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강산/외금강

2005년 7월의 금강산 여행기~! ⑧ 마지막 편

by 전태공 2012. 1. 4.


2005년 7월의 금강산 여행기~! ⑧ 마지막 편 [금강산 만물상 2 .. 집으로]

[천선대 정상을 향하여]

만물상의 제1정상 천선대로 오르는 길은 
구비구비 구비마다 절경이었다.
산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을 모두 다 가지고 있는 듯한 만물상의 풍광은 



[만물상 전경]


한 구비 돌 때마다 또 다른 절경을 펼쳐놓고 있었고 
밀려왔다 밀려가는 운무가 산의 모습을 계속 다른 모습으로 변신시키고 있었다.



[천선대를 오르는 절벽길]


저 높은 곳~!
가파른 철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로부터 튀어나온 온갖 감탄사들이
금강산 골짜기를 잔잔하게 흔들어대고 있었다.





비지 땀을 흘리며 얼마를 올랐을까?
드디어 하늘아래 뫼와 같은 천선대 정상이 발 아래로 다가왔다.



[천선대 정상]


[천선대 정상]

천선대 정상에 올라서서 내려다 본 풍광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장엄했다.
동서남북 사방팔방 모두가 신선들이 노는 선경(仙景)으로 보였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빚어낼 수 있단 말인가?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노래했다는 
"금강산"이라는 시가(詩歌)가 떠올랐다.
" 어화~! 조화옹(造化翁)이 부산키도 부산쿠나~! 날거든 뛰지나 말고 섰거든 솟지나 말지~! 



[천선대 정상풍광] 


  연꽃을 꽂았는 듯, 
백옥을 묶었는 듯, 동해를 박차는 듯, 북극을 고였는 듯
  하늘에 치밀어 무슨 말씀 사뢰려고 천만년이 지나도록 굽힐 줄을 모르는가~!"



[만물상 전경]


정말 천하 제일경 금
강산의 아름다움에 취한 송강의 찬탄이 조금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았다.
천선대 정상에는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216호"라는 붉은 글씨가 음각된 돌비가 서있었다.



[천선대 정상의 야생화]


해발 936m의 만물상 최고봉, 천선대(天仙臺)는 이곳 경치에 반한 
선녀들이 놀다 갔다는 곳이라고 한다.
천선대에서는 만물상코스 전경과 함께 외금강 일대의 모습이 한 눈에 조망되었다.





삼선암 건너 남쪽 멀리 
관음연봉·집선봉·채하봉이 보였고
서남쪽으로는 장군봉·비로봉·옥녀봉·영랑봉·상등봉 등도 눈에 들어왔다.



[천선대 정상부근 2]


금강산 경치에 취해있는 사이 
갑자기 천선대 정상에서 설명을 하던 북한 남자 안내원 하나가
허락도 없이 자기 사진을 찍은 어느 50대 관광객과 작은 실랑이를 벌리며 어수선한 분위기로 변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결국 그 관광객은 디지털 카메라 압수처분을 당했다고 한다.



[운무에 싸인 만물상]


그런 실랑이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서야 문득 
아~ 이 곳이 참 북한 땅이지? 하는 현실감이 번쩍 들었다.





[하늘문을 지나 안심대로..]

선녀들의 놀이터 천선대를 떠나 
낭떠러지 길을 돌아 내려가 
금강산 5대 돌 문 중 하나라는 하늘 문을 통과하니 또 다른 모습의 금강산이 눈앞에 쫙~ 펼쳐져 왔다.



[하늘문 1]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돌 문 액자 속에 
금강산 그림이 걸려있는 듯한 하늘 문을 지났다.
저 멀리 겹겹으로 층을 이룬 병풍같은... 성벽같은... 기암들이 금방이라도 덤벼 들듯 눈에 달려들어오고 있었다.



[운무에 싸인 만물상 2]


금강산 숲길
그늘을 걸으며 "그리운 금강산" 노래를 흥얼거려 보았다.

♬ 누구의 주제련가 맑고 고운 산~!
 ♪♬ 그리운 만 이천 봉 말은 없어도♬ 
  이제야 자유만민 옷깃 여미며    ♬♪ 그 이름 다시 부를 우리 금강산 ♪



[ 망향대 가는 길의 소나무 1]


푸른 숲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그 물을 마시면 불끈 힘이 솟아나 
짚고 온 지팡이도 잊은채 산을 오르게 한다는 망장천(忘杖泉)이라는 샘이 나타나

돌 틈에서 나오는 석간수, 망장천 샘물을 한모금 마신 후 
꼬부랑 길을 내려오니 안심대 삼거리였다.



[ 망향대 가는 길 1]


천선대에서 이곳까지 내려오면 
안심이 된다고 해서 안심대(安心臺)라 했다고도 하고
아래위가 다 절벽인데 이 곳에만 말 안장같은 턱이 있다 해서 안심대(鞍心臺)라고 했다던가?



[ 망향대 가는 길에서 조망한 만물상 1]


[만물상 제2 정상 망향대를 향하여]

이 안심대에서 좌측 길로 들어서면  만물상 제2정상인 망향대를 만날 수 있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왕복 한시간
정도 걸리는 이 망향대 코스를 그냥 스쳐지나고 있었다.



[ 망향대 가는 길에서 조망한 만물상 2] 


금강산을 언제 다시 와보나~? 기약도 없을진데 
망향대를 오르지 않고 그냥 갈 수는 없지~!
망설이는 몸을 살살 달래며 망향대 오르는 길로 다시  접어들었다.

아담한 오솔길로 시작되었던 망향대 길은 점점 가파르고 험한 바윗길로 변해갔다.



