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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전라남도 섬

여수 금오도 비렁길 산책 2편

by 전태공 2012. 4. 6.
 

여수 금오도 비렁길 산책 2편

 

4. 초분~신선대~두포

 

에메랄드 빛 바다를 끼고 이어지던 비렁길은

잠시 해안을 벗어나 울창한 숲길로 기어든다.

 

 

 

 

길섶에는 노란 민들레와 보랏빛 제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싱그러운 피톤치드 숲 향기가 가득한 숲길을 빠져 나오니

하늘에서 신선(神仙)이 내려왔다는 바위, 신선대가 눈앞에 나타난다.

 

 

 

 

해안절벽 옆의 넓은 너럭바위로 이루어진 신선대는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를 굽어보며 신선이 반할만한 비경을 뽐내고 있다.

 

 

[신선대 왼쪽 풍광]

 

 

신선대 바위에서 영험한 기(氣)를 받아들인 발걸음은 새털처럼 가볍다.

 

 

[신선대 오른쪽 풍광]

 

 

신선대를 지나온 비렁길은 아찔한 절벽을 따라 작은 포구, 두포마을로 이어진다.

 

 

 

 

빈집 하나를 지나니 저 아래~ 몇채의 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두포마을이 나타난다.

 

 

[두포마을]

 

 

초포라고도 부른다는 두포마을 주변바다는 수정처럼 맑고

집 주변과 골목길에 둘러쳐진 높고 낮은 돌담들은 섬마을스러운 멋을 풍긴다.

 

 

[두포마을 돌담]

 

사람이 들락거릴 수 있도록 뚫어놓은 돌담 출입구는

바닷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운치있게 ㄱ자로 구부러져 있다.

 

 

[ㄱ자로 꺾여진 돌담 출입구]

 

 

돌담 위에는 연 초록빛 새싹이 파릇파릇 움트느라 바빠보이고

 

 

[담장에서 움트고 있는 연초록빛 새싹]

 

 

바로 그 앞에서는 풍어를 꿈꾸며 어망을 손질하는 어부의 손길이 무척 바빠보인다.

 

 

 

 

이곳 두포마을에서 보는 나로도의 일몰풍광이 일품이라는데

 

 

[두포마을 길]

 

 

해가 아직 중천에 떠있어 일품, 해넘이를 볼 수는 없었지만

대신 두포마을의 일품, 낙락장송 해송이 그 아쉬움을 달래준다.

 

 

[두포마을 해송]

 

 

함구미 마을에서 시작된 5km의 비렁길 1코스는 이곳에서 끝나고

 

 

 

 

이제 직포까지 약 3.5km 거리의 2코스가 이곳, 두포마을에서 시작된다.

 

 

[금오도 섬 버스 시간표]

 

 

5. 두포마을 2코스~동백 숲~굴등 전망대

 

두포마을을 지나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넌다.

다리 앞에 서있는 이정표는 비렁길 1코스와 2코스의 분기점을 알리고 있다.

 

 

 

 

두포마을과 선착장을 내려다 보며 가파른 오르막 길을 오른다.

 

 

 

 

작은 방파제에 묶여 쉬고있는 작은 배들이 장난감처럼 보인다.

 

 

[두포마을 선착장]

 

 

비렁길 2코스에서 제일 먼저 만난 것은 꽃을 만개한 동백나무 숲이다.

 

 

 

 

줄지어 서있는 길섶 동백나무에는 붉은 꽃들이 흐드러져 있고

 

 

 

 

나무 아래 비렁길에도 송이째 떨어진 붉은 동백꽃들이 즐비하다.

 

 

 

 

나무에 피어있는 붉은 동백꽃도 깜찍하게 예뻤지만

 

 

 

 

길 바닥에 누워있는 동백꽃들 또한 그지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동백꽃으로 만든 하트]

 

 

길 아래의 빨간 기와집 하나를 지나 작은 언덕 위로 올라선다.

 

 

 

 

♬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 철새 따라 왔다가~ ♬

저절로 튀어나오는 "섬마을 선생님"을 흥얼거리며 올라선 언덕에는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뽐내는 나무 가지들이 멋진 실루엣을 만들고

 

 

 

 

바로 그 아래, 나무 계단으로 이어진 벼랑 끝에는 굴등 전망대가 매달려있다.

