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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3년도

함백산(咸白山)의 겨울~ 1편

by 전태공 2013. 1. 10.

함백산(咸白山)의 겨울~ 1편

 

 

○ 만항재~기원단

 

 

금년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춥다.

3일간 추웠다가 4일간 따뜻해지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아니라

 

3일간 추웠다가 4일간은 더욱 더 추워지는

삼한사한(三寒四寒)이라고 할 정도의 강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렇다고 한겨울의 강추위를 마땅히 피할 수도 없다.

에잇~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으니~

 

태백준령의 고봉, 함백산의 겨울 속으로 들어가 한번 즐겨보기로 한다.

 

 

[만항재 앞 등산안내도]

 

 

아침 7시를 조금 넘어 서울을 출발했는데도

함백산 들 머리, 만항재에 도착한 것은 아침 11시가 조금 넘어 있다.

 

서울에서 근 4시간이나 걸린 셈이다.

 

 

[만항재 출발]

 

 

한라산과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계방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여섯번째로 높다는 함백산은 해발이 1,573m나 되는 고봉이지만

 

정선군 고한읍과 태백시 사이에 있는 해발 1,330m의 만항재에서부터 오르면

해발 240미터 정도의 야산에 불과할 뿐이다.

 

 

 

 

휘~잉~!! 만항재에는 영하의 찬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함백산으로 이어진 등산로는 7~80센치 깊이의 눈으로 덮여있다.

다져진 눈길을 조금만 벗어나도 허벅지까지 푹~ 빠져버릴 정도다.

 

 

[7~80센치 정도 쌓인 눈]

 

 

구름한점 없이 파란 하늘은 가을하늘만큼이나 높았지만

영하 10도를 밑도는 매서운 찬바람이 한겨울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능선을 올라서면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휘몰아치다가도

골짜기로 내려서면 바람 한점 없이 고요해지는~ 그런 조화가 반복되고 있다.

 

 

 

 

함백산 정상이 한눈에 조망되는 작은 평지에

둥글게 돌무더기를 쌓아 놓은 함백산 기원단이 나타난다.

 

 

[함백산 기원단]

 

 

○ 기원단~함백산 정상

 

 

태백산 천제단처럼 돌 제단을 쌓아올린 함백산 기원단~!

 

소원을 빌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이곳에서

함백탄광이 한참이던 시절~ 많은 가족들이 광부의 무사안전을 기원했다고 한다.

 

 

[함백산 기원단]

 

 

기원단에서 따뜻한 유자차로 목을 축인 후 다시 발걸음을 정상으로 옮긴다.

 

우리나라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라는 함백산 등산로 주변은

야생화대신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있다.

 

 

 

 

태백 선수촌으로 이어진 임도 하나를 가로질러

들어선 너덜 길에서부터 가파른 깔딱고개 하나가 시작된다.

 

 

 

 

정상까지 계속 가파른 급경사가 힘들게 이어져 간다.

푹푹 빠지는 미끄러운 눈길을 오르는 것이 무척 힘이 든다.

 

 

[깔딱고개]

 

 

혹한의 강추위 속에 땀을 흘려가며 얼마를 올랐을까?

드디어 함백산 정상부근이 눈 앞으로 쫘악 펼쳐져 온다.

 

 

 

 

힘겹게 올라온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태산준령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와~ 장쾌하고 시원스러운 조망이 장관이다~ !

속세에서 찌들었던 마음 속 앙금들이 일순간에 사그라지는 듯 하다.

 

 

[정상부근]

 

 

산 너머에 또 다른 산들이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다.

서로 머리를 맞댄 백두대간 봉우리들이 거센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멀리 태백산이 보인다.]

 

 

저 멀리 왼쪽으로 흰 구름을 머리에 인 태백산이 아스라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장산과 백운산이 수묵화처럼 솟아있다.

 

눈길 가는 곳마다 고산준봉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다.

 

 

 

 

설악산과 오대산을 거쳐 대관령을 넘어온 백두대간이 남진을 하다가

태백 부근에서 다시 불끈 솟아오르니~ 바로 함백산(咸白山)이다.

