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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2년도

응봉산 개나리~!

by 전태공 2012. 4. 20.

 

 

응봉산 개나리~!

 

 

개나리꽃이 가장 빠르게 피어나는 응봉산은

서울의 봄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봄의 전령사다.

 

 

 

 

모처럼 찾아온 봄을 만나기 위해 응봉산을 찾았다.

국철 응봉역을 나와 응봉산 방향으로 좌회전을 했다.

 

 

응봉빗물펌프장 뒤편 오르막길을 올라 응봉 어린이공원으로 향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길섶에는 온갖 봄꽃들이 흐드러져 있었다.

 

 

 

 

담장너머로 노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산수유 꽃도 보였고

매화꽃이랑 연분홍 진달래꽃도 눈에 들어왔다.

 

 

 

 

 

유난히 꼬무락거렸던 금년 봄은 이처럼 어느 날 갑자기 소나기처럼 몰려와

마른 갈대밭에 붙은 불만큼이나 빠르고 거세게 번져갔다.

 

 

 

 

해마다 만나는 봄꽃인데도 다시 만나는 봄꽃은 늘 새롭다.

수 없이 보아온 꽃이면서도 처음 본 것처럼 설레기까지 한다.

 

 

[민들레]

 

 

길섶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노란 민들레와 감청색 개불알꽃 또한 청초하다.

 

 

[개불알꽃]

 

 

응봉산은 성동구 응봉동에 자리한 해발 95m의 나지막한 돌산이다.

 

 

 

 

인공 암벽공원을 지나 가파른 비탈을 힘들게 올라왔던 다리가

가쁜 숨을 몰아 쉴 틈도 없이 노란 파도가 출렁출렁 밀려들었다.

 

 

 

 

♬ 나리~ 나리~ 개나리~ ♪ 입에 따다 물고요~♩

♪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다시 병아리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동심의 마음이

바글바글 피어오른 개나리 동산 나무 계단 위로 새털처럼 올라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풍한설이 몰아치던 잿빛 세계가

지금은 온통 노란 빛으로 흠뻑 물들어 있다.

 

 

 

 

도대체 이 샛노란 물감들은 어디로부터 솟아났을까?

 

 

 

 

위대한 신이 빚어낸 경이로운 섭리 앞에 숙연해진 마음이 고개를 숙인다.

 

 

[팔각정]

 

 

노란 물감 속을 뚫고 올라선 응봉산 정상, 팔각정은

사방팔방 물 샐 틈 없이 에워싼 노란 개나리들 속에 포위되어 있다.

 

 

 

 

저 아래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을 따라 활처럼 휘어진 북 강변도로가 흐르고

중랑천과 나란히 흘러온 동부간선도로에는 거센 자동차 물결이 흘렀다.

 

 

 

 

제각각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가지고 한강을 가로지른 수많은 다리들~!

 

 

 

 

가깝게 보이는 성수대교 왼쪽에는 청담대교와 영동대교가 누워있고

오른쪽으로 동호대교와 한남대교, 반포대교가 아스라이 눈에 들어왔다.

 

 

 

 

정상 팔각정을 지나 반대쪽 나무계단으로 내려섰다.

길섶마다 둔덕마다 엎질러진 노란 물감처럼 개나리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서울에서 개나리가 가장 아름답게 피기로 유명한 응봉산~!

 

 

 

 

동서남북 사방팔방 온천지에 온통 노란 파도가 치고 있다.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개나리꽃 노란 물결이 봄바람에 넘실거렸다.

 

 

 

 

오르다가 만나는 전망대마다 쉬어가며 느릿느릿 느린 걸음으로 걸었다.

 

 

 

 

바로 아래 중랑천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였고

그 너머로 서울 숲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내려다 보인다.

 

  

 

 

개나리 밭에 홍일점처럼 서있는 귀한 벚꽃나무들도

이제 막 팝콘처럼 투두둑~투두득~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하얀 분단장을 한 백목련들도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는

봄의 음률에 맞추어 은은한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찌룩~찌룩~ 찌루루~ 개똥지바뀌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오르면서

요한슈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를 감미롭게 연주했다.

 

 

 

 

봄~! 봄~! 봄~! 봄~!

조금 늦긴 했어도 어느 틈에 봄은 이처럼 노랗게 밀려와 있다.

 

 

 

<끝>

 

 

 

응봉역에서 응봉산 입구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며

산 정상 팔각정까지 쉬엄쉬엄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