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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경기도 인천지역 섬

소무의도 "무의바다 누리길" 산책

by 전태공 2012. 12. 5.

소무의도 "무의바다 누리길" 산책

 

 

지난 5월 완성되었다는 "무의바다 누리길"을 산책해보기 위해

소무의도 인도교를 향한 두 번째 여정에 나선다.

 

 

 

 

이번에는 승용차 없이 대중교통만으로 소무의도를 들어가본다.

 

공항철도 용유 임시역에서 내려 서둘지 않고 유유자적 걸었는데도

잠진도 선착장까지 20여분 정도밖에 안걸린다.

 

 

[무의도 마을버스]

 

 

잠진도에서 왕복 3,000원을 내고 무룡5호를 타고 무의도로 건넌다.

 

큰무리 선착장 앞에서 올라탄 무의도 마을버스는

하나개를 거쳐 소무의도 광명항 삼거리 앞까지 데려다 준다.

 

 

 

 

휴일이라 그런지 광명항 부근 주차장은 빈틈없이 빽빽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인도교로 올라선다.

 

 

 

 

"무의바다 누리길"은 바로 제8경이라는 이 인도교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다리 아래를 쏜살같이 지나는 날렵한 보트 너머로

건너편 소무의도 떼무리 선착장이 눈에 들어온다.

 

 

[소무의도 떼무리마을]

 

 

소무의도 입구에는 작은 매표소건물 하나가 세워져 있다.

입장료 천원을 내자 앉아 계시던 할머니께서 오늘은 그냥 들어가라고 하신다.

 

 

[소무의도 매표소]

 

 

큰 횡재라도 한 듯한 기분으로 매표소 옆을 지나니

이정표 하나가 나타나 안산 정상까지 215미터라는 것을 알려준다.

 

 

 

 

구불구불 또아리를 틀면서 오르는 목재 데크 계단 길을 따라

울창한 해송 숲을 가로지르며 한 계단 한 계단 오른다.

 

 

 

 

급경사 계단 길을 오르다가 잠깐 뒤돌아 본 풍광 속에

건너편 호룡곡산과, 샘꾸미 선착장~ 그리고 하얀 인도교가 잘 어우러져 있다.

 

 

 

 

능선 흙 길이 시작되면서 금방 안산 정상이 눈 앞으로 다가온다.

바로 이 안산 봉우리가 "무의바다 누리길" 8경 중, 6경이라고 한다.

 

 

[소무의도 안산 정상]

 

 

정상에는 하도정(鰕島亭)이라는 이름의 작은 정자 하나가 서있다.

 

정자 이름에 새우 하(鰕)자를 쓴 것은

과거 새우를 많이 잡았던 소무의도 어촌마을을 상징한 것이란다.

 

 

[안산 정상에 있는 정자 "하도정"]

 

 

해발 74m의 나지막한 산이긴 하지만 하도정에서의 조망은

확 터진 바다만큼이나 가슴 속을 시원스럽게 만들어 준다.

 

 

[키작은 소나무 길]

 

 

안산 정상을 넘은 누리길은 이제 솔밭 길로 들어선다.

키 작은 소나무들이 빽빽한 숲 사이로 좁은 길이 실개천처럼 흘러내린다.

 

 

 

 

하늘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고도를 내리고 있는 여객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바다에는 하얀 항적을 매단 배들이 멈춰있는 듯 오가고 있다.

 

 

 

 

해녀 섬을 알리는 이정표 너머로 작은 섬 하나가 보인다.

 

 

 

 

"해리도"라고도 부르는 저 섬이 바로

물질을 하던 해녀들이 잠시 쉬던 "해녀섬"이라고 한다.

 

 

 

 

물이 밀려 든 작은 암초 위에는 낚시꾼 몇 명이 위태롭게 앉아있다.

 

 

 

 

썰물이 되어야 빠져 나올 수 있을텐데~ 걱정을 해주며 절벽지대를 지난다.

 

 

 

 

나무계단 내리막이 끝나는 곳에서 아담한 해변하나가 배시시 얼굴을 내민다.

누리길 4경으로 불리는 "명사의 해변" 이라는 곳이다.

