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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2년도

서천 생태길, 철새길 걷기

by 전태공 2013. 3. 19.

서천 생태길, 철새길 걷기

 

 

1. 부사방조제

 

 

아침 8시경 서울을 출발한 버스가 세시간 가까이를 달려

충남 서천군 부사호 간척지, 어느 들판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경~!

 

 

 

 

버스에서 내리는 일행을 제일 먼저 영접해준것은 싸늘한 들바람이다.

주교천에는 여러 척의 낚시 고무보트들이 수초 속의 월척을 노리고 있다.

 

 

[주교천의 낚시 보트들]

 

 

주교천 뚝방 길은 웅천천 제방을 지나 부사호 생태 길로 이어진다.

길섶에는 사윈 억새와 갈대들이 꽃샘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과 서천군 서면 사이에 걸쳐있는 이 부사방조제는

그 길이가 약 3.5㎞정도로 십리가 조금 못되는 방조제다.

 

 

 

 

 

방조제 오른쪽 서해바다에는 거센 파도가 일고 있지만

왼쪽의 민물호수, 부사호에는 잔물결만 찰랑거리고 있다.

 

 

 

 

 

서천 춘장대해수욕장을 향해 바닷바람을 안고 걷는다.

누가 쌓은 돌탑일까? 송이버섯 모양의 예쁜 돌탑 하나가 서있고

 

 

 

 

 

6층 석탑을 흉내 낸 돌탑도 눈에 띈다.

 

 

 

 

방조제 수문 옆에 서있는 예쁜 이정표 하나가

부사호 생태길 방향을 청둥오리 부리로 알려주고 있다.

 

 

[생태길 이정표]

 

 

2. 춘장대 해수욕장으로

 

 

부사호 방조제를 벗어나 춘장대해수욕장 방향으로 직진한다.

 

 

 

 

 

"홍원항, 해돋이 마을, 동백나무 숲"을 알리는

이정표를 조금 지나 오른쪽 산길로 올라든다.

 

 

[춘장대 해수욕장으로 이어진 산길]

 

 

산새들이 재잘거리는 잔솔밭에는 낙락장송, 해송(海松)이 빽빽하다.

솔숲에서 풍겨 나오는 솔 향기가 사르르르~ 코에 스민다.

 

 

 

 

 

소나무 숲을 지나온 길은 해안 교통호 진지를 잠시 따라간다.

 

 

 

 

이 곳이 무장간첩 침투지역이었음을 알리는 게시판 하나가

6~70년대 간첩침투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길은 이제 부사호생태길에서 철새나그네길로 바뀐 것 같다.

 

 

 

[간첩 침투지역을 알리는 게시판]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킨다는데

해변에 우거져있는 해송들 모두가 잘생긴 팔등신 미녀로 보인다.

 

 

[해송 숲]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님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철썩~철썩~ 쏴~ 해송 사이로 밀려드는 하얀 파도가 시원스럽다.

 

 

 

 

 

멀리 춘장대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는 청년 하나가

윈드 서핑을 땅에서 즐기는 "윈드 롤러 브레이드"를 즐기고 있다.

 

 

 

 

3. 쭈꾸미 점심

 

 

서천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바다 먹 거리는 바로 쭈꾸미와 전어가 아니던가~!

전어는 가을철 별미이고 쭈꾸미는 봄철 명물이라고 한다지~!

 

 

 

 

 

학수고대 기다리던 그 쭈꾸미 샤브샤브 점심상을 받는다.

펄펄 끓는 물 속에 담그니 오그르르~ 금방 부드러운 음식으로 변한다.

 

가위로 썽둥썽둥 썰어 초장을 찍어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한 맛이 그만이다.

 

 

 

 

 

4. 춘장대해변을 지나

 

 

『한국철도공사』에서 "꼭 가봐야 할

우리나라 낭만 피서지 12선"으로 추천되었다는 서천의 보물 춘장대~

 

 

 

 

 

그 춘장대 해변을 모처럼 만났는데 그냥 떠날 수는 없지~!

 

 

 

 

해수욕장의 고운 모래를 밟으며 자박자박 걸어본다.

세찬 바다바람에 떠밀려 해변으로 밀려드는 파도가 거세다.

 

 

 

 

 

고운 모래밭~! 철썩거리는 파도소리~!

활처럼 휜 해변 모래사장을 따라 우거진 해송 숲~!

 

 

 

이런 그림같은 해변을 거니는 이 순간이 참 행복하다.

 

 

 

 

 

춘장대 해변 오른쪽에 이정표 하나가 나타난다.

썰물 때와 밀물 때, 홍원항으로 가는 방향을 알리고 있다.

 

 

 

 

지금은 밀물 때니 산길을 넘어야 하겠지~!

룰루랄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야트막한 산길로 올라선다.

 

 

 

 

5. 흥원항으로

 

 

충남 서천군 서면 서해안 바닷가에

새의 부리처럼 불쑥 튀어나와 있는 곳~!

