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팔 안나푸르나, 랑탕 트렉킹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2편](힐레~울레리~낭게탄티~고레파니)

by 전태공 2014. 2. 28.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2편]

(힐레~울레리~낭게탄티~고레파니)

 

 

○ "힐레"마을 아침산책

 

 

번쩍 눈을 뜨니 아침 5시다.

쏴~아~ ! 어디선가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가 우렁차다.

 

어제 내리던 비가 걱정되어 드르륵~ 창문을 열어본다.

오~예~! 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맑고 푸르다.

 

맑게 개어준 하늘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기분 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침산책을 나서본다.

 

 

[힐레마을의 아침]

 

 

마을 길, 위 아래로~ 작은 논들이 계단식으로 이어져있다.

 

논마다 누렇게 고개 숙인 벼들이 바람에 사그락거린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그런 농촌 가을풍경이다.

 

 

[힐레마을 다랑이 논]

 

 

돌 계단을 따라 다랑이 논 윗배미로 올라서 본다.

이슬처럼 맑고 상큼한 공기가 싸~하고 코로 스며든다.

 

 

[다랑이논 오르막 길]

 

 

해발 1,460미터에 위치한 땅이 협소한 산간마을이라서 그런지

다랑이 논 부근에 외양간, 축사 등을 지어 놓은 것이 좀 특이하다.

 

 

[다랑이 논 옆에 지어 놓은 축사]

 

 

○ 힐레(1,460m)에서 티케둥가(1,540m)까지

 

 

마을산책을 마치고 롯지에 돌아와 출발준비를 한다.

 

아침식사로 계란플라이와 따또파니(뜨거운 물)를 주문해 놓았으나

숙소 방에서 끓인 누릉지로 먼저 배를 채운다. 구수한 숭늉 맛이 일품이다.

 

 

[힐레마을]

 

 

앞으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트레킹하면서 계속 신세를 져야 하는 숙소, 롯지(Lodge)~!

 

롯지는 돌이나 합판 등으로 외풍만 간신히 막아 놓은 작은 방에

침대 2~3개를 놓아둔 헛간 수준의 민박급 숙소를 말한다.

 

트레킹코스가 오지에 있어 호텔급 숙소가 전무하므로

아무리 돈 많은 부자라도 이곳을 여행하려면 이런 롯지에서 숙박을 해야한다.

 

 

[멀리 보이는 산]

 

 

아침 7시 반경~ 힐레마을 롯지를 출발 후~

20여분만에 해발 1,540m의 "티케둥가"마을에 도착한다.

 

 

[티케둥가 마을]

 

 

달력으로는 10월 하순~ 계절은 분명 가을인데도

"티케둥가" 시골마을에는 온갖 봄 꽃들이 흐드러져 있다.

 

 

 

 

"티케둥가" 마을을 벗어나 깊은 계곡에 걸린 출렁다리 하나를 건넌다.

 

 

 

 

○ "울레리" 마의 돌계단 길~

 

 

다리를 건너자 울레리로 오르는 돌계단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길 옆에 있는 네팔의 전형적인 시골집 입구에~ 대나무 가로막대가 내려져 있다.

아마도 집 주인이 지금 외출 중인가보다.

 

 

[울레리 돌계단 길]

 

 

해발 1,540m의 "티케둥가"로부터 2,020m의 울레리까지

가파른 돌계단길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안나푸르나 트레킹구간 중 처음 만난 난코스다.

 

 

 

 

무거운 짐들은 모두 포터들에게 맡긴 후~

 

작은 배낭과 카메라, 손에든 스틱 두 개만 들고 오르는데도

끝없이 이어진 돌계단 길을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돌계단을 오르다가 문득 탄성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오~! 저 멀리~ 흰 구름 사이로 구름 같은 설산, 안나푸르나가 잠깐 첫선을 보여준다.

 

 

[멀리~잠깐 모습을 나타냈던 안나푸르나]

 

 

설산이 바라보이는 바로 그 앞에

안나푸르나 전망대(Annapurna View) 하나가 서있다.

