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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2년도

아침가리골 백 패킹

by 전태공 2012. 6. 27.

아침가리골 백 패킹

 

 

○ 방동약수 임도를 넘어

 

 

아침 일찍 오색약수를 떠난 버스가 인제 내린천 계곡과 상남을 지나

 

 

 

 

첩첩산중, 방동약수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경이다.

 

 

[방동약수터 가는 길]

 

 

어제는 흘림골과 주전골을 트랙킹했고 오늘은 방동약수 고개너머 조경동다리에서

약8킬로 거리의 아침가리골 계류를 백패킹 할 것이다.

 

 

[방동약수터 앞]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심산유곡에 숨어있는 방동약수 물맛은

사이다처럼 톡 쏘는 오색약수 맛과 비슷하다.

 

 

[방동약수 설명문]

 

 

약 300년 전에 어떤 심마니 하나가 이곳에서

씨가 매달린 "육구만달"이라는 60년생 산삼을 캤다는데

 

 

[육구만달 산삼]

 

 

신비의 영약 "육구만달" 산삼을 캐낸 자리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한 맑은 샘이 지금의 방동약수가 되었다고 한다.

 

 

[방동 약수터에서 임도로]

 

 

시원한 방동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 후, 임도로 올라선다.

구불구불 산을 휘돌아 오르는 임도는 무척 가파른 급경사 길이다.

 

 

[임도 오르막]

 

 

콘크리트길에서 뿜어져 나온 열기까지 더해진 무더운 날씨 속에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고랭지 배추]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 길을~♪ 꼬부랑~꼬부랑~ 넘어가고 있네~♩

동요를 흥얼거리며 걷는 발걸음 앞에 고랭지 배추밭도 나타나고

 

 

[당귀 꽃]

 

 

흐드러진 당귀 꽃도 하얗게 마중을 나와 주기도 한다.

꼬부랑 임도를 쉬엄쉬엄 올라 드디어 아침가리골로 넘어가는 고갯마루로 올라선다.

 

 

[임도 정상 돌탑]

 

 

고개 정상에는 막돌로 쌓아 놓은 돌탑 하나가 서있다.

산 아래로부터 불어오는 골바람이 송글송글 솟은 땀을 싹~씻어준다.

 

 [아침가리골 방향 내리막길]

 

 

바람결도 시원하고 오르막을 다 올라와버린 마음 또한 시원하다.

이제 고개를 넘어 내리막길을 편하게 내려갈 일만 남았다.

 

 

[마타리 꽃]

 

 

올라올 때와는 달리 내려가는 발걸음은 한없이 가볍고 경쾌하다.

 

 

 

 

 

찌루루~찌루루~ 이름 모를 산새들이 지저귀는 맑게 소리에

꿔~ㅇ~! 꿔~ㅇ~! 숲속 어디선가 장끼가 푸른색으로 화답하고 있다.

 

 

[아침가리 약도]

 

 

벌개미취와 달맞이꽃이 흐드러진 길섶에는 이슬에 젖은 물봉선 꽃도 수줍어 하며 피어있고

 

 

[물봉선 꽃]

   

 

하얀 당귀 꽃과 노란 마타리꽃들도 야생화 들꽃축제에 끼어 줄을 서있다.

 

 

[무성한 칡 넝쿨]

 

 

하늘아래 첫 동네라는 강원도 첩첩산중 깊은 산골답게

우거진 칡넝쿨 틈으로 올려다 보이는 하늘이 손바닥만큼이나 좁아 보인다.

 

 

[MTB 산악자전거]

 

 

검푸른 칡넝쿨이 정글을 이룬 좁은 산길을 따라

MTB 산악자전거 메니아들이 쏜살같이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조경동 교(朝耕洞橋) 앞, 아침가리 계류 시작점]

 

 

어디선가 졸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드디어 백패킹의 출발점인 조경동(朝耕洞) 다리가 번쩍 눈앞으로 다가선다.

 

 

[아침가리 골 1]

 

 

○ 아침가리골 백패킹(Backpacking)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해발 1435m의 방태산 주변에서 흘러내려온

청정옥수 맑은 물이 아침가리 계곡을 그림처럼 흐르고 있다.

 

 

[아침가리 골 2]

 

 

조경동 다리에서부터 본격적인 계곡 백패킹(Backpacking)이 시작된다.

