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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6년도

철암 탄광역사촌

by 전태공 2016. 7. 20.

철암 탄광역사촌

 

 
철암~분천 간을 운행하는 협곡열차(V-Train)을 타보기 위해 달려온 철암역~ 

 

협곡열차 출발시간까지~ 약 30분 정도의 여유시간을 이용
철암역 건너편에 보존되어 있는 철암탄광역사촌을 둘러보기로 한다. 

 

 


[철암두멧길 안내도]

 

 

이 탄광역사촌은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되새김질 해볼 수 있도록

1960~70년대 사용되었던 철암 탄광지역 건물 10여채를 보존해 놓은 곳이다. 

 

 

 

 

입구 기념비에 새겨진 글이 탄광역사촌 보존취지에 대하여 잘 설명해주고 있다.
 
" 남겨야 하나, 부수어야 하나 논쟁하는 사이
  한국 근현대사의 유구들이 무수히 사라져 갔다.
 
  가까운 역사를 지우는 작업이 계속된다면
  다음 세대는 박물관의 이미지 자료나 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곳 철암 까치발 건물들은
  근대 탄광 지역 생활사의 흔적으로 소중히 기억될 것이다. " 

 

 

[철암탄광역사촌 조감도]

 

 

조감도 속 까치발 건물에는 가난하고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가 흠뻑 스며있는 듯 하다.

 

 

 

 

쇠(鐵)바위(岩)마을을 뜻하는 철암(鐵岩) 지역에
탄광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였던 1936년경이었다. 

 

 

[철암탄광역사촌 거리]

 

 

1940년 묵호와 철암 사이에 석탄 운반용 철도, 철암선이 개통되고
1955년 철암과 영주를 잇는 영암선까지 뚫리면서 철암의 황금기가 시작되었다.

 

 

[낡은 지하실 입구]

 

 

검은 노다지라고 불리던 석탄은 돈을 불러 들였고
동네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닐 정도로 많아진 돈을 따라 사람들도 모여들었다.

 

 

[철암탄광역사촌 거리]

 

 

전국 방방곡곡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살 집이 부족해지자

철암천 물가에 기둥을 세운 까치발 집들이 우후죽순식으로 들어섰다.

 

 

[당시 생활용품]

 

 

또한 광부들을 상대로 한 치킨집, 식당, 다방, PC방, 노래방 등이 생겨나면서
철암지역은 장마당만큼이나 흥청거렸다.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은 스스로를 "막장 인생"이라고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던 것은 

 

 

[일나가는 광부들]

 

 

그 당시 광부 월급이 공무원들의 몇 배에 달했을뿐만 아니라
자녀 3명까지의 대학 학자금과 연탄이나 쌀을 공짜로 주었기 때문이다.

 

 

[광부들 자화상]

 

 

그러나 그렇게나 흥청거렸던 호황은 30년만에 끝이 나고 만다.

 

 

 

 

난방과 취사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석탄에서 기름과 가스로 바뀌면서
석탄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수많은 탄광들이 폐광을 했다.

 

 

[당시 철암마을 모형]

 

 

설상가상으로 1990년대에 들어와서 시행된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탄광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리면서 철암은 급속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한때 4~5만명이 흥청거렸던 철암의 인구는 3,000여명으로 줄어들었고
호황을 누리던 음식점이나 술집, 다방 등도 모두 문을 닫았다.

 


[철암역 선탄시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이 곳을 떠나면서 마을이 쇠락해가자 
2014년 태백시에서는 이곳 철암천 변에 남아있는 건물 11채를 보존시키기로 한다.

 


[선술집 디오라마]

 

 

건물 원형은 그대로 살리고 내부를 조금 고쳐 철암탄광역사촌을 만든 것이다.

 


 

 

옛 페리카나 치킨집에 자리에 들어선 기획전시실에는
탄광역사촌을 안내하고 설명해주는 관광안내사가 근무하게 되었고

 


[설명해주는 관광안내원]

 

 

또한 호남슈퍼자리에는 철암의 얼굴을 주제로 한 디오라마와 함께

당시의 생활용품 전시장으로 바뀌었다.

 


 

 

중국음식점이었던 진주성에는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의 삶에 대한 철암 다큐멘터리가 연출되어 있고~ 

 

 

 

 

봉화식당자리에는 "검은눈물"을 주제로한

사진작가 최영구님의 사진작품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획전시 검은눈물]

 

 

흑백사진 속의 옛 탄광촌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철암탄광역사촌~

 

 

 

 

모든 것은 일순간 지나가 버리나
지나가 버린 것은 다시 그리워진다는 ~

 

푸쉬킨의 싯구절을 잠시 떠올리게 해준 소중한 순간이기도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