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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경상남도 섬

통영 욕지도여행기 2편(욕지도 해안도로 일주)

by 전태공 2012. 9. 9.

통영욕지도 여행기 2편

 

 

○ 욕지도 해안도로

 

 

오후 3시 정각~ 통영항을 떠난 욕지아일랜드호가

연화도를 거쳐 뱃길로 32㎞ 떨어진 욕지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반경이다.

 

 

[욕지항]

 

 

욕지도 천왕봉에서 잘록한 개미목으로 이어져 나온 작은 산줄기 망대봉이 항구를 둥글게 감싸주고

 

 

 

[욕지도 약도]

 

 

크고 작은 섬들이 항구 앞 바다를 울타리처럼 에워싸주고 있는 욕지항은

자연이 절묘하게 만들어 놓은 천혜적 조건의 항구다.

 

 

[욕지항]

 

 

거기에 붉고 노란 등대가 세워진 커다란 방파제 세 개가 항구를 지켜주고 있으니

욕지항은 호수처럼 잔잔하고 안방처럼 포근한 느낌까지 준다.

 

 

[욕지항 방파제]

 

 

그런데도 이 큰 섬에 택시는 한 대도 없고

다니는 시간마저 일정치 않는 마을버스 한 대가 욕지도 대중교통의 전부라니~

 

열악한 욕지도 대중교통 형편이 대충 짐작되고도 남는다.

 

 

[욕지도 해안도로]

 

 

편도요금 26,000원을 주긴 했지만 승용차를 섬에 가져오길 정말 잘했지~!

 

욕지도에 민박을 정하기 전, 먼저 승용차로 욕지도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내일은 14호 태풍, 덴빈 때문에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계도]

 

 

일단 흰작살 해수욕장 방향, 오른쪽 해안도로로 우회전해 달려본다.

메밀 밤잣나무 숲을 지나 제일 먼저 만난 풍광은 그림처럼 예쁜 섬, 육계도다.

 

 

[해안도로 전망대]

 

 

육계도를 지나 첫번째로 올라선 언덕 위에는 작은 전망대 하나가 서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욕지도 앞 바다 풍광은 정말 아름답다.

 

 

[노대도 추도... 섬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 수평선 위에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

 

저 앞에 보이는 섬들이 아마 두미도와 노대도, 밖거칠리도, 추도일텐데

어느 섬이 어느 섬인지 정확한 섬 이름은 알 수가 없다.

 

 

[멀리 보이는 욕지도 천황산]

 

 

전망대를 지난 해안도로가 덕동마을 쪽으로 휘돌면서

저 멀리 욕지도 최고봉이라는 해발 392미터의 천황산 모습이 잠깐 눈에 들어온다.

 

 

 

[욕지도 덕동마을]

 

 

저 아래 덕동마을 해변에는 몽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있고

양쪽 갯바위에는 고기들이 바글바글해 수많은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단다.

 

 

[욕지도 버스정류장]

 

 

해안도로에서 눈에 들어오는 욕지도 바다 풍광 하나같이 모두 환상의 파노라마다.

유동마을 앞에서 새 에덴동산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 해본다.

 

 

[새에덴동산으로 꺾어져 바라본 해안]

 

 

○ 욕지도의 "새 에덴 동산"

 

 

새 에덴동산으로 찾아가는 길은 좁고 비탈진 길의 연속이다.

이런 좁은 길에서 오는 차라도 만나면 어떡하지~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누런 소 한 마리의 순하디 순한 눈망울 영접을 받으며

 

가파르고 좁은 시멘트 길이 끝나는 곳에 차를 세우고

숲으로 뻗어나간 흙 길을 걸어 에덴동산을 찾아 오르기 시작한다.

 

 

[새에덴동산으로 가는 숲길]

 

 

맴맴맴맴~! 가는 여름을 아쉬워 하는 늦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우렁차다.

 

 

[새에덴동산 이정표]

 

 

새 에덴동산을 알리는 이정표 앞에서 작은 언덕을 내려서니

옹기종기 모여있는 기묘한 모양의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에덴동산]

 

 

아니~ 저 것들이 모두 다 무엇이지?

아하~ 바로 여기가 두 모녀가 이루어 놓았다는 새 에덴동산이라는 곳인가 보다.

 

 

[새에덴동산 입구]

 

 

버섯 모양의 작은 흙 기둥들이 양쪽으로 늘어선 입구 계단으로 내려서니

자원봉사자라는 남자 하나가 나와 어서 오라며 반긴다.

 

 

 

 

마당 앞 둥근 제단에 세워진 버섯모양의 돌기둥에는 

"THE CROWN(신의 왕관)"과 "THE LOVE(사랑)"가 새겨져 있다.

 

 

[새에덴동산 신의 왕관]

 

 

바로 이곳이 티비 "인간극장"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땡큐할머니" 최숙자 여사가

암에 걸린 딸과 둘이서 욕지도에 일구어 놓은 "새 에덴동산"이라는 곳이다.

 

 

[땡큐 할머니와 함께]

 

 

"땡큐~! 탱큐~!"를 외치며 나타난 최숙자 할머니는 무척 야위신 모습이다.

"아니 태풍이 연거퍼 몰려오는 이런 험한 날씨에 섬은 어떻게 들어왔어~?"

 

하는 질문과 함께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풀어내기 시작한다.

