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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전라남도 섬

거문도 여행기 2편 [거문도]

by 전태공 2012. 8. 10.

거문도 여행기 2편 [거문도]

 

 

○ 천혜의 항구, 거문도

 

 

용광로처럼 이글거리는 한 여름의 태양아래

절정에 달한 무더위는 온 세상을 푹~푹~ 삶아대는 듯 하다.

 

 

[녹동~거문도 간을 운행하는 쾌속선 "모비딕호"]

 

 

오후 2시 반, 녹동항을 출항한 거문도행 쾌속선 "모비딕호"는

시속 33놋트의 빠른 속도로 망망대해를 달려

 

 

[달리는 쾌속선 "모비딕호]

 

 

출발한지 두 시간도 안된 4시 20분경에 벌써 거문도 항으로 들어선다.

 

 

[거문도항 여객 터미널]

 

 

거문도까지 달려오는 동안~ 한 바다에서 만난 여울파도로

배는 롤링과 핏칭을 반복하면서 제법 흔들렸으나

 

 

[쾌속선 "모비딕호" 선실]

 

 

어르신들 모두 배멀미는커녕 배타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모두들 쌩쌩한 얼굴로 싱글벙글~ 그저 기분 좋다는 표정이시다.

 

 

[거문도 항구 주변 1]

 

 

걷는 것도 열심이시고 배멀미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어르신들이

너무도 고맙고 감사해서 모두 업어드리고 싶다.

 

 

[거문도 항구]

 

 

거문항에는 수많은 휴가 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거문도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백도를 둘러본다고 했는데

 

 

[거문도 항구]

 

 

백도 유람선 승선일정이 내일로 연기되어

오늘 오후는 숙소에서 자유휴식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가이드가 설명해 준다.

 

 

[고도와 서도를 연결해주는 "삼호교"]

 

 

거문항 주변에 숙소가 없어 우리는 건너편 서도리 장촌마을에서 민박할 것이라고 한다.

 

 

 

 

거문도는 동도(東島)와 서도(西島), 그리고 두 섬 사이에 있는 고도(古島)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문도 약도]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동도와 서도 사이에 생긴 내해(內海) 남쪽을

고도(古島)가 꽉~ 막아주고 있는 덕분에 기가 막힌 천혜의 항구가 생겼다고 한다.

 

 

[도선을 타고 서도리로 1]

 

 

또한 거문항이 있는 작은 섬, 고도(古島)는

삼호교라는 철제 연육교로 서도(西島)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도선을 타고 서도리로 2]

 

 

작은 도선으로 건너 도착한 서도리 장촌포구는 한적한 어촌마을이었다.

 

 

[서도리 장촌마을 전경]

 

 

어떻게 보면 많은 휴가인파로 시끌시끌 할 거문항 주변보다

조용하고 아늑한 이곳 장촌마을이 오히려 어르신들에게 더 편할 듯 싶었다.

 

 

[서도리 장촌포구 도착]

 

 

♬ 어이야~ 디야~ ♪ ♬ 어이야~ 디야~ ♪

 

거문도 뱃노래 전수관이 있는 서도리 장촌 마을 포구근처에

한적하고 깨끗한 민박 집, 방 다섯 개를 배정받았다.

 

 

[서도리 민박집]

 

 

○ 녹산등대 길, 산책

 

 

오후 다섯시경~

어르신들을 모시고 녹산등대로 이어진 해안 길 산책에 나섰다.

 

 

[녹산등대로 오르는 길 1]

 

 

이 곳 거문도에는 1박 2일 TV 프로그램 촬영장소로 유명한 거문도 등대와

서도(西島) 북쪽 끝에 위치한 녹산등대 등, 두 곳의 등대가 있는데

 

 

[거문도 약도]

 

 

거문도를 방문한 사람들 대부분은 거문도 등대만 둘러보고 갈뿐

거문항에서 6∼7㎞ 떨어진 이 곳 녹산등대는 그 존재조차 잘 모른다고 한다.

 

 

[거문초등학교 서도분교]

 

 

해풍을 맞아 향이 강하고 품질이 뛰어나다는 거문도 특산 해풍쑥밭을 지나

거문도 초등학교 서도분교 앞을 지날 무렵, 길은 가파른 오르막 길로 변한다.

 

 

[녹산등대로 오르는 길 2]

 

 

산책도 좋지만 두 시간 동안 배를 타고 오신 어르신들이

이렇게 가파른 길을 오르느라 힘들거나 피곤하시지는 않으실까?하는 노파심에

 

 

[녹산등대로 오르는 길 3]

 

 

"혹시라도 힘이 드시면 말씀하세요. 바로 되돌아 가게요"하고 말씀 드렸으나

이처럼 멋진 길을 산책 중인데 무슨 웃기는 소리냐~는 표정이시다.

 

 

[해얀절경 앞에서]

 

 

녹산등대로 이어진 해안 산책로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다풍광은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다.

 

 

[건너편 좌측이 거문도 동도]

 

 

저 멀리 동도와 서도 사이에 조성된 잔잔한 거문도 내해(內海)에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기운으로 가득하다.

 

 

[바다풍광]

 

 

쪽빛 바다 위를 하얀 물 꼬리를 매단 크고 작은 배들이 그림처럼 오가고 있다.

 

 

[서도리 장촌마을 전경]

 

 

거문도 사람들은 서도를 사슴의 암컷이라 부르고 동도를 수컷이라 부르면서

두 섬 사이에 끼어 있는 고도를 사슴의 새끼로 비유한다는데

 

 

 

 

사슴의 암컷에 해당되는 서도의 지형을 도화지에 그려보면

등대가 있는 녹산이 사슴의 머리로 그려진다고 한다.

 

 

[멀리 보이는 녹산등대]

 

 

그래서 그럴까? 팔각정에 앉아 녹산등대 방향을 바라보니

등대 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산 자락이 사슴의 목처럼 느껴진다.

 

 

 

 

눈 앞에 펼쳐진 멋진 경치에 감탄의 탄성을 내뱉고 계시는

어르신들 모두가 천진난만 한 어린아이 모습이다.

 

 

 

 

녹산등대 길 산책을 마치고 내려온 시간은 저녁 7시경이었다.

 

 

 

 

서울에서 광주와 녹동을 거쳐 거문도까지 기차와 버스와 배를 타고 달려와

 

 

[서도리 장촌마을 이정표]

 

 

다시 녹산등대 길을 한 시간 이상 더 걸으셨으니~ 어르신들이 많이 피곤하고 출출하실 것이다~!

서둘러 서도리 마을 끝에 있는 작은 횟집을 찾아 나선다.

 

 

[장촌마을 앞 해안 1]

 

 

활처럼 휘어진 해안을 따라 거문도에서 두 대밖에 없다는 택시 하나가

별로 바쁠 것이 없다는 듯 어슬렁어슬렁 지나간다.

 

 

[장촌마을 앞 포구]

 

 

창밖에 어둑어둑 먹물같은 어둠이 내릴 무렵

어르신들이 둘러앉은 식탁에 싱싱한 자연산 회 3킬로가 차려졌다.

 

 

 

 

서도리에서 제일 크고 좋은 회집이지만 기대했던 것만큼의 수준은 아닌 듯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 모두가 상에 차려진 음식들보다

함께 모여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 이 순간을 더 행복해하신다는 것이다.

 

 

 

 

어르신들 모두 이처럼 항상 건강하신 모습으로 행복해 하셨으면 좋겠다.

"어르신들 모두 만수무강 하소서~!!!"

 

거문도에서의 첫날은 그렇게 저물었다.

 

 

<2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