 

 

[멀리 보이는 함백산 정상]

 

 

정상 바로 밑에 서있는 둥근 안내판 하나가 함백산의 유래를 알리고 있다.

 

주변에 광산이 많아서 이 지역을 "불의 나라"로 부르고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이 있어 "물의 나라"로 부르며

 

수많은 야생화들이 피고 져서 "천상의 화원"이라고도 부른단다.

 

 

[함백산 안내문]

 

 

○ 함백산 정상~KBS 송신탑주변

 

 

함백산 정상에는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기대했던 서리 꽃, 상고대는 피어오르지 않았지만

거센 바람 속에 펼쳐진 하얀 설경만으로도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답다.

 

 

[함백산 정상 앞]

 

 

함백산 정상에는 작은 돌무더기 하나가 세워져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한 송이 함박꽃처럼 보여 작약(芍藥)봉이라고 부른다던가~!

 

 

 

 

강원도 동쪽 태백시와 서쪽의 영월.정선군 경계지대에 걸쳐있는

해발 1,573m의 함백산(咸白山)은 태백의 진산이라는데~

 

산경표와 대동여지도에는 "크고 밝은 뫼"란 뜻의 "대박산"으로도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함백산 정상]

 

 

정상에 올라선다.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거센 겨울바람이 온 몸을 때려온다.

 

 

 

 

2013년 계사년 새해에도 일할 수 있는 기쁨과~

사랑할 수 있는 행복과~ 노래할 수 있는 평화를 주옵소서~!

 

함백산에 서린 성스러운 정기에 새해 소망을 실어본다.

 

 

[KBS 함백산 송신소]

 

 

영하의 찬바람이 면도날처럼 살을 파고 들어도

눈에 들어오는 조망만큼은 그저 장쾌할 뿐이다.

 

 

 

 

일망무제의 바다만큼이나 넓디 넓은 산 아래 풍광에

그저 감탄의 탄성소리만이 신음처럼 내뱉어진다.

 

 

[거센 바람에 날리는 눈]

 

 

날카로운 가시처럼 솟아있는 KBS 함백산 송신탑을 돌아 임도로 내려선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휘몰아치는 겨울바람을 헤치며

중함백산으로 이어진 산길로 우회전한다.

 

 

 

 

○ 주목 군락지

 

하얀 눈을 머리에 인 중함백산 정상 너머로

은대봉, 금대봉, 대덕산이 여인의 젖가슴처럼 솟아 있다.

 

 

[중함백산을 향해]

 

 

멀리 보이는 매봉산 능선에는 풍력발전기 바람개비가 늘어서 있다.

 

 

 

[함백산 주목]

 

 

함백산 정상부에서 중함백으로 이어진 능선에는

 

태풍과 비바람, 혹한과 폭설 속에서도

꾿꾿이 수 백년을 살아온 주목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생천년 사천년(生千年 死千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나무의 강인한 모습에서 가슴 뭉클한 경외로움이 느껴진다.

 

 

 

 

조선 명종임금 시절~ 어느 선비가 산을 오르다가

처음 발견한 붉은 주목나무를 적목(赤木)이라고 부르며

 

 

 

 

"이 나무는 몸뚱이는 붉고 잎은 노송나무 같으며 크기는 서너 아름쯤 된다.

가지와 줄기가 기괴하고 구불구불하니 평소 못 보던 것들이다."라고

 

등정기에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비록, 사시사철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가지는 꼬부라져 있어도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몸통만큼은 한점 흔들림 없이 반듯하게 서있다.

 

 

 

 

 

함백산 주목나무에 상고대가 피어오르지 않은 그 아쉬움을

백두대간 종주길에 펼쳐진 첩첩설산 풍광으로 달래본다.

 

 

 

 

살아 있는 나무와 죽은 고사목이 어우러진 주목나무 너머로

백두대간 고봉들이 거대한 수묵화를 그리고 있다.

 

 

 

 

이 주목나무 군락지를 내려가면 중함백으로 오르는 제3 쉼터가 나타난다지~~!

 

 

 

 

제3쉼터에서 따뜻한 커피라도 어서 마시려는 욕심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자~ 이제 중함백산이 곧 나타나겠지~!

 

 

<1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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