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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1년도

연천 재인폭포를 찾아

by 전태공 2012. 1. 6.



연천 재인폭포를 찾아

겨울은 겨울답게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눈이 좀 내려주어야 겨울다운 맛이 나는 법이다.
겨울이 춥지도 않고 눈마저 내려주지 않는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선사유적지 입구 1]


다행이 금년 겨울은 매서운 강추위와 함께 눈까지 푸짐하게 내려 주어
겨울스러운 겨울이 되어주었다.





아름다운 이 겨울이 가기 전 멋진 겨울풍광을 찾아가보고 싶던 차에 연천에 다녀올 일이 하나 생겼다.



[선사유적지 입구 2]


그래~ 연천이라면 근처에 재인폭포가 있지 않은가~!
핑계 김에 연천부근의 재인폭포를 둘러보기로 하고 토요일 아침 룰루랄라~ 자유로를 올라탔다.



[선사유적지 움막]


적성을 지나 전곡으로 달리던 길목에서 선사유적지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났다.
오~예~ 참새가 어찌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있으리~!



[선사유적지 설경 1]


덤이라도 얻은 기분으로 우리나라 구석기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선사유적지로 들어섰다.



[선사유적지 설경 2]


지난 봄, 연분홍 꽃 잔디가 흐드러져 있던 입구에는 하얀 눈이 쌓여있었고
여기저기 늘어서 있는 지게들 또한 예쁜 봄 꽃 대신에 하얀 겨울 눈을 짊어지고 있었다.



[선사 체험마을]


수 많은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찍혀있는 넓은 눈밭을 가로질러
선사시대 원시인들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여러 조형물 앞을 지나 체험마을로 들어갔다.



[선사 체험마을 움막의 고드름]


체험마을에 지어져 있는 움막 처마에는 수정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움막주변엔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선사유적지 설경 3]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에 일부러 발을 빠트려가며 올라선 언덕 밑에서는
건장한 원시인들 몇 명이 한참 멧돼지를 사냥 중에 있었고



[멧돼지 사냥]


나무 열매를 따거나 고기를 잡고 있는 원시인들과 함께
무서운 코뿔소와 맘모스를 사냥하거나 사냥한 노루를 메고 가는 모습들도 눈에 들어왔다.



[공룡 사냥]


한탄강에 놀러 왔던 어느 미군병사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는 전곡리 선사유적지~!
이 유적지에서 선사시대의 돌도끼 등 석기유물들이 많이 출토되었다는데



[사냥한 노루]


출토된 석기유물 중, 세계적인 학설을 한방에 뒤집어 버린 중요한 석기가 발견되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 국사교과서에 빠짐없이 실릴 정도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고고학에 따르면 석기시대 사람들이 돌 연장을 만들어 사용하는 방식으로서
돌을 쪼갰을 때 생기는 날카로운 면을 그대로 도끼로 사용했던 찍개형 석기문화와





돌 도끼의 양쪽 날을 섬세하게 다듬어 사용했던 아슐리안형 석기문화로 나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출토된 석기유물을 근거로 아슐리안형 석기문화는 유럽과 아프리카에 존재했을 뿐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지역에는 뒤떨어진 찍개형 문화만 존재했다고 결론 내리고 있었으나





이 곳 선사유적지에서 아슐리안형 돌도끼가 최초로 발견됨으로서 세계적인 학설을 뒤집어 버렸다고 한다.
아무튼 고대시대에 우리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 또한 결코 미련하지는 않았나 보다.





선사유적지 눈길을 한바퀴 돌고 나서 만났던 환영조형물 뒷면에는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는데 있어서 지켜야 할 "네 가지 표준"이 교훈처럼 음각되어 있었다.



[네 가지 표준]


1. 진실한가~?
2. 모두에게 공평한가~?
3. 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4. 모두에게 유익한가~?



[재인폭포 가는 길의 설경]


연천에서 점심식사와 볼일을 마친 후
아직도 빙판 길을 이루고 있는 한적한 시골 길을 따라 재인폭포로 찾아들어갔다.



[재인폭포 전설문]


온천지가 하얀 눈에 덮여 멋진 설경을 빚어내고 있는 미끈거리는 눈길을 따라
조심조심 들어선 빈 주차장에는 눈만 풍성하게 쌓여있었다.



[재인폭포로 내려가는 길]


폭포로 내려가는 입구 매표소 또한 텅 비어 있었다.
공짜로 들어와 횡재라도 한 기분으로 재인폭포와 이어진 비탈로 내려섰다.



[재인폭포 입구]


대부분의 폭포들은 입구에서 위로 올라가는데 반해 이 곳 재인폭포는 거꾸로 내려가야 했다.
음지의 미끈거리는 눈길을 엉금엉금 내려와 계곡에 놓여진 철 다리 위로 올라섰다.



[얼어있는 계곡]


그 동안 기승을 부렸던 강추위 때문인지 계곡의 모든 것들은 꽁꽁 얼어있었고
꽁꽁 얼어있는 얼음장 사이로 수정처럼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었다.



[재인폭포로 가는 길 1]


해발 877m의 지장봉에서 시작되었다는 계곡 물이 한탄강으로 흘러 들면서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을 만나 높이 18미터의 폭포가 되었다는 재인폭포~!





높은 바위절벽이 병풍처럼 계곡을 감싸고 있는 협곡의 철 다리를 지나
진입로 끝 부분에 있는 둥근 전망대로 올라서니 재인폭포가 한눈에 들어왔다.



[얼어붙은 재인폭포 1]


꽁꽁 얼어붙어 있는 재인폭포는 한 덩어리의 거대한 고드름이 되어
시간을 멈추어 놓고 있는 모양으로 흐름을 멈추고 있었다.



[얼어붙은 재인폭포 2]


옛날, 줄타기의 명인이었던 재인이라는 광대가 살았다는데
재인의 부인이 천하절색의 미녀였다고 한다.





그 미모에 반한 고을원님이 부인을 빼앗기 위해 재인으로 하여금 폭포 위에서 줄을 타도록 했고





줄을 타고 있는 도중, 줄을 끊어 재인을 떨어져 죽게 만든 곳이라고 해서
재인폭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재인이 떨어져 죽자 원님은 그 부인을 수청들도록 하였고
수청을 든 재인의 부인은 몹쓸 원님의 코를 물어 뜯어 버린 후 자살을 하여 정절을 지켰단다.





그래서 이 고장의 이름이 원님의 코를 물었다고 해서 코문리로 불리다가
고문리가 변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 어쨋튼 재미있는 전설이었다.





비록 전설이긴 해도 18미터 높이의 재인폭포 허공에 걸린 외줄 위에서
줄타기의 명인 "재인"이 짚신 발로 사뿐사뿐 뛰며 허공 위를 훨훨 날던 모습이 아른거리는 듯 했고



[얼어붙은 산천]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재인의 한 맺힌 설음이
꽁꽁 얼어있는 재인폭포의 얼음이 되어 으스스한 찬 기운을 서리서리 내뿜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