 

 

[새벽별 ... 지구에 기록된 역사 B,C 4천년과 A.D 3천년을 상징]

 

 

슬하에 있던 딸 하나가 앞으로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단다.

 

 

[뉴 예루살렘 문]

 

 

독실한 크리스찬인 엄마는 아무 것도 해 줄 것이 없는 딸을 데리고

어느날 살림살이 몇 개만 대충 챙겨 욕지도로 들어와

 

대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 싸인 이곳 양판구미 마을에 터를 잡고

 

 

[야곱의 우물]

 

 

매일 기도를 하면서 새벽 4시부터 밤 10시경 까지 바위와 돌을 깨서 곱게 갈은  

 돌가루 반죽으로 성경에 등장하는 17개 장면을 재현해 지금의 새 에덴동산을 만들었단다.

 

 

[신의 제단]

 

 

이곳에 온지 벌써 14년째라는데 이것을 만드는 동안 딸의 암세포가 사라져

지금은 완치판정을 받을 만큼 건강이 회복되었다고 한다.

 

 

[실로암 연못]

 

 

새 에덴동산에는 두 모녀가 직접 만들었다는 "야곱의 우물"을 비롯~

"실로암 연못", "신의 제단", "새벽별" 등의 작품이 즐비했다.

 

 

[14년전의 최숙자 할머니와 자필 글]

 

 

이곳을 이룬 최숙자할머니는 지금 칠십이 넘어 늙고 야윈 모습이지만~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미모와 집념과 꿈을 가진 여장부였던 듯 하다.

 

 

 

 

○ 삼여 전망대

 

 

새에덴동산을 나와 해안도로 구비 하나를 휘돌아 서니 바로 삼여 전망대다.

 

 

[삼여(礖)]

 

 

바다 물 속에 있는 바위를 한문으로 여(礖)라고 하는데~

해안 절벽 앞 바다에 서있는 세 개의 바위를 삼여(三礖)라고 부른다.

 

 

[삼여(礖)의 절경]

 

 

오~ 저 아래~ 장구한 세월의 파도와 비바람이 깎아놓은

기기묘묘한 세 개의 바위, 삼여(三礖)의 절경을 보아라~!

 

 

 

 

 

 

뾰쪽하게 솟아오른 송곳바위는 금방이라도 도약할 듯한 기세고

푸른 해송을 한 무더기씩 머리에 인, 돌 섬 두 개 역시 위풍당당하게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대로 붓으로 그려 놓으면 한 폭의 수묵화가 될 것 같고

그대로 물감으로 그려 놓으면 한 폭의 수채화가 될 것 같은 절경~

 

 

 

 

[펠리칸 바위]

 

 

욕지도를 대표하는 절경이 바로 삼여라는데 그 말이 그대로 실감 난다.

삼여 너머에는 그 형상이 펠리칸을 닮았다는 펠리칸 바위가 옅은 해무 속에 엎드려 있다.

 

 

 

 

용왕의 예쁜 세 딸이 900년 묵은 이무기가 변한 젊은 총각을 사모하자

노한 용왕이 세 딸을 바위로 만들어 버린 것이 삼여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참 잘도 생겼다.

 

 

[화려한 외출 촬영지]

 

 

"화려한 외출" 영화 촬영장소를 지난 길은 슬슬 내리막 길로 접어든다.

해안도로 개미목 쯤에서 또 다른 멋진 갯바위 지대 절경이 펼쳐진다.

 

 

 

 

"손가락 강정"과 "고래강정"이라는 지명의 갯바위 해안이다.

 

 

 

 

[고래강정 지역 갯바위]

 

 

천황봉을 가장 가깝게 오를 수 있다는 등산로 입구, 혼곡을 지나

 

내친 김에 노적과 통단까지 모두 둘러보고 되돌아 나오니

어느 틈에 차는 다시 욕지항으로 원점회귀해 있다.

 

 

 

 

[고래강정 지역 갯바위]

 

 

그러니까 이제 31킬로에 달한다는 욕지도 해안도로 일주를 모두 끝낸 셈이다.

 

 

 

[고래강정 지역 갯바위]

 

 

○ 고등어 전갱이 낚시

 

 

휴가 성수기가 한참 지난 평일에~ 14호 태풍 "덴빈"까지 올라온다는 예보팃인지

욕지도에는 비어있는 민박 집이 지천이다.

 

 

 

[개미목에서 바라본 욕지항]

 

 

욕지항 오른쪽 야포마을에서 에어컨과 샤워실까지 딸린 민박 집을

하루 4만원에 쓰기로 하고 저녁식사를 마치자마자 방파제 낚시를 나선다.

 

 

[밤낚시에서 잡은 고등어와 전갱이]

 

 

민장대 3칸, 0.5호 찌 낚시 야광채비에 고등어와 전갱이가 줄줄이 물고 나온다.

씨알은 크지 않아도 물고 늘어지는 손 맛이 끝내준다.

 

 

[고등어와 전갱이]

 

 

감성돔이나 벵에돔을 한마리라도 잡아 회 맛을 보려고 언갖 노력을 다해봤지만 

고등어와 전갱이가 중간에서 미끼를 물고 늘어지니 도리가 없다.

 

 

 

 

아무래도 오늘은 회 맛을 전혀 볼 수 없을 것 같다.

 

에잇~ 할 수 없지~!

그렇다면 횟감은 내일 잡고 오늘은 고등어 구이나 실컷 먹어보자~!

 

 

<2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