 

 

 

 

 

그래서 서해에서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

당진 왜목마을과 이곳 마량리 포구다.

 

 

 

 

 

새의 부리 모양 중, 머리부분쯤에 홍원항이 있고

홍원항을 지나면 부리쯤 되는 곳에 마량포구가 위치해 있다.

 

 

 

 

홍원항으로 이어진 산길 역시 감칠 맛이 난다.

새 한 마리가 올라 앉은 이정표가 곳곳에서 길을 안내해준다.

 

 

 

 

 

부드러운 숲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드디어 홍원항의 붉고 하얀 등대 두개가 눈에 들어온다.

 

 

 

 

앞 바다에서 전어·꽃게. 도미 등의 고기들이 많이 잡혀

해마다 "자연산 전어·꽃게 축제"가 열리고 있는 홍원항이다.

 

 

 

[무쇠 닻, 앵커]

 

 

6. 해변 야산을 다시 넘어

 

 

마을 길을 벗어나 해변 포장도로로 올라선다.

 

 

 

 

다시 마량포를 만나기 위해 작은 산을 넘는다.

이슬처럼 해맑은 숲길이 솔숲으로 뻗어나가 있다.

 

 

 

 

 

꼬불꼬불 이어진 숲길이 그림처럼 예쁘다.

해송 숲을 헤쳐온 오솔길이 금방 정상으로 이어진다.

 

 

 

 

 

7. 마량포구로

 

 

산을 넘어온 길은 밭 이랑을 지나 마량리로 내려간다.

동네 어귀의 텃밭이 봄을 학수고대 기다리고 있다.

 

 

[마량리 마을]

 

 

어망을 추스리는 어부의 도리깨질 작업장을 지나

올라선 뒷동산에서의 조망 또한 시원스럽다.

 

 

[어망을 손질하는 어부들]

 

 

내리막 길에서 불쑥 시골스러운 교회 하나가 나타난다.

외벽은 얼룩덜룩 퇴색했지만 보기에는 더 정겨운 동백정교회다.

 

 

[동백정교회]

 

 

교회를 지나 마을로 내려선다.

텃밭에 파랗게 자란 시금치와 파 주변에는 벌써 봄이 와있다.

 

 

 

[마량리 마을 텃밭]

 

 

마을을 나와 한국최초의 성경전래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한국최초 성경전래지 간판]

 

 

지금으로부터 약 190여년 전인 순조임금 시절

 

마량진에 닻을 내린 영국 함선에서 건네받았던 책이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이었다고 전해진다.

 

 

[한국최초 성경전래지 비석]

 

 

8. 해돋이 전망대

 

 

마량포구를 지나 해돋이 전망대로 오른다.

 

비록 해가 떠오르는 일출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전망대에서 장쾌한 서해바다 풍광을 내려다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대신해본다.

 

 

[해돋이 전망대]

 

 

9. 동백정(冬柏亭)

 

 

전망대를 뒤로 하고 오늘 걷기의 종점 동백정을 향해 걷는다.

 

 

 

 

 

입장료 천원씩 내고 들어선 동백정 입구에는

동백꽃이 만발했을 때의 동백정 조감도가 그려져 있다.

 

 

[동백꽃이 만개했을 때의 동백정]

 

 

이상 기온으로 늦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탓인지

동백정 동백은 아직 흐드러지게 피질 못하고 있다.

 

 

 

 

이곳 동백정은 조선 태종임금 시절

승정원 도승지를 지냈다는 "김린"이라는 사람이

 

 

 

 

 

단종 폐위사건 당시 사육신과 뜻을 함께 하지 못함을 한스럽게 여겨

1458년~ 현 동백정 자리에 "가정사"를 지었던 것이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그의 후손 하나가 "가정사"를 다시 지어 동백정이라고 불렀고

"김린"이라는 분이 심었던 동백나무가 이처럼 군락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야트막한 동백정 언덕 위에 숲을 이룬 80여 그루의 동백나무들은

금방이라도 툭 터질 것 같은 꽃봉우리를 매달고 있다.

 

 

 

 

 

강한 바다 바람 때문에 키가 제대로 크질 못하고

옆으로 퍼지면서 기괴하고 동그란 수형을 이룬 토종 동백나무는

 

전국에서 이곳밖에 없으며 그 수령 또한 무려 400여년에 달한다고 한다.

 

 

[기괴한 모습을 이룬 동백나무 수형]

 

 

동백정 앞 바다에 떠있는 앙증맞게 생긴 작은 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옛날 어느 장수 하나가 바다를 건너다가 빠트린

신발 한 짝이 섬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서린 오력도다.

 

 

 

 

 

수백 년의 세월동안 혹독한 바닷바람을 견뎌내며

붉은 절개를 이어온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숲을 이룬 동백정~!

 

오늘 산책은 바로 이곳 동백정에서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