[ 망향대 가는 길 2]


가파른 천선대 바윗길을 넘어왔던 탓에 
다리가 시큰시큰 아파왔지만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절경에 통증을 느낄 틈도 없었다.





사람들이 별로없는 호젓한 길을 
따라 가파른 바윗길을 오르니 망향대 1, 2, 3봉이 줄지어 다가왔다.





망향대를 오르는 사이 
소리없이 다가온 운무들이 어느 틈에 망향대 주변을 짙게 감싸고 있었다.



[ 망향대 가는 길에서 조망한 천선대 계단]


운무가 가리고 있는 바다 쪽이 보이질 않아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참외 하나를 깍아 우적우적 먹는 사이
천선대와 만물상 방향의 운무가 걷혀가고 있었다.





멀리 서남쪽으로 비로봉이 보이고,
동남방향으로 줄지어 늘어선 기암괴석들과
천선대를 비롯한 만물상의 전경이 다시 한눈에 들어왔다.



[ 망향대 1]


[아쉬움을 남기고 하산]

자~ 이제 하산이다. 
미련과 아쉬움을 이곳 봉우리에 남겨두고 이제 내려가야 한다.
철 따라 고운 옷~! 갈아입는 산이라고 하니 다음에 또 다시 찾아오자. 



[망향대 가는 길에서 3]


여름 금강산 
봉래산(蓬萊山)을 이제 와 보았으니 가을 금강산 풍악산(楓嶽山)을 찾아와 보고
겨울 금강산 개골산(皆骨山)이랑 봄 금강산(金剛山)도 찾아와 봐야겠다.



[ 내려오는 길의 절부암]


만물상을 내려올 때쯤 
안개는 말끔이 개어 있었다.
올라갈 때 구경하지 못했던 귀면암이 
머리에 둥그런 돌 하나를 이고 험상궂은 도깨비의 모습으로 서있었다. 

이구~! 그런데 저 아래
회색 빛 비구름이 와글와글 다시 몰려오고 있었다.



[ 귀면암 ]


[집으로]

만물상에서 하산하여 온정각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반을 넘어있었다.
간단하게 점심을 마칠 무렵 후드득 후드득~!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다시 거세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휴~ 정말 아슬아슬했다. 빗줄기 속에 월북하여 빗줄기 속에 월남을 하게 되었지만 
금강산을 올랐던 하루 반나절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던 것은 천우신조였다.



[하산 길의 금강산 1]


오후 두 시가 넘어 온정각을 출발한 버스는 
올 때와는 역순으로 휴전선을 넘기 시작했다.
북측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관광증을 반납하고 짐 검사 등 간단한 출국수속을 밟았다.

반납받은 관광증은 
북한에서 영구보관을 한다고 한다.



[ 하산 길의 금강산 2]


내 사진이 붙은 관광증을 
북한에서 영구 보관한다고 하니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공사가 한참인 동해북부선 철도공사 현장 옆을 따라 비무장지대 휴전선을 넘어 월남을 했다.

삼일 전에 월북했다가 
다시 월남을 한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다.



[ 천선대 정상부근의 야생화1]


남측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도착 
검역확인과 입국수속을 받고 나오니 시간은 오후 3시 20분이 다 되어 있었다.
뭔가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지면서 묘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그 해방감이란 뭔가 숨막히는 듯한 분위기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는 건지도 몰랐다.



[ 천선대 정상부근에서 바라본 운무 ]


[에필로그]

♬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 이천 봉~!♩
♪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하구나 ♬
♩ 철 따라 고운 옷 갈아입는 산♪♬ 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금강산은 
최고봉인 비로통(1,638.2m)을 비롯 수많은 봉우리들과 기묘한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 하산 길의 금강산  3]


금강산은 크게 
산세가 험하고 웅장하며 폭포가 발달한 외금강과 산세가 온유하고 유수하며 
담(潭)과 소(沼)가 많은 내금강, 바다와 인접해 기암절벽을 가진 해금강 등 3개 구역으로 나누어 진 성산이다.



[ 하산 길의 금강산  4]


정말 금강산은 아름다운 산이었다.
금강산에는 웅장하고 씩씩한 산악미와 계곡미~! 아름다운 숲과 접하는 수림미와 호수미~!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 
멀리 바라보는 전망미와 
봄,여름,가을,겨울 철 마다 고운 옷을 갈아입는 색채미 등을 가졌다는 금강산은 한마디로 절경이었다.





그래서 이 산을 금강산~!  영어로는 '다이아몬드 마운틴(Diamond Mountain)'이라고 부른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나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아름다운 그 절경을 2박 3일 동안, 아니 더 정확히 말해 하루 반나절 동안 

모두 23개 코스 중 겨우 두 곳만을 훑어보고서 
금강산을 다 보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와야 했다.



[ 귀면암 ]


그리고 또 한가지 
들어갈 때 관광조장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 여러분은 한 사람의 외교관으로서 
북한 주민들을 동포로서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그렇지만 2박 3일 동안 만난 북한 사람들은 감시원이거나 안내원이거나 접객원일 뿐이었다.





그나마 대화마저도 자유롭게 나눌 수가 없었다.
좀더 자유롭게 북한주민들을 만나고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금강산을 오를 수 있는 그런 날을 감히 꿈꾸어본다.





[금강산 소나무]

송송백백암암회(松松栢栢岩岩廻)
산산수수처처기(山山水水處處奇)
“소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와 잣나무 바위와 바위를 휘돌아 가보니 산 넘어 산, 물 건너 물, 곳곳마다 기이하구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금강산이라는 시가 가슴에 스며든다.
아~ 민족의 성산, 금강산이여~!  영원하여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