 

 

[안나푸르나 전망대]

 

 

누런 옥수수가 줄지어 걸린 전망대 아래 구멍가게에서는

생수와 코카콜라, 과자 등을 팔고 있다.

 

 

 

 

트레킹을 하면서 하루 1리터 이상 마셔야 하는 소중한 물~!

숙박비 및 음식요금과 함께 지대가 높아질수록 비례하여 비싸지는 것이 바로 이 물 값이다.

 

 

[돌계단 오르막]

 

 

여기까지는 그래도 병에든 생수 한 병을 100루피(1,100원)정도에

구할 수 있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물 값이 비싸지는 것은 물론

 

그나마 앞으로는 생수대신 정수된 물밖에 구할 수 없으므로

빈 페트병, 한두 개를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아니~그런데 길섶에 연분홍 벚꽃이 활짝 피어나 있다.

세상에나~ 오곡이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철에 무슨 벚꽃이 피었다니~?

 

역시나 춘하추동 4계절을 모두 거느리고 있다는

히말라야 자연의 신비스러움이 그대로 실감 나는 순간이다.

 

 

[활짝핀 벚꽃]

 

 

흐드러진 벚꽃에 취해 막바지 돌계단을 올라서니 드디어 울레리다.

 

휴~ 이제 다 왔을까?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도 잠시~

여기는 아랫마을이고 윗마을까지는 한참 더 올라가야 한단다.

 

 

[울레리 아랫마을]

 

 

○ "울레리" 윗마을로~

 

 

아랫마을에서 윗마을까지 역시 계속 가파른 돌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왔던가~?♬

휴~ 울레리 돌계단이 정말로 나를 울린다.

 

 

[울레리 윗마을로]

 

 

그래서 이 울레리 돌계단 길을 사람들은 "마의 3000 계단" 길이라고 부른다던가?

 

하지만 서둘지 않고 한계단 두 계단~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가보지 않은 길~ 미지의 신천지 속으로 탐험해 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하게 느껴진다.

 

 

 

 

트레킹 길목에 있는 마을답게 울레리에도

수 많은 롯지들이 트레킹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힐레에서 하루를 숙박하고 올라온 우리는 오늘~

푼힐전망대를 오를 수 있는 곳, "고레파니"에서 숙박할 것이다.

 

 

 

 

운치있는 마을 골목 길에서 한 가족으로 보이는 세 어린아이와 마주친다.

 

"나마스테" 먼저 인사를 하니~

"나마스테" 화답하면서 수줍게 "캔디~캔디~쵸코렛~"을 외친다.

 

 

[울레리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

 

 

아직 떼 묻지 않아 보이는 천진난만 한 아이들 표정이 예뻐

사탕과 쵸코렛 한주먹 씩을 손에 쥐어주니 뛸 듯이 좋아한다.

 

 

 

 

오전 11시경부터 스물스물 모여들던 구름이

이제는 하늘을 온통 하얗게 뒤덮고 있다.

 

 

 

 

울레리마을에서 잘 조망된다는 안나푸르나와 희운출리봉 역시

산 자락에 드리운 뽀얀 운무 속으로 몸을 감춘지 오래다.

 

 

 

 

등짐을 진 노새 한 무리가 방울소리를 딸랑거리며 마을 길을 지난다.

 

 

 

 

울레리 윗마을 "천국이 보이는(Heaven View) 롯지"에서

 

마늘스프(180루피)와 감자튀김(300루피), 밀크 티(60루피)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오후 1시경, 다시 고레파니를 향해 길을 나선다.

 

 

 

 

○ "울레리(2,020m)"~ "낭게탄티(2,430m)"

 

 

길섶에 온갖 꽃들이 만발해 있다.

춘삼월도 아닌 가을에 어찌 이리도 많은 꽃들이 피어있을까?

