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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경기도 인천지역 섬

장봉도 산책

by 전태공 2012. 3. 23.




철썩~철썩~! 쏴~!

소라껍질을 닮은 귀가 자꾸 바다소리를 그리워할 때면 
가까운 바다를 찾아보는 것도 근사한 일이다. 





귀로 들려오는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찾아 ~
가까운 장봉도로 들어가 끝에서 끝까지 섬을 종주해보기로 했다.





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를 건너와 공항입구I/C에서 삼목선착장 방향으로 우회전을 했다.
삼목 선착장 부두에는 카페리 세종5호가 
신도와 장봉도로 들어가려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섬을 나올 때 왕복표를 끊는 여객선에 간단한 승선신고서만 들고 그냥 올라탔다.
아침 9시10분경, 쿨럭~쿨럭~ 몇 번의 기침소리를 내뱉던 배가 
스르르~ 삼목선착장을 출발했다.





배가 선착장을 출발하자 어떻게 알았는지 영악스러운 
갈매기들이 하나 둘 모여들더니 
끼룩거리면서 배 꽁무니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삼삼오오 선미에 모여있던 사람들 또한 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미리 준비해온 새우깡과 마른 멸치들을 던져주면서 갈매기들을 유혹했다.





갈매기들은 급강하와 급상승 비행을 하면서 던져주는 새우깡을 절묘하게 낚아채거나 
겁도 없이 손에 쥐고 있는 새우깡을 낚아 채가면서 즐거운 신경전을 긴박하게 펼쳐냈다.





배꽁무니에 한무더기의 갈매기를 매달고 10여분 정도 부르릉거리며 달리던 배는
신도선착장에 잠시 멈춰 승객 절반정도를 칵~ 뱉어 내더니



[신도 선착장]


시 부르릉~부르릉~ 장봉도를 향해 뱃머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약40분만에 도착한 장봉도 옹암선착장에 내려 
애타게 손님을 기다리던
마을버스에 올라 타고 달려간 버스종점, 장봉4리에는



[장봉4리 시골집]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같은 아늑한 시골 마을하나가 숨어 있었다.





마을을 지나자 길은 가파른 오르막길이 되어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은 맑고 날씨 또한 포근했지만 
옅은 안개가 살포시 드리워져 있었다.





이제 이 능선을 따라 거꾸로 선착장까지 섬을 종주하면서





장봉도의 최고봉, 국사봉도 넘고 여러 개의 팔각정을 만나면서 트렉킹해갈 것이다.





올망 졸망한 봉우리를 여럿 거느린 섬의 모양새가 
동서로 길게 뻗어있다고 
하여 장봉도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섬~!





육지의 백두 대간과도 같은 
장봉도의 등뼈, 장봉대간을 가로지른 길은




부드러운 흙 길이 되어 시냇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긴 내리막을 내려와 첫번째 팔각정 앞에 있는 포장도로 하나를 건넜다.





도로를 건너온 길은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급수장과 헬기장을 오르내리다가 
드디어 국사봉 정상, 팔각정으로 올라섰다.





장봉도에서 제일 높다는 국사봉은 해발 150m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바다 수면에서 시작되는 에누리 없는 해발로 오르기가 결코 만만 치는 않았다.





국사봉에서 내려다 본 장봉도의 풍광은 아름다웠고 시원스러웠다.





서쪽 저 아래로.. 한들해수욕장과 장봉2리 마을이 보였고
동쪽 바다 건너편으로는 강화도 마니산이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왔다.





남쪽에는 또 신도(信島)와 시도(矢島), 모도(茅島), 그리고 영종도가 길게 누워있었다.





영종도 인천공항에 착륙하려는 여객기들이 
장봉도 상공을 계속 스쳐가고 있었다.





팔각정 주변에서 점심을 마친 후, 말문고개를 향해 하산하기 시작했다.





산길에는 지난해 가을이 남기고 간 낙엽들이 수북히 쌓여있었고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발 밑에서 바스락거리는 기분 좋은 소리가 났다.





작은 봉우리를 넘자 혜림원이라는 보육원이 나타났고





혜림원이 있는 마을을 지나 해송 숲을 가로지르자 해변이 나타났다.





바다와 어우러진 해변 바위들이 멋진 풍경화를 그리고 있는 개펄을 지나





오늘 코스의 마지막 팔각정이 있다는 봉우리를 향해 다시 또 올랐다. 
 

 



휴~ 이번이 도대체 몇 번째 오르막일까? 숨을 가다듬으며 언덕을 오르다가





바라본 건너편 봉우리 위로 여객기 한 대가 한참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마지막 봉우리에 서서 장봉도의 동서남북을 다시 내려다 보았다.





섬 오른쪽 끝에 있다는 가막머리 위치가 아스라이 보였고





항아리 모양의 바위가 있어 이름을 얻었다는 옹암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였다.





마지막 봉우리를 뒤로하고 
부드러운 흙 길을 내려오니 바로 해안도로였다.





해안도로 왼쪽에는 "멀곶"이라고도 부르는 작은 무인도, "딴섬"이 있었다.



[딴섬과 이어진 연육 육교]


작은 암초에 이어진 하얀 다리를 건너보고 싶어
"딴섬"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장봉도 "뱀메기뿌리"라는 곳과 그 앞의 작은 돌섬
사이에 놓여진  





약 150m 길이의 예쁜 다리를 건너서 만난 "딴섬"
에는 작은 정자하나가 서있었다.





스물스물~ 밀물이 시작된 해변에는
조각배 한 척이 비스듬히 누워 쉬고 있었다.





아직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듯한 장봉도~!





장봉도는 언제나 작은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잠시 시간만 내면
훌쩍~ 달려올 수 있는 그런 가까운 섬으로 우리 곁에 앉아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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