 해서
"구름 운(雲)"자에 "산 우뚝 할 치(峙)"자를 써, 운치리(雲峙里)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마을을 지나



[동강의 나리소 3]


꼬부랑꼬부랑~ 덕천리로 넘어가는 고개, 나리재 정상에 도착할 무렵쯤... 훤하게 아침이 밝아왔고
그제서야 까만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동강이 배시시~ 그 청순한 모습을 나타낸다.

나리재 고개마루에서 나리소가 내려다보인다는 산마루를 찾아 산길을 오른다.



[나리소가 내려다 보이는 능선을 오르며]


낭랑한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산길은 조금 오르내리다가
금방 깎아지른 듯한 가파른 언덕길을 만난다.
폼을 잡고 유유자적 두발로 걸어 오던 사람들은 이제 모두들 엉금엉금 네발로 긴다.



[동강의 나리소 4]


아슬아슬 한 바위 암벽 사이로 이어진 비탈길을 얼마나 기어올랐을까
드디어 눈 앞으로 다가온 산 능선으로 으랏찻차~ 올라서니



[동강의 나리소 5]


아~ 무릉도원(武陵桃源)과도 같은 선경(仙景)이 눈앞에 쫘~악~ 펼쳐져 있다.
자연이 빚어 놓은 환상적인 풍광~! 바로 나리소였다. 와~ 이 얼마나 멋진 한 폭의 수채화인가~!



[동강의 나리소 6]


쪽빛보다 더 푸른 강물이 파란 소나무 숲, 산 자락을 둥글게 휘감고 있고
산 자락을 휘감고 흐르는 동강 물줄기가 곳곳에 새파란 소(沼)를 만들어 놓고 있다.



[동강의 나리소 7]


태백의 검용소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한강의 원류 골지천이
정선 아우라지에서 송천 물줄기와 하나가 된 후, 오대산에서 내려온 오대천과 합쳐져 조양강이 되었고



[동강의 나리소 8]


그 조양강이 다시 정선군 가수리에서 또 하나의 물줄기 동남천을 만나
더 크고 넓은 강으로 몸을 키웠으니 그 강이 바로 지금 눈 앞에서 흐르고 있는 동강(東江)이다.



[동강의 나리소 9]


강원도 정선과 영월 땅의 험산준령 구비구비를 비집고 낮은 곳을 찾아 흘러내리던 동강은
활 궁(弓)자와 새 을(乙)자처럼 궁궁을을(弓弓乙乙) 사행천(蛇行川)이 되어 흐르다가



[동강의 나리소 10]


영월에서 서강(西江)을 만나 남한강으로 몸집을 키운 후
두물머리, 양수리(兩水里)에서 다시 북한강과 합쳐져 드디어 한강으로 변한다.



[동강의 나리소 11]


나리소 앞 수직의 암벽. 바위 틈에 간신히 뿌리를 내린 작은 소나무들이 
작은 분재가 되어 있고
나리소 너머 저 멀리로 백운산 봉우리들이 뽀얀 운무 속에 몸을 살포시 감추고 있다.



[동강의 나리소 12]


공식적인 전망대가 없어 희미한 산길 흔적을 찾아 올라야만 구경해볼 수 있다는 나리소 풍광~
그 풍광을 구경한 사람은 대한민국의 1%안에 드는 행운아라는 말이 내내 귓전을 메아리친다.



[동강의 나리소 13]


나리소에서 덕천리 방향 지방도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천혜의 자연이 숨쉬는 마을"이라고 자랑하는 이정표 삼거리에서





[나리소에서 덕천리로]


백운산과 제장마을로 들어가는 시멘트 길로 우회전해 들어가니
아스라한 시골향수가 묻어 나는 강원도 산촌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옥수수 대와 나팔꽃]


옥수수를 모두 수확해 버린 을씨년스러운 빈 옥수수대를
붉은 나팔꽃 덩쿨이 눈치없이 휘감고 있다.



[들깨]


길섶에는 금방이라도 후드득후드득~
고소한 알곡들을 쏟아낼 것 같은 들깨줄기들이 나란히 누워있다.



[제장마을 입구 잠수교]


찌루루~찌루루~ 가을 숲 어디선가 다시 낭랑한 산새소리가 들려온다.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