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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전라남도 섬

거문도 여행기 4편[영국군묘지, 백도]

by 전태공 2012. 8. 20.

거문도 여행기 4편[영국군묘지, 백도]

 

 

○ 영국군 묘지

 

 

오후로 접어들었는데도 바다를 뒤덮고 있는 안개는

전혀 벗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거문도 항구]

 

 

유람선 출항 가능여부는 오후 2시 이후의 기상상황을 보고 난 후~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안내방송만 계속 반복되고 있다.

 

 

[거문도 골목길]

 

 

모처럼 어르신들을 모시고 거문도를 들어 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백도를 구경하는 날 안개가 심술을 부리고 있다.

 

 

 

 

에잇~ 그렇다고 마냥 무료하게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법~!

어르신들을 시원한 그늘에 모셔두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영국군 묘지라도 다녀오자~!

 

 

[이정표]

 

 

"영국군묘"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묘지를 찾아 나선다.

 

 

[영국군묘 가는 길]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숨을 칵칵 막히게 만드는 좁은 골목을 빠져 나와

거문초등학교 앞을 지나 10여분쯤 걸었을까?

 

 

[거문초등학교]

 

 

야트막한 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영국군 묘지가 눈 앞에 나타난다.

 

 

[영국군묘 가는 길]

 

 

나무 십자가를 중심으로 화강암 묘비 몇 개가 세워진 묘지 뒤에는

작은 팔각정 하나가 묘지를 내려다 보며 서있다.

 

 

[영국군묘]

 

 

세 개의 섬이 병풍처럼 외해(外海)를 막아준 덕분에 생겨난

백여 만평의 천혜적인 자연항구, 거문항~!

 

 

[영국군묘지 안내판]

 

 

기막히게 좋은 이 거문도항을 해군기지로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일본, 영국 등의 열강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영국군묘 앞 풍광]

 

 

1885년, 러시아의 남진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영국해군이 먼저 거문도를 점령했는데

 

 

[이정표]

 

 

그 당시 약 2년 간의 점령기간 중, 각종 사고와 병으로 사망한 영국군인들을

묻어 논 곳이 바로 이곳 영국군 묘지라고 한다.

 

 

 

 

○ 안개 속에 숨어버린 백도

 

 

오후 2시 반경~ 백도행, 쾌속유람선 바다제비호가 드디어 출항을 한다.

 

 

[백도 유람 쾌속선 바다제비호]

 

 

그러나 안개가 조금 걷히고 있어 일단 출항은 해보지만

백도 주변의 안개상황은 아직 예측할 수 없다는 내용이 방송되고 있다.

 

 

[바다제비호 선실]

 

 

백도 주변바다는 항상 거센 파도가 일고 있어

거문도에서 백도까지는 이처럼 200여명이 탈 수 있는 커다란 쾌속 유람선이 운행된다고 한다.

 

 

[거문항 방파제]

 

 

거문항 방파제를 벗어난 쾌속선 바다제비호는

30놋트의 빠른 속도로 물 찬 제비처럼 백도를 향해 달려간다.

 

 

[바다제비호 갑판]

 

 

커다란 여울 파도가 넘실거리는 외해로 들어서자

무게 134톤의 덩치 큰 바다제비호도 가랑잎처럼 흔들린다.

 

 

 

 

뽀얗게 끼어있는 안개는 전혀 벗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한 바다로 가면 갈수록 오히려 안개가 더욱 더 짙어지는 분위기다.

 

 

 

 

멀리서 보면 섬이 희게 보인다고 해서 백도(白島)라 불렀다 하고

 

섬의 숫자가 100개에서 하나가 모자라

일백 백(百)자에 일(一)자를 빼버린 백도(白島)라고도 불렀다는 섬~!

 

 

[백도 전경 1 거문항 홍보사진]

 

 

그러나 짙은 안개로 오늘 백도 구경은 날 샌 것 같다며

궁시렁~ 거리고 있는 사이 갑자기 선장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지금 백도 앞 바다에 도착하긴 했지만 보시다시피 짙은 안개가

백도를 가리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20여분정도 더 기다려보겠다는 내용이다.

 

 

[백도 전경 2 거문항 홍보사진]

 

 

혹시나 안개가 개주기를 기다려보겠다는 예긴데 상황을 보니 힘들 듯 하다.

안개가 원망스러웠지만 자연현상인 것을 어떡하나~

 

 

[잠깐 나타난 백도 1]

 

 

바로 그 순간~! 갑자기 갑판 여기저기에서 환호성소리가 쏟아진다.

"와~ 보인다~보여~ 백도다~ 백도~!!!"

 

 

[잠깐 나타난 백도 2]

 

 

짙은 안개가 순간적으로 살짝 벗어지면서

한 뼘 정도의 백도가 잠시 보이는가 했더니 다시 스르르르 사라져 버리고 만다.

 

 

[백도 전경 3 ... 거문항 홍보사진]

 

 

이그~ 거문도에서 28킬로, 70리나 달려왔는데 이렇게밖에 구경할 수 없다니

안개가 말할 수 없이 야속했지만 어찌할 도리도 없다.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 쾌속선 "오가고" 호를 타고 여수로

 

 

잘 있거라~ 거문도야~ 오늘 보지 못한 백도는 꼭 다음에 다시 만나자~!!

 

 

[여수행 쾌속선 "오가고호"]

 

 

오후 4시반 경에 올라탄 여수행 쾌속선 "오가고" 호는

해당화 피고 지는 섬 마을, 거문항을 뒤로 하고 여수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오가고호" 선실]

 

 

안개가 지금보다 더 짙어지면 여객선 출항마저 중지될지 모른다는데~

이렇게 출항하게 된 것만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라는 소리도 귀에 들어온다.

 

 

["오가고호" 워터젯 물줄기]

 

 

거문항을 빠져 나온 "오가고" 호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안개 낀 바다 속을 질주하기 시작한다.

 

 

 

 

쾌속선 "오가고"의 엔진은 스크류를 돌리는 방식이 아니라

앞에서 빨아들인 물을 뒤로 거세게 분출시키는 워터젯(Waterjet)엔진 방식으로

 

 

 

 

워터젯 엔진의 엄청난 분출력으로

승객 3백명의 297톤, 큰 배가 33놋트라는 빠른 속도로 지금 달리고 있다.

 

 

["오가고호"에서 ]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안개 낀 바다 속에서

워터젯 엔진이 분출해 내는 거센 물보라는 한마디로 장관이다.

 

 

[나로도 항]

 

 

우주발사기지가 있는 나로도 항에 잠깐 기착을 한 "오가고" 호는

다시 나로도대교 밑을 지나 여수항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나로대교 통과]

 

 

그렇게도 심술을 부리던 안개는 나로도를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벗어지는 눈치고

뉘엿~뉘엿~ 해가 지면서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한다.

 

 

[여수 돌산대교]

 

 

멀리 돌산대교가 나타났는가 했더니 남해의 미항 여수항이 순식간에

"오가고" 호 앞으로 그 모습을 나타낸다.

 

 

[여수항에 도착한 "오가고호"]

 

 

아~ 바로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한려수도의 기점 여수항이구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