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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경상남도 섬

통영 미륵산(彌勒山)

by 전태공 2012. 11. 27.

운무 속의 미륵산(彌勒山)

 

 

밤새 주륵주륵 가을비가 쏟아진다.

휘~이~잉 !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 또한 거세다.

 

 

[파도]

 

 

비바람 치는 소리를 꿈결처럼 듣다가 번쩍 눈을 뜨니 아침이다.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다행히 비는 멈춰 있다.

 

 

 

 

아침 일찍 도착한 미륵산(彌勒山) 케이블 카 승강장은 비교적 한산하다.

 

 

[미륵산 케이블 카 승강장]

 

 

간밤에 비를 뿌렸던 비구름이 아직도 미륵산을 뽀얗게 감싸고 있다.

 

 

 

 

잠시 기다리다 올라탄 8인승 곤돌라가

드디어 스르렁~스르렁~ 미륵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 케이블 카 아래로 통영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통영시내가 보이는 것도 잠시~

케이블 카는 금방 산 자락에 걸린 운무 속으로 빨려 들고 만다.

 

 

[내려다 보이는 통영 시내]

 

 

이그~ 모처럼 올라온 미륵산인데 운무라니~

아쉬운 탄성을 지르는 순간~

 

 

 

 

구름 사이로 예쁜 포구 하나가 그 아련한 모습을 나타낸다.

 

 

[운무사이로 보이는 이운 포구]

 

 

와~!! 이런 운무 속에서도 뭐가 보이긴 보이네~

눈에 들어오는 저 아래 포구는 아마도 미륵도 "이운"포구 같다.

 

 

 

 

지금 타고 있는 이 케이블 카는

그 길이가 약 1,975m로 국내에서 가장 긴 삭도라고 한다.

 

 

 

 

또한 지금 오르고 있는 미륵산은 해발461m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산림청이 뽑은 "100대 명산"에 당당하게 선정된 산이기도 하단다.

 

 

 

 

이처럼 나지막한 산이 100대 명산에 뽑힌 이유가 뭘까?

아마도 그 것은 미륵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통영항의 수려한 경관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뱃길, 한려수도를

한 눈에 조망해볼 수 있는 입지적 위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케이블 카는 상부정류장에 도착한다.

 

 

 

 

상부정류장에서 약 400m 정도의 미륵산 정상까지는

목재 데크 계단과 산책로로 부드럽게 이어져 있다.

 

 

 

 

너울거리는 짙은 운무가 미륵산 주변을 계속 휘감고 있다.

 

 

 

 

짙게 가렸다가 희미하게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운무 사이로

저 아래~ "이운"포구 주변 풍광이 간간히 눈에 들어온다.

 

 

 

 

미륵산 정상이 170미터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날 무렵

운무 속에 숨어있던 산 자락이 그 모습을 새색시처럼 다소곳이 보여준다.

 

 

 

 

당포해전 전망대 주변에 보이는 것은 자욱한 운무뿐이다.

 

 

[당포해전 전망대]

 

 

맑은 날씨를 만났더라면 이쯤에서

통영항 주변 바다와 섬, 포구 등이 그림처럼 내려다 보일텐데

 

 

 

 

동서남북 사방팔방을 감싸고 있는 야속한 운무 때문에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가까운 주변 산책로 밖에 없다.

 

 

 

 

미륵산 정상 또한 가까이 접근하고 나서야 그 윤곽을 나타낸다.

 

 

 

 

해발 461m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조망은 문자 그대로

빼어난 황홀경이라는데 그 것을 가로막은 운무가 그저 야속할 뿐이다.

 

 

[미륵산 정상]

 

 

한려수도 전망대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한려수도 전망대]

 

 

통영항 전망대에서도 통영항을 내려다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망대 앞에 붙은 통영항 사진을 보는 것으로 위안해 본다.

 

 

[통영항 전망대]

 

 

미륵산 제3봉 자락에 앉아있다는 용화사 사진도 보인다.

 

 

 

 

운무 속에 꽁꽁 숨어 있는 통영시내 역시 사진으로만 구경한다.

 

 

 

 

운무의 훼방으로 미륵산 주변의 황홀경은 만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미륵산 정상을 찍고 간다는 뿌듯한 마음에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미륵존불이 장차 강림할 예정지라고 하여

"미륵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전설의 산(山)~!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시조로 유명한

한산도 제승당을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도

 

 

 

 

수군통제사 본영이 있던 군사요충지, 미륵도에 대하여는 대부분 잘 모른단다.

 

 

 

 

통영에서 배출한 여류작가 박경리 선생의 묘소 전망대도 눈에 띈다.

 

 

[박경리여사 묘소 전망대]

 

 

여사가 26년 동안 집필한 대서사시, "토지"의 감동이 전해져 오는 듯 하다.

 

 

 

 

사방팔방이 시원스럽게 뚫린 미륵산에서는 동쪽으로 대마도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여수와 순천만~ 그리고 남쪽으로 부산이 보이는 명당이라는데

 

 

 

 

너울거리는 운무 때문에 오늘은 별로 구경한 것이 없었으니 ~

아쉬운 마음 또한 뽀얀 운무처럼 너울거린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다~

하늘이 티없이 맑은 날 한번 더 찾아오라는 거룩한 뜻이 아니겠는가~!

 

 

 

 

운무 사이로 아스라이 보이는 섬들이 꼭 무릉도원같이 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