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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공의 취미세상/즐거운 걷기

정남진 장흥 둘러보기 1편

by 전태공 2012. 1. 10.

정남진 장흥 둘러보기 1편

○ 따뜻한 남쪽나라 장흥을 찾아

머나먼 남쪽 땅, 전남 남해안에 있는 장흥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하늘에선 함박눈이 펄펄 쏟아지고 있었다.




아침 7시경 서울 충무로 역을 출발한 버스가
장흥 탐진강변에 도착한 것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오전 11시 반경이었다.




환하게 웃는 장승의 영접을 받으며 내려선 강변에서
제일 먼저 만난 것은 탐진강을 가로지른 예쁜 바위 징검다리였다.




매년 여름 물 축제가 열린다는 탐진강 징검다리를 건너니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 환영아치가 "어서오세요~!"를 외치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 장흥 삼합

천리길을 달려오느라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먼저 장흥삼합 전문식당으로 달려 들어갔다.




전라도 지방에서 말하는 삼합은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말하지만
장흥에서의 삼합은 장흥산 한우에 키조개와 표고버섯을 함께 구어 먹는 요리를 말했다.




한우고기와 섞어서 구운 키조개와 표고버섯 맛은 소문대로 별미였다.
구제역도 침범 못한 장흥의 청정 한우고기는 입에서 살살 녹았고 부드러운 키조개 살과 표고버섯 맛은 향기롭고 달콤했다.




○ 장흥 토요시장

맛깔스러운 장흥삼합 점심을 마친 후, 장흥 토요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민속광장을 지나 전통 재래시장 속으로 들어갔다.




할머니들이 펼쳐 놓은 시장 좌판 위에는 밭에서 금방 솎아낸 파란 보리싹과 봄 냉이도 있었고
온갖 버섯과 약초, 채소와 청과물들이 길게 줄을 잇고 있었다.




아니~ 그런데 저건 집신이 아닌가~!

한양천리 과거 길을 떠나던 선비들이 주렁주렁 매달고 가던 옛날 집신을 만나다니
역시나 장흥은 시골스러움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지금은 보기 힘든 대장간 호미와 낫을 구경하다가
한 병에 단돈 8천원씩이라는 방앗간에서 금방 짜낸 참기름을 두 병이나 사고




600그램 한 근에 14,000원이라는 값싼 장흥산 한우 양지살 여러 근을 사서
냉동포장까지 하고 나니 큰 횡재라도 한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재래시장 한쪽에는 3대에 걸쳐 곰탕장사를 했다는
고풍스러운 모습의 "3대 곰탕집"이 서있었는데
이 집은 최근 드라마 "대물"에도 출연했던 시장의 명소라고 한다.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가 풍성한 장흥 재래시장에서
장흥삼합을 맛보고 재래시장 구경과 함께
참기름과 냉이, 한우 양지살까지 얻었으니
먹거리, 볼거리, 건강식품까지 세가지 모두를 몽땅 챙긴 기분이었다.




○ 편백 숲, 우드랜드 산책

한우 풍물시장 구경을 마친 후
시내 외곽 억불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우드랜드 삼림욕장으로 달려갔다.




불상을 닮은 바위, 억개가 있다는 억불산 중턱에는 구두쇠 시아버지와 관련된 전설의 며느리 바위가 우뚝 솟아 있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는
뜻의 상선약수(上善若水) 마을에서 우드랜드까지는 약 1.4킬로였다.




우드랜드로 이어지는 임도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었으며




구비마다 하얀 눈이 얼어 붙어 미끈거리는 빙판길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점심으로 맛있게 먹어 놓은 장흥삼합의 힘 덕분인지
산길을 오르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상쾌했다.




부드러운 톱밥이 깔려있는 작은 언덕 길을 올라서니 우드랜드 편백나무 숲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수십 년된 아름드리 편백나무들이 울울창창~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숲은 보기만 해도 싱그러웠고 상큼했다.




나무들 중에서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뿜어낸다는 편백나무~
울창한 편백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온 피톤치드로




아토피 환자들에게 효과가 크다는 우드랜드에는 목재문화를 배우고 학습할 수 있는 목재문화 체험관 등이 설치되어 있었고




한옥의 모양과 구조를 살필 수 있는 한옥촌도 함께 조성되어 있었다.
작은 오솔길이 하트모양을 그리고 있는 사랑로를 지나 편백 숲으로 들어섰다.




편백나무 숲, 울창한 나무 사이로 오솔길이 실개천처럼 흐르고 있었다.




한모금한모금 코로 스며드는 깊은 산, 맑은 공기의 맛은 달고 시원했다.




하얀 눈길에 발자국을 남기며 숲을 돌아 나와
이번에는 목재데크로 경사가 완만한 산책로를 조성해 놓은 편백나무 치유의 숲길로 접어들었다.




갈지자로 이루어진 데크 길을 따라 비틀비틀 걸으니
구름을 탄 신선이라도 된 듯한 황홀한 기분까지 들었다.




목재데크 길, 중간쯤에서 만난 작은 오르막 돌계단을 오르니
대나무 울타리가 둘러쳐진 "비비에코토피아"라는 곳이 나타났다.




"비비에코토피아"라고~? 이게 무슨 뜻이지..???
"비비에코토피아"는 바람으로 목욕한다는 풍욕(風浴)장을 뜻한다고 한다.




풍욕장 안에는 나무 움막집들과 대나무 쉼터 등
풍욕(風浴)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편백나무 숲을 떠도는 피톤치드로 목욕을 해서 몸의 병도 치유하고 스트레스도 푼다는 풍욕장에서는




한여름, 발가벗은 몸에 담요 한 장만 살짝 걸치고 풍욕을 즐기는
일종의 나체 촌이라고 하는데




여름에 이곳 풍욕장에 슬그머니 들어와 보면 경치가 근사하겠다는 재미 있는 생각을 하면서 목재 데크길을 내려설 무렵
푸드득~ 놀란 장끼 한 마리가 숲속으로 줄행랑을 치고 있었다.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