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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3년도

섬진강 매화마을

by 전태공 2013. 4. 1.

섬진강 매화마을

 

 

최참판댁을 뒤로 하고 이제 홍쌍리 매화마을을 찾아 나선다.

 

 

[섬진강 부교]

 

 

하동읍 만지 마을과 건너편 광양 매화마을 사이에 놓인

임시부교를 가로질러 흔들흔들 섬진강을 건넌다.

 

 

[섬진강 부교]

 

 

강 건너 매화마을에는 몰려든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홍쌍리 매실가로 이어진 매화길에는 많은 화가들이 진을 치고 있다.

달군 인두로 인물화를 그리는 화가도 눈에 띈다.

 

 

[인두로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온 천지에 매화꽃이 흐드러져 있다.

그 춥고 길었던 겨울을 어떻게 견디며 지냈을까?

 

 

 

 

혹독했던 겨울을 견디고 화사하게 꽃을 피운 매화나무가 그저 장해 보인다.

 

 

 

 

올해로 벌써 열 여섯 번째를 맞는다는 매화문화축제~

금년에는 "섬진강 광양매화, 그윽한 향기 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투드득~투득~ 팝콘 터지듯~

다투어 피어오른 매화꽃들이 사방팔방에서 정신을 쏙 빼 놓는다.

 

 

 

 

흐드러진 매화꽃들이 꽃 터널을 이루고 있다.

 

하얀 백매(白梅) 속에서 푸르스름한 청매(靑梅)도 보이고

붉디 붉은 홍매(紅梅)도 요염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홍매]

 

 

"홍쌍리 매실家"라고 음각된 커다란 돌 비석을 지난다.

 

 

 

 

매실가 담장 가에는 붉은 홍매들이 줄지어 피어 있다.

 

 

 

 

청매실 농원 앞에는 엄청난 수의 항아리들이 줄지어 모여있다.

한자리에 모여있는 수천개의 항아리들이 장관이다.

 

 

[매실가 장독대]

 

 

이 항아리들은 홍쌍리여사가 30년 간 모은 것이라는데

 

 

 

 

하나같이 만들어진지 50년 이상되었다는 이 항아리 속에는

매실 된장이나 고추장 등이 숙성되고 있다고 한다.

 

 

 

 

저 아래~ 전라도 싯핏줄이 모여 큰 물줄기로 변한 섬진강이

매화향을 가득 담고 유유히 흐르고 있다.

 

 

 

 

해발 1,200미터가 넘는 백운산 자락이

섬진강과 만나는 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청매실 농원~!

 

 

 

 

돌에 새겨진 청매실농원 설명문을 읽어보니

 

일제강점기 때, 홍쌍리여사 시아버지가 이 곳 산 자락에

식량으로 대용하기 위해 만여 그루의 밤나무를 심은 후

 

 

 

 

따로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 매화나무 1,000그루를 심었는데

 

 

 

 

1965년 경남 밀양에서 이곳에 시집 온 홍쌍리여사가 혼신의 힘을 다해

오늘 날 5만평이 넘는 거대한 청매실 농장으로 재 탄생시켰다고 한다.

 

 

 

 

언덕 위에 세워진 팔각정 전망대로 올라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매화마을 풍광이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다.

 

 

[팔각정에서]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청매화와 붉은 빛을 띈 홍매화~

그리고 순백색 백매화들이 형형색색 꽃대궐을 이루고 있다.

 

 

 

 

청매실 농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이 세 가지의 매화꽃 중에

청매화가 가장 먼저 피어 봄의 전령사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그림처럼 예쁜 언덕 하나를 다시 넘는다.

 

 

 

 

언덕을 넘으니 길 양쪽으로 흐드러진 매화들이 꽃 터널을 이루고 있다.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서 그런지

매화터널 주변엔 사람도 별로 없다.

 

 

 

 

홍쌍리여사 시아버지께서 처음 이 곳 야산 자락에 매화나무를 심을 때만 해도

주변 사람들이 미친 사람이라며 손가락질했다는데

 

 

 

 

지금은 마을사람 너도나도 매화농사에 달라 붙었다고 하니

역시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 보다.

 

 

 

 

김용택 시인의 "이 꽃잎들"이라는 시비가 눈에 띈다.

 

" 천지간에 꽃입니다.

  눈 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꽃입니다. "

 

 

 

 

"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지금 꽃이 피고, 못 견디겠어요."

  눈을 감습니다.

  아, 눈감은 데까지 따라오며 꽃은 핍니다."

 

<중략>

 

 

 

 

매화터널을 지나 올라선 매화마을 전망대에서

매화마을을 다시 한눈에 조망해 본다.

 

눈길 가는 곳 모두가 온통 매화꽃 바다다.

 

 

 

 

소금을 뿌려 놓은 듯~ 흰 눈에 덮여 있는 듯~!

청매실 농장은 온통 매화꽃 세상이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김춘수 시인의 시(詩)『꽃』이 저절로 떠오른다.

 

 

 

 

전망대를 아래 오른쪽엔 푸른 대나무 밭이 펼쳐져 있다.

영화 취화선 속의 대나무 밭 장면을 촬영한 곳이라고 한다.

 

 

 

 

매란국죽 사군자(四君子) 중, 매화와 대나무가

한자리에서 서로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멋지게 보인다.

 

 

 

 

하얀 매화와 어우러진 연분홍 진달래 또한 환상의 콤비다.

문득 "장자(莊子)"의 말씀 하나가 생각 난다.

 

 

 

 

" 먹는 나이는 거절할 수 없고 흐르는 시간은 멈추게 할 수 없다."

" 생장(生長)과 소멸(消滅) 성(盛)하고 쇠(衰)하는 것은 끝이 없다."

 

 

 

 

흥망성쇠가 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기나 긴 겨울을 견뎌온 매화들이

지금 매화마을에서 거대한 꽃 풍랑을 일으키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