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및 해외여행기/2013년도

철원 "한 여울 길" 산책

by 전태공 2013. 2. 15.

 

철원 "한 여울 길" 산책

 

 

○ 승일교~마당바위

 

 

혹한의 겨울에만 가능하다는 철원 한탄강 얼음 길을 트렉킹 해보기 위해

불원천리 승일교 주차장까지 달려 왔건만~

 

 

 

 

얼마 전 내렸던 많은 겨울 비로 한탄강 얼음이 녹고 깨지면서

얼음 트렉킹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해진다. 에구~ 아쉬워라~!

 

 

 

 

한탄강 얼음 위를 걸으면서 아름다운 협곡 미를 감상하고 싶었는데~

에잇~ 아깝지만 꿩 대신 닭이다. 얼음 길 대신 철원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철원(鐵原)이라는 지명을 순 우리말로 하면 "쇠둘레"가 된다.

 

또한 이곳 둘레길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여 "평화누리길"로 명명했으니

철원 둘레길은 곧 "쇠둘레 평화누리길"이 되는 셈이다.

 

 

 

 

오늘 걸어보기로 한 길은 쇠둘레 평화누리 길, 1코스인 "한 여울 길"이다.

승일교 아래로 흐르는 한탄강에는 아직 많은 얼음이 남아있다.

 

 

[승일교 주변]

 

 

지금은 사람만 건너 다닐 수 있는 승일교 왼쪽으로 

현대식으로 건설된 주황 색 한탄대교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왼쪽이 한탄대교 오른쪽이 승일교]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 북한지역에 속했던 이 다리는  

북한이 반쯤 건설하다가 중단한 것을 수복 후에 대한민국이 완성했다 하여~

 

 

 

 

이승만과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한 자씩 따서 

"승일교"로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승일교를 건너온 "한 여울 길"은 오대미쌀로 유명한 철원평야를 지난다.

 

 

 

 

황량한 빈 들판을 지키고 있는 둥근 볏집 뭉치들이 을씨년스럽다.

들녘을 지난 "한 여울 길"은 이제 한탄강변으로 접어든다.

 

 

 

 

북한의 평강고원에서 발원해 철원~갈말~연천을 적시고  

임진강으로 흘러 드는 한탄강을 옛사람들은 큰 여울이라고 불렀다.

 

 

 

 

큰 여울은 또한 "한 여울"이라고도 불렀으니 

지금의 철원 둘레길 이름이 "쇠둘레 한 여울 길"이 되었다.

 

저 아래 한탄강에 넓은 마당바위가 엎드려있다.

 

 

[마당바위]

 

 

○ 마당바위~엄태웅 길

 

 

"쇠둘레 평화누리길"에는 2개의 코스가 있다.

 

1코스는 지금 걷고 있는 한탄강변 "한 여울 길"이고 

다른 2코스는 옛 금강산철도를 따라가는 "금강산 가는 길"이다.

 

 

 

 

"한 여울 길" 중간에는 또 TV 1박 2일 프로그램에서 활동 중인  

"엄태웅"의 이름을 딴 "엄태웅 길"구간도 있다.

 

 

 

 

꽁꽁 얼어있던 저 얼음이 겨울비로 깨지지 않았더라면  

지금 한탄강 얼음 위를 거닐며 아름다운 협곡을 만났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든다.

 

 

 

 

날씨는 비교적 포근하고 바람도 없다. 걷기에 그만인 날씨다. 

텅 빈 겨울 들녘에 서있는 나무들이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다.

 

 

 

 

○ 엄태웅 광장, 송대소

 

 

마당바위를 지나온 "한 여울 길"이 엄태웅 광장으로 들어선다.

 

 

 

 

엄태웅 광장에는 한탄강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대가 있다.

조망대에서 눈에 들어오는 한탄강 풍광이 정말 멋지다.

 

 

[송대소]

 

 

한탄강이 S자형으로 꺾어지는 이 바위협곡지대를 "송대소"라고 부른다. 

한탄강 주상절리(柱狀節理) 지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 중 하나다.

 

 

 

 

한탄강 바닥이 쑥 내려 앉으면서 생겼다는 "송대소"~!

