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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공의 취미세상/즐거운 걷기

삼척 수로부인 길 산책 1

by 전태공 2012. 1. 4.


삼척 수로부인 길 산책 1

[갈령재→월천리→월천교→솔섬→뚝방길→옥원2리]

무박 2일로 가는 여정은 결코 만만치 않은 체력을 요구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만큼 가슴 설레는 일은 없다.




2011년 4월 10일 일요일
삼척에 있는 수로부인 길을 걷기 위해 떠났던 여행 또한 그랬다.


[옛 동해휴게소 앞]


토요일 자정~ 설레는 마음을 싣고 충무로역을 출발한 버스가
삼척 옛 동해휴게소에 도착한 것은 아직 어둠도 가시지 않은 꼭두새벽이었다.


[갈령재 이정표]


비몽사몽 잠을 설치며 달려오느라 몸은 비록 피곤했지만
해맑은 동해바다의 아침공기는 꿀처럼 달디 달았다.


[갈령재 산길 1]


지금 한참 남녘에서 매화 꽃소식을 전하느라
꼬무락거리고만 있을 줄 알았던 봄은


[갈령재 산길 2]


어느 틈에 삼척 동해안까지 번개처럼 달려와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 등, 온갖 봄 꽃들을 흐드러지게 피워 놓고 있었다.


[갈령재 산길 3]


몇 년 전 삼척지역을 휩쓸었던 산불로
민둥산으로 변한 모습들이 아직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지만


[월천리 마을로...]


갈령재 산길은 어머니의 품 속처럼 포근했고 부드러웠다.


[월천리 마을]


저 아래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는 산업도로를 굽어보며
월천리로 이어진 산길을 내려왔다.




만발한 벚꽃영접을 받으며 들어선 월천리 마을회관 앞엔 500년 묵은 소나무 한그루가 수채화처럼 서 있었고


[500년 묵은 소나무]


노송의 정기와 따사로운 봄 기운을 받은 밭 마늘은
약동하는 초록빛으로 왕성한 생명력을 내뿜고 있었다.




월천리 마을 앞에는 가곡천이 만들어 놓은 호수가 있었고
호수 한가운데는 해송을 품고 있는 예쁜 섬 하나가 그림처럼 떠 있었다.


[속섬(솔섬)]


호수 속에 있다고 하여 마을사람들이 "속섬"으로 부르는 이 섬은
어느 세계적인 사진작가 한 분이 멋진 사진작품을 남기면서




소나무가 있는 섬(Fine tree)이라는 제목을 쓰는 바람에 "솔섬"으로도 불리고 있단다.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솔섬을 뒤로 하고
월천교를 건너 원덕교회 앞에서 뚝방길로 좌회전을 했다.


[원덕교회]


호산리 뚝방길 좌우에는 온갖 봄 꽃들이 흐드러져 있었고


[호산리 뚝방길]


곳곳에 시골스러운 모습들이 멋진 풍경화를 그려놓고 있었다.




룰루랄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온 뚝방길을 벗어나
여기저기 밭이랑을 일구어 놓은 산촌마을로 접어들었다.




아늑한 고향마을 같은 서정적인 풍경을 거느리고
"수로부인 길"을 알리고 있는 장승을 좌회전하니




아주머니 한 분이 밭을 매고 있는 마늘 밭이 나타났고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는 시골집을 가로질러
붉은 꽃을 피우고 있는 복숭아 나무를 지나니




옛날 마을에 자주 출몰하던 호랑이를 달래기 위해 닭을 재물로 제사를 지냈다는 수룡마을 상황당이 나타났다.


[수룡마을 성황당]


성황당 옆에는 또 이웃마을에서 가마를 타고 시집을 오다가 만난
다른 가마와의 싸움 중에 목숨을 잃은 처녀 원귀를 달래기 위해


[수룡마을 가마싸움터]


재단을 쌓고 제사를 지낸 곳이라는 가마싸움터도 서있었다.




가마싸움 와중에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었던 처녀가
죽기 전에
아이고~ 아이고~ 울었다 해서 "아구재"가 되었다는
전설 따라 삼천리같은 그 아구재를 넘어서니


[옥원2리 마을]

갈령재에서 시작된 수로부인 길의 3코스 종점
옥원 2리 마을이 그리운 고향의 모습으로 눈 앞에 펼쳐져 왔다.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