배낭을 등에 메고 계류를 걷는 것을 백패킹이라고 한다.

 

 

[아침가리 골 3]

 

 

두메산골에 위치한 이 지역은 산이 높고 골이 깊어 햇볕이 드는 아침나절만

잠깐 밭을 갈수 있는 곳이라 하여 아침가리골로 부르게 되었단다.

 

 

[아침가리 골 4]

 

 

아침가리골 계곡은 초입부터 오지의 비경을 펼쳐내고 있다.

빼어난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며 계류에 발을 담그고 물살을 헤쳐가기 시작한다.

 

  [아침가리 골 5]

 

 

이슬처럼 맑은 물은 여울져 흐르다가 작은 폭포가 되어 쏟아지기도 하고

험한 바위 지대를 만나 다시 거센 여울이 되어 소용돌이치기도 한다.

 

 

[아침가리 골 6]

 

 

원시림을 비집고 흐르는 아침가리골 계곡물이 이슬처럼 맑다.

공기도 맑고 새소리도 맑게 들리니 아침가리라는 이름까지도 맑게 느껴진다.

 

 

[모싯대]

 

 

섬섬옥수 물길을 첨벙거리며 거침없이 헤쳐나간다.

흐르는 물길 앞에 폭포도 나타나고 크고 작은 소들도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아침가리 골 7]

 

 

거센 급류지대나 폭포를 만나면 계곡 옆, 좁은 오솔길로 빠져나와 우회하기도 한다.

 

 

[아침가리 골 8]

 

 

검푸른 소(沼)에 잠깐 머뭇거리다가 다시 여울져 흐르는

시린 듯 맑은 물은 낭랑한 은구슬소리를 내며 음악처럼 흐른다.

 

 

[아침가리 골 9]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을 보면 불(水)과 물(火)과 난리를 피할 수 있는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地處)로서 열 곳의 오지를 거론했다는데

 

 

[아침가리 골 10]

 

 

그 열 곳의 오지 중에 강원도 산골짜기에만 아침가리골을 포함하여

"삼둔 오가리"로 부르는 여덟 곳이 있다고 한다.

 

   

 

 

 

"삼둔오가리" 중 삼둔(三屯)은 강원도 홍천에 있는

살둔(生屯)과 월둔(月屯), 달둔(達屯)이라는 세 곳을 말하고

 

 

 

 

 

오가리는 인제 주변의 심산유곡인 연가리, 명지가리, 아침가리, 명가리

적가리 등 다섯 곳을 지칭한다고 한다.

 

 

 

 

 

"둔(屯)"은 깊은 산속에 있는 협소한 비탈 밭을 뜻하고

"가리" 또한 깊은 골짜기에 있는 아주 작은 밭을 말한다고 하니

 

 

[우회 산길]

 

 

둔(屯)이나 가리 모두 깊은 산에 있는 손바닥만한 밭을 말하는 셈이다.

 

   

 

 

 

전쟁과 역병도 비켜간다는 은둔처, 삼둔(三屯)오가리 중에서도

가장 접근하기 힘든 오지 중의 오지라는 아침가리골~!

 

 

[우회 산길]

 

 

이 아침가리골을 한문으로 아침 조(朝)자에 밭 갈 경(耕)자와

고을 동(洞))자를 써서 조경동(朝耕洞)이라고 부른다지만

 

 

 

 

 

아침가리라는 이름이 훨씬 더 운치 있고 친근한 이름인 듯하다.

 

 

 

 

 

아침가리골 맑은 물은 점봉산에서 흘러온 진동계곡과 합류되었다가

현리에서 내린천과 만나 소양강이 되어 소양댐으로 흘러든다고 한다.

 

 

[우회 산길]

 

 

기암절벽을 굽이쳐 흐르는 계곡 물소리와 새소리를 벗 삼아

이십리길 아침가리골 물길을 3시간쯤 헤쳐왔을까?

 

 

 

 

 

어느 틈에 아침가리골 종점, 갈터가 눈앞으로 다가온다.

6.25 전쟁도 모르고 지냈다는 오지(奧地)의 비경(秘景) 아침가리골~!

 

 

[진동계곡 이정표]

 

 

조경동(朝耕洞) 다리부터 갈터까지의 이 십리길 아침가리골은

아마도 속세의 번뇌를 까맣게 잊게 해주는 무릉도원인지도 모르겠다.

 

 

<끝>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