 

 

[굴등전망대로 이어진 계단]

 

 

굴등전망대 옆, 작은 마을을 지나 가파른 돌길로 올라선다.

 

 

 

 

6. 촛대바위~직포~ 우학리 포구

 

바그락거리는 돌길 고개를 넘으니 직포마을 앞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뾰쪽하게 솟은 건너편 웅봉산 주변 바다는 잔잔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직포마을, 웅봉산]

 

 

돌길 내리막 길 앞에 우뚝 솟아오른 바위 하나가 나타난다.

촛대처럼 생겼다 해서 촛대바위로 부르는 암봉이다.

 

 

[촛대바위 전망대]

 

 

촛대바위 전망대에서 비렁길 2코스의 종점 직포마을이 아담하게 내려다보인다.

잘 만들어진 나무 데크 계단을 따라 직포마을로 내려선다.

 

 

 

 

연 초록빛 대나무 밭에서 바다를 향해 뻗어있는 나무가지들이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를 빚어내고 있다.

 

 

 

 

갯바위 옆으로 활처럼 휘어진 해안 길을 걸어 마을로 들어선다.

바다에는 검푸른 미역과 톳이 푸른 물결에 일렁거린다.

 

 

[직포마을 해안길]

 

 

돌담 뒤의 오렌지색 지붕과 어우러진 나무가지들이 감칠맛나게 예쁘다.

 

 

[직포마을의 멋진 나무]

 

 

분재처럼 서있는 나무를 지나 들어선 직포마을은 조용하고 아늑하다.

 

 

 

 

하늘의 선녀들이 목화와 누에고치를 가지고 내려와

이곳에서 베를 짰다는 전설로 직포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마을~!

 

 

[직포마을 해송]

 

 

달밤에 베를 짜던 선녀들이 마을 앞 바다에서 목욕하다가

미처 승천하지 못하고 변했다는 수 백년 묵은 소나무 모습들 또한 장관이다.

 

 

 

 

함구미에서 두포를 지나 8.5㎞ 정도 걸어온 비렁길 1,2코스는 직포마을에서 끝났지만

오늘 트렉킹의 최종종점인 우학선착장까지 아직 4킬로를 더 걸어야 한다.

 

 

 

 

직포마을에서 우학리로 발길을 돌리자

이번에는 전형적인 섬마을 풍광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나타난다.

 

 

[우학리로 넘어 가는 길]

 

 

길섶의 노란 개나리꽃 영접을 받으며 따사로운 봄 길을 걷는다.

 

 

 

 

구비마다 어김없이 숨어있는 작은 마을들이 나타나 도란거리고

 

 

 

 

꽃을 활짝 피운 동백나무들이 불쑥 나타나 붉게 영접해 주기도 한다.

 

 

 

 

밭이랑에는 예쁜 돌담들이 작은 성벽처럼 쌓여 있으며

집집마다 돌담을 거느린 섬마을에는 서정시같은 포근함이 아지랑이처럼 떠돈다.

 

 

 

 

김영랑 시인의 싯구절이 떠오른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삐툴빼툴 막돌로 제멋대로 쌓아 놓은 돌 담장 뒤에

숨을 죽이고 숨어있는 허름한 섬집들이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 준다.

 

 

 

 

십리길, 시골 길을 빠져 나오니 오늘의 종점 우학리 포구가 저 멀리 나타난다.

 

 

[우학리 포구]

 

 

깎아지른 절벽과 숨막힐 듯한 아름다운 풍광을 거느리며 걸어왔던

금오도 비렁길 12.5킬로의 산책은 여기까지 였다.

 

 

 

 

다시 섬 택시로 우학리에서 여천선착장으로 이동한다.

 

 

[여천마을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부부]

 

 

돌산도로 나가는 배를 기다리다 잠시 둘러본 방파제에서는

 

 

[낚시에 거려 나온 망상어 두마리]

 

 

낚시꾼 부부가 민장대 낚시로 손바닥만한 망상어를 줄줄이 낚아내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