 

옛사람들 말로 명주실 한 타래가 다 들어가도 바닥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은 소(沼)라고 하나 실제 깊이는 대략 35미터 정도된다고 한다.

 

 

[송대소 주상절리 협곡]

 

 

오랜 옛날, 철원 지역에서 폭발한 화산 용암이 흐르면서

깊이 파낸 협곡이 바로 지금의 한탄강이 되었고~

 

 

 

 

뜨거운 용암이 흐르다가 갑자기 식으면서

사각~육각형 기둥 모양의 바위, 주상절리가 생겨났다고 한다.

 

 

 

 

강을 따라 형성된 수십미터 높이의 이 주상절리 협곡 때문에  

철원 한탄강(漢灘江)을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비유한단다.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고려의 "궁예"가 이곳에서 구멍이 숭숭 뚫린 화산암을 보고 

"이제~ 내 운명이 다했구나." 라고 깊이 한탄했다 하여 "한탄강"이 되었다던가~?

 

에잇~ 그랬거나 말거나 배도 출출한 판에 이제 간식이나 즐겨봐야지~!

 

 

 

 

자연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송대소"의 오묘한 경치에 취한 탓인지~ 

한잔의 커피와 빵 한조각이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감칠 맛이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발걸음 앞에~ 저 멀리 태봉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송대소에서 태봉대교까지는 900미터쯤 된다.

 

 

 

 

○ 태봉대교

 

 

길이 240미터의 태봉대교는 다리 중간쯤에 번지 점프대가 있다.

 

 

[태봉대교]

 

 

태봉대교의 붉은 빛이 황량한 겨울 강과 대비되어 더욱 붉게 보인다.

한탄강 물위에 비친 태봉대교 물 그림자가 그리움처럼 아른거린다.

 

 

 

 

태봉대교에서 700미터를 더 가면 오늘 걷기의 종점 직탕폭포지만~

 

 

 

 

점심을 예약해 놓은 강 건너 펜션으로 가기 위해 태봉교를 건너야 한다.

 

 

 

 

태봉대교 중간쯤에 불쑥 튀어나와 있는 점프대가 아찔하게 보인다.

겨울철이라~ 번지점프하는 것을 구경할 수 없어 아쉽다.

 

 

[태봉대교 번지점프대]

 

 

팬션 앞 한탄강에는 부서진 얼음조각들이 어지럽게 떠있다.

깨진 얼음 두께를 보니 적어도 5~60센치 정도는 될 것 같다.

 

 

 

 

팬션 마당 장독대 너머로 보이는 태봉대교가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직탕폭포

 

 

길모퉁이 하나를 돌아서니 금방 직탕폭포다.

 

80m 정도의 폭을 가진 한탄강이 흘러오다가

주상절리 단층이 푹~ 꺼지면서 만들어 졌다는 직탕폭포~!

 

 

[직탕폭포]

 

 

철원 8경 중 하나로~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부르는 곳이다.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와 , 아프리카 잠비아의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는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

 

 

 

 

높이 3~5미터에 불과한 직탕폭포를 감히~

높이 50여미터에 폭 800여미터인 "나이아가라"폭포라고 사칭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직탕폭포 다리]

 

 

비록 높이는 낮아도 80여 미터 폭을 가진 직탕폭포가  

주상절리 단층을 보여주는 모습에는 나름대로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다.

 

 

[직탕폭포]

 

 

우리의 아픈 역사가 스민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펼쳐진  

철원의 쇠둘레 평화누리길~!

 

 

 

 

화산 용암줄기가 만든 거대한 현무암 협곡, 한탄강을 따라 

송대소와 직탕폭포 등의 절경을 구경하며 걸어본 재미가 제법 솔솔하다.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칠 때는 좀처럼 만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어슬렁거리며 걷는 느린 발걸음 앞에서 하나 둘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와사보생(臥死步生)"이라는 말이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사자성어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래~ 걸을 수 있을 때 부지런히 걸어보고 또 걸어보자~!

 

 

 

 

오늘 산책해본 철원 "한 여울 길"에서도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보고 들었는가~!

 

 

[두루미 춤 - 홍보용 전시사진을 촬영]

 

 

요 다음에는 "금강산 가는 길" 2코스를 산책해보면서~

철원 두루미가 춘다는 춤도 꼭 한번 만나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