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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3년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 산책 3

by 전태공 2013. 7. 3.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 산책 3

 

 

○ 하늘만지기 전망대~회동마을

 

 

고요하고 적막한 자작나무 숲을 빠져 나오니

언덕 위에 세워진 작은 전망대 하나가 나타난다.

 

"하늘 만지기" 전망대란다.

 

 

[하늘만지기 전망대]

 

 

이곳에 오르면 과연 하늘이 만져질까?

혹시나 하고 올라선 전망대에서는 그러나 짙푸른 숲만 내려다 보인다.

 

 

 

 

신록의 푸르름이 일렁이는 숲길로 다시 들어선다.

 

 

 

 

길섶 비탈에 세워진 바위 하나가 새 부리를 닮아 있다.

 

누워있는 원숭이 같기도 하고~ 호주의 오리 너구리같기도 하고~

상상하는 형상대로 보이는 것을 보니 요술바위 같다.

 

 

[기묘한 바위]

 

 

자작나무 숲을 빠져 나온 길은 이제 회동마을로 향한다.

 

 

 

 

길은 외줄기~ 끊어질 듯 이어져가는 길섶에

하얀 구절초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구절초]

 

 

국화과(菊花科)의 여러해살이 풀인 구절초(九節草)~!

 

야국(野菊), 즉 들국화라고도 부르고

선모초(仙母草), 고봉(苦蓬)이라고도 부르는 꽃이기도 하다.

 

 

 

 

드디어 점심을 예약한 들국화 팬션으로 들어선다.

 

 

산나물 비빔밥 점심상에 차려진 반찬들이 진수성찬이다.

손수 뜯었다는 정갈한 산 나물 반찬에 정성이 가득 들어있다.

 

 

 

 

식당 창가에 드리워진 단풍나무 가지에 달린

빨간 색 단풍 씨앗이 파란 잎과 참 잘 어울린다.

 

 

 

 

해발이 700미터가 넘는다는 고지대 탓일까?

팬션 화단에는 아직도 금낭화 꽃이 남아있다.

 

 

[금낭화와 구절초]

 

 

길 양쪽에 흐드러진 구절초 꽃 군락지가 보인다.

 

음력 9월 9일날 꽃과 줄기를 잘라 부인병 한약재를 만든다 해서

구절초(九折草)라는 이름이 되었다고도 하고~

 

 

 

 

5월 단오에 줄기가 다섯마디가 되었다가

음력 9월 9일이 되면 아홉마디가 된다 하여 구절초(九節草)가 되었다던가~?

 

 

[구절초와 벌]

 

 

한여름 같은 무더위에 누렁이가 땅에 토굴을 파고 들어앉아 보지만

쏟아지는 열기를 도저히 피할 수 없어 헉헉~대고 있다.

 

 

 

 

파란 붓꽃 군락지를 지날 무렵~ 구구구~구구구~

산속 어디선가 산비둘기의 애잔한 울음소리가 날아온다.

 

 

[붓꽃]

 

 

옛 회동마을 터에 낡은 폐교 건물 하나가 남아있다.

20여년 전, 학생이 없이 문을 닫았다는 회동분교 건물이다.

 

 

[회동분교 앞에서]

 

 

검은 돌 비석에 새겨진 회동분교 연혁을 읽어보니

 

1963년도에 원대국민학교 회동분교로 설립된 이후

인제 남국민학교 회동분교로 소속이 변경되었다가

 

 

[회동분교 건물]

 

 

1993년도에 학생 수가 줄어 폐교가 될 때까지~

다섯 번에 걸쳐 모두 3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회동분교 교실]

 

 

사람 키 높이로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헤집어 가며

실낱같은 좁은 오솔길을 지난다.

 

 

 

 

이 길은 팬션집 주인 소유의 개인 사유지로서

외부인들이 걸을 수 없는 길이지만~

 

 

 

 

오늘 특별히 통과를 허가해준 길이다.

길섶에 백당나무 꽃이 하얗게 피어있다.

 

 

[백당나무 꽃]

 

 

무성한 수풀 속을 헤쳐가다가

수정처럼 맑은 숲 속 계곡 물을 만나 잠시 발을 담궈 본다.

 

 

 

 

뼈 속까지 시원해지는 탁족까지 마치고 나니

새털처럼 가벼워진 발걸음이 하늘을 날아갈 듯 하다.

 

 

 

 

길은 이제 사유지를 벗어나 이름 모를 산길로 들어선다.

 

 

 

 

감미로운 음악처럼 들리는 청아한 새소리에

잠깐 발을 멈추고 뒤돌아 본 저 멀리~

 

방금 떠나온 팬션이 아스라한 모습으로 앉아있다.

 

 

 

 

한국전쟁 당시 적군과 아군 간에 벌어진 치열한 전투에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피난을 들어와 살았다는 화전민 마을~

 

 

 

 

"안저울"과 "바깥저울" 마을을 지난 길은

참 취와 곰취나물이 지천인 산길을 벗어나더니

 

 

[취나물]

 

 

이제 다시 원대리로 이어진 포장 길로 올라선다.

 

 

 

 

이슬처럼 맑은 길을 지나온 일행들을

검푸른 낙엽송 숲이 나타나 짙은 초록빛으로 반겨준다.

 

 

 

 

꿈결처럼 지나왔던 아늑한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과

미답의 원시길 같았던 거친 풀길이~

 

또 하나의 멋진 추억의 한 자락을 선물해 주었던 날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