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태공의 취미세상/즐거운 걷기

소양호 오지마을 트래킹(품걸리~물로리) 2편

by 전태공 2011. 12. 24.


소양호 오지마을 트래킹(품걸리~물로리) 2편


○ 임도 정상에서 갈골까지

임도(林道) 정상 눈밭에 앉아 출출하던 배를 채우고 나니
시금치를 먹은 뽀빠이처럼 다시 힘이 솟았다.



[하산]


이제부터는 내리막 길이라 좀 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쌓인 눈은 갈수록 깊어졌고
곳곳에 눈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또한 갑작스러운 돌풍에 나무가지 위의 눈 덩이들이 쏟아져 내리면서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거센 눈보라를 휘몰아치기도 했다.



[돌풍이 만들어 낸 눈보라]


춘천시 동면 품걸리(品傑里)에서 시작하여 
북산면 물로리(勿老里)까지 이어진 이 곳, 오지 산길에서는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육지 속의 섬마을이었다.





"휴대폰도 안 터지는 곳이라면 그 어디나 살갑다."던
황동규 시인의 시(詩) "탁족(濯足)" 한 구절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비록 휴대폰도 안터지는 강원도 심산유곡, 오지였지만 



[저 아래로 보이는 소양호]


금년 들어 처음으로 만나본 멋진 겨울풍광에 사람들은
산굽이를 돌 때마다 감탄의 환호성을 계속 쏟아냈다.





♬ 구비구비 고갯길을 다 지나서 ♪
♩ 돌다리를 쉬지 않고 다 지나서 ♩





♪행여나 잠들었을 돌이 생각에 ♬ 눈에 뵈는 산들이 멀기만 하네 ♬ ♩
옛날 "둘 다섯"이 불렀던 "얼룩 고무신"을 흥얼거리며 산 자락 하나를 돌아서니

 



커다란 밤나무 아래 작은 평상하나가 놓여있는 산촌이 나타났다.
두 가구정도 살고 있다는 "갈골"마을이라고 한다.



[갈골 마을]


○ 갈골에서 물로리 선착장까지

두메산촌 갈골마을에서 잠시 동안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심심산골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산허리를 돌 때마다 고개마루 아래로
아스라이 누워있는 소양호가 가물가물 잡히기도 했고





산길은 첩첩 산중 산허리를 이리저리 휘돌면서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아스라이 이어져 갔다.



[물로리 마을의 외딴집]


아무도 찾지 않은 이런 산길을 걷다가
그 어느 누구를 만나도 무조건 반가울 것만 같은 외로운 길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한 호젓한 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아~ 드디어 저 아래 "물로리" 선착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로리 선착장]


품걸리 선착장에서 물로리(勿老里)선착장까지 12.69km의
봄내길 5코스, "소양호 나룻터 길"의 종착점이 다가온 것이다.





예전에 늙지 않은 골짜기라고 하여 무로곡(無老谷)으로 불리다가
물로리(勿老里)가 되었다는 두메산골 선착장에는 인적하나 보이질 않았다.



[우리가 걸어왔던 길(⑤번에서~②번까지)]


이제 4시 반에 들어온다는 여객선을 타고
물로리를 떠나 소양호 선착장으로 나가면 된다.





품걸리에서 넘어온 환상적이던 겨울 눈길을 되새김질하며
즐거운 행복감 속에 잠시 빠져 있는 동안



[1호 여객선 수영15호]


아~ 저 멀리 여객선 두 척이 요술을 부리듯 나타나
슬금슬금 기어들어 오고 있었다.



[2호 여객선 수영13호]


하루에 두 번밖에 안 다닌다는 여객선이 한꺼번에 두 척이나 나타난 것은
오지를 넘어온 우리를 태우기 위해 달려온 특별 전세 선이었다.


[소양댐 조형물]


바람이 넘나드는 골을 따라 산 자락을 휘돌면서
하얀 눈과 수정처럼 맑은 공기를 만났던 오지트래킹은 그렇게 마무리되어 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