 

 

[울레리 마을 외곽]

 

 

그러나 북위 27°~ 30°에 위치한 네팔의 위도를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네팔은 일본 남쪽, 오키나와 섬 부근과 비슷한 위도에 위치하고 있어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와 온대성, 한대성기후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기후조건을 가진 네팔에는

 

툰드라 지역의 식물들과 선인장 같은 사막식물~

그리고 열대 우림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돌 계단을 벗어난 길은 이제 수목이 울창한 밀림 속으로 기어든다.

앞으로 고레파니까지는 세시간은 더 걸어야 할 것 같다.

 

 

[랄리그라스 숲]

 

 

하늘 높이 솟아오른 아름드리 거목들이 울울창창~

숲 길 좌우에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랄리그란스 숲]

 

 

넝쿨 기생식물들이 가지를 휘감고 있는 저 나무이름은 뭘까?

알아보니 네팔의 국화인 랄리그란스(Laligrans)라는 나무란다.

 

 

 

 

철쭉과에 속하는 랄리그란스는 네팔에만 32종이 분포되어 있다는데

이 나무는 봄철에 붉은 색 꽃을 화려하게 피운다고 한다.

 

 

 

 

비록 지금은 10월 가을이라서 꽃을 볼 수 없었지만

 

화사한 봄날~ 동백나무처럼 붉은 꽃을 흐드러지게 피울

아름다운 랄리그란스 숲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황홀해진다.

 

 

 

 

숲을 잠시 빠져 나온 길은 또다른 작은 마을 앞에 도착한다.

해발 2,430m에 위치한 낭게탄티라는 마을이다.

 

이곳에서 고레파니까지는 1시간 반정도가 남았다. 

 

 

 

 

[낭게탄티 마을]

 

 

○ "낭게탄티(2,430m)"~고레파니(2,860m)

 

 

낭게탄티 마을을 벗어난 길은 돌계단 오르막과 평지 길을

오르내리다가 울창한 랄리그란스 숲으로 다시 파고든다.

 

 

[랄리그란스 숲]

 

 

영화 "아바타"에서 구경했던 그런 원시림 속 나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눈길 가는 곳 모두가 그대로 한 폭의 진경산수화다.

 

울창한 숲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푸른 숲길로 내딛는 발걸음이 새털처럼 가볍다.

 

히말라야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 든다.

 

 

 

 

"나마스테~!" 수많은 외국인들이 옆을 스쳐가며 인사를 해준다.

외국어를 한마디 못해도 "나마스테" 한마디면 누구에게나 다 통한다.

 

스쳐가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우리처럼 "포터"를 쓰지 않고 자기 짐을 자기 등에 지고 간다.

 

 

 

 

그 모습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포터"라도 써줘야 네팔사람들에게

작은 일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와~ 드디어 산 자락 밑에 옹기종기 모인 큰 마을이 나타난다.

오늘 숙박하기로 한 고레파니 마을이다.

 

 

[고레파니 아랫마을]

 

 

네팔 말로 "말이 물을 마시며 쉬는 곳"을 뜻한다는 고레파니~!

고레파니 역시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나뉘어 있다.

 

 

 

 

"폴리스 체크포스트" 팻말이 있는 언덕마루로 올라선다.

이곳 역시 "팀스(TIMS)카드"와 "퍼밋"을 확인하는 곳이다.

 

 

[고레파니 폴리스 체크포스트]

 

 

오후 4시20분경~!  안나푸르나 봉이 잘 보인다는 롯지에 숙소를 정한다.

그러나 지금은 짙은 운무로 눈에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에잇~ 그래도 내일은 보이겠지~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간다.

 

 

[고레파니에서 숙박했던 마운틴 뷰  롯지]

 

 

식당의 따뜻한 난로 주변에는 18명 단체로 왔다는

폴란드인들이 시끌덤벙 담소를 나누고 있다.

 

치킨야채(600루피)와 마늘스프(180루피), 밀크티(60루피)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 내일 새벽~ 푼힐 등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로 기어든다.

 

기다려라 푼힐~! 내일 만나자~!

 

 

<2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