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강산/내금강

내금강 여행기④ [보덕암의 절경]

by 전태공 2016. 1. 2.

내금강 여행기④ [보덕암의 절경]

 

 

○ 마하연(摩訶衍) 터

 

 

비로봉을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묘길상에 남겨두고 내려오다가

공덕비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니 마하연 터가 나타난다.

 

 

[마하연 터]

 

 

촛대봉과 혈망봉, 법기봉이 올려다 보이는 이곳에는

스님들이 공부하던 2대 선방 중 하나인 마하연(摩訶衍)이 있었다고 한다.

 

마하연(摩訶衍)은 대승 불교의 중심 사상을 뜻한다는데

 

 

[마하연 칠성각]

 

 

방이 53칸이나 되었다는 마하연 건물은 한국전쟁 당시 불타 버려

지금은 무성한 잡초 속에 주춧돌만 남아 있고

 

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칠성각 건물 한 채만 숨을 죽이고 서있다.

 

 

[금강대(자료)]

 

 

○ 보덕암(普德庵)의 아름다움

 

 

마하연 터를 뒤로 하고 다시 하산하기 시작한다.

 

되돌아 내려오면서 다시 만난 만폭동 계곡은

올라갈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펼쳐내 준다.

 

 

[보덕암을 오르다 올려다 본 향로봉]

 

 

"육당 최남선"선생이 쓴 금강예찬에서 "금강산의 다른 구경은 모두

만폭동 구경의 부록"이라고 했다는 표현에 구구절절 공감이 간다.

 

 

 

 

출렁다리 몇 곳에서 보수공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어 물어보니

현대아산 소속의 우리 인부들이 하고 있는 작업이다.

 

 

[보덕암 가는길]

 

 

단아한 여인의 속살과도 같은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가

만폭 8담 중 하나인 분설담에서 보덕암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보덕암 1]

 

 

계곡을 가로지른 징검다리 앞, 커다란 바위에는

"김정숙 어머니 우리 어머니~!" 라는 글이 붉게 새겨져 있다.

 

 

[보덕암 입구 분설담 바위에 음각된 글씨]

 

 

보덕암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돌계단 길이다.

수백개의 급경사 돌계단을 기다시피 기어오르다가 문득 위를 올려다보니

 

 

[보덕암 2]

 

 

깎아지른 수직의 절벽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암자 하나가 눈에 보인다.

바로 내금강의 절경, 보덕암(普德庵)이다.

 

 

[보덕암 3]

 

 

법기봉 바위 절벽에 제비집처럼 매달려 있는 보덕암은

높이 20m가 넘는 구리기둥 하나에 힘겹게 의지하고 있다.

 

 

[향로봉과 보덕암(자료)]

 

 

젖가슴과도 같은 향로봉 둘을 거느린 보덕암은

만폭동 절경을 내려다보며 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가 되어 있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보덕암이 빚어놓은 절경에 나도 모르게 탄성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보덕암 4]

 

 

이런 아름다움을 가졌기에 옛날 어느 선비 하나가

 

" 앞 기둥은 바위밖에 나가 붙은 데가 없어서

  수십 척 되는 구리기둥으로 이를 받치고 다시 두 줄의 쇠사슬로 엮었다."

 

 

[보덕암 5]

 

 

" 그러므로 처음 그 위에 오르려면 흔들거려서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것 같으니 어지럽고 기가 질려 감히 아래를 내려다볼 수가 없다."

 

 

 

[보덕암 위 전망대]

 

 

" 암자의 북쪽에는 천연으로 된 대가 있어 역시 굴의 이름을 붙였는데

  거기에 올라 대소 향로봉을 굽어보면

 

  그 형상이 마치 어린아이를 어루만지고 있는 것 같다."며

보덕암의 절경을 극찬했나 보다.

 

 

[보덕암 안내판]

 

 

보덕암 자리에는 원래 보덕각시가 살았던 자연굴이 있었는데

바로 그 자연굴 앞에 고구려 보덕화상이 보덕암을 창건했다고 한다.

 

 

[보덕암 전망대에서 조망해 본 만폭동 계곡]

 

 

"만폭동과 어울려 있기에 보덕암이 아름답고, 보덕암이 있기 때문에 만폭동이 더 빛난다"는

북한 안내원동무의 설명을 들어가며 보덕암 위에 올라서니

 

 

 

 

대,소 향로봉과 오봉산을 거느린 만폭동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오~ 정말로 빼어난 선경(仙境) 앞에 그저 한동안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보덕암 6]

 

 

○ 금강산도 식후경

 

 

보덕암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한다.

내금강 절경에 취했던 몽롱했던 마음이 정신을 차리자 슬슬 허기가 느껴진다.

 

 

[보덕암 그림]

 

 

그래~ 참~ 여기가 금강산이지~ 문자 그대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빨리 내려가서 고픈 배를 채우고 싶다.

 

 

[보덕암 그림]

 

 

표훈사로 되돌아온 12시 반경.. 서둘러 북한 천막식당으로 들어선다.

 

내금강 지역에는 식당이 전혀 없어 표훈사 함영교 아래 전나무 숲에

천막으로 가설식당을 만들어 놓고 간단한 야외뷔페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야외 식당 앞, 좌판과 북한 아가씨 동무들(자료)]

 

 

천막 가설식당 바로 앞, 좌판에서는 북한 특유의 억양을 가진 아가씨동무가

평양소주나 송화가루 등을 팔고 있다.

 

아침에 우리 버스에 동승했던 북한 안내원들이 식사를 하다가

"내금강~ 구경 잘 하셨습네까?"하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해준다.

 

 

 

 

 

 

 

 

반가운 마음에 나도 좌판에서 한 병에 5달라나 하는 평양소주 몇 병 사서

안내원들과 한잔씩 나누어 마시며 1인당 10달라짜리 점심을 헤치워 버린다.

 

 

 

 

함께 식사를 했던 북한 사람들은 결코 머리에 뿔난 도깨비들이 아닌

우리와 똑같은 말을 하고 똑 같이 식사하는 똑 같은 사람들이었다.

 

 

<4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