 

 

[명사의 해변]

 

 

옛날 어느 대통령 가족들이 휴양을 했던 곳이라는 명사의 해변에는

짧은 글귀가 새겨진 돌 조각상 두 개가 사이 좋게 앉아 있다.

 

 

 

 

"작은 섬

밀려드는 물결에 다가앉은 속삭임~

 

너와 나, 우리

따스한 만남 이야기"

 

 

 

 

명사의 해변을 지난 길은 다시 오르막 계단 길을 오르다가

중간에 있는 언덕에서 제2경이라는 몽여전망대를 만난다.

 

 

 

 

밀물과 썰물에 잠겼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해변과 두 암초 사이의 해변 길을 몽여라고 부른단다.

 

 

 

 

몽여를 지난 길이 레이다기지 옆에서 하산하니 뒷골마을 선착장 앞이다.

 

 

[뒷골마을 선착장]

 

 

소무의도에는 서쪽과 동쪽에 누리 7경으로 치는 두 개의 마을이 있는데

서쪽마을을 떼무리마을로 부르고 동쪽마을을 뒷골마을로 부르고 있다.

 

마을 앞이 바로 누리 2경, 몽여해수욕장이라는데 지금은 밀물에 잠겨있다.

 

 

[뒷골마을]

 

 

마을 중간쯤에 "무의바다 누리길"에 대한 안내도 하나가 서있다.

 

 

 

 

누리길 코스로 소무의 인도교 1구간길을 포함하여 8개 구간이 있고

 

무의 8경으로는 부처깨미, 몽여해수욕장, 몽여, 명사의 해변~

장군바위, 안산, 동쪽/서쪽마을, 소무의 인도교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인도교 끝에서 좌회전하면 코스 순서대로 도는 것이고

직진해서 안산으로 오르면 8구간부터 역순으로 도는 셈이다.

 

 

 

 

뒷골마을 왼쪽 끝에서 부처깨미로 이어진 데크 계단 길로 다시 올라선다.

 

 

 

 

멀리 바다를 가로지르며 길게 누어있는 인천대교가 보이고

그 너머로 월미도와 송도신도시가 아른거리며 눈에 들어온다.

 

 

 

 

바다와 어우러진 뒷골마을의 소박한 어촌풍광도 발 아래로 펼쳐져 있다.

물 찬 제비처럼 미끄러지는 쾌속 보트 한 척을 지나니 전망대 하나가 나타난다.

 

 

 

 

바로 이곳이 누리 1경으로 치는 "부처깨미" 전망대다.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며 소를 잡아 풍어제를 지내던 장소란다.

 

 

[부처깨미 전망대]

 

 

이제 1경 "부처깨미"까지 만났으니 무의 8경 중에

밀물로 만나지 못한 5경, 장군바위만 빼고는 다 만나본 셈이다.

 

 

 

 

부처깨미 주변에는 형형색색의 만선기(滿船旗)가 펄럭이고 있다.

 

 

[만선기]

 

 

고기를 배에 채웠다는 표시로 배에 매다는 만선기에는

천지인을 상징하는 3색기와 동서남북과 중앙을 가리키는 5색기가 어우러져 있다.

 

 

 

 

섬 주민들은 무의도 본 섬을 "큰무리"로 소무의도를 "떼무리"로 불렀는데

 

 

 

 

소무의도가 "본 섬에서 떨어져 나가 생긴 섬"으로

대나무로 엮어 만든 "떼배"만하다고 하여 떼무리가 되었다고 한다.

 

 

[떼무리 마을에서 본 인도교]

 

 

아직은 개발의 떼가 별로 묻지 않고 자동차도 한 대 없는 청정 섬~ 소무의도~!

 

 

 

 

무의도 샘꾸미마을과 소무의도 떼무리마을 사이에 놓인 다리가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인도교 형식으로 놓여지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소무의도 인도교 입구부터 시작한 무의바다 누리길은

섬 한바퀴 도는데 모두 2.48km로 느릿느릿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한 둘레길이지만~

 

 

 

 

대중교통으로 들어와 누리 8경 구경과 함께 재미있는 스토리 텔링을 들으며

쉬엄쉬엄 3시간정도쯤 느리게 산책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