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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3년도

부안 내변산 산책

by 전태공 2013. 6. 11.

부안 내변산 산책

 

 

○ 변산 명인 바지락 죽

 

 

여행을 떠날 때면 언제나 가슴부터 설렌다.

 

어느 토요일~ 설레는 마음으로 부안지역의 소문 난 맛 집~

"명인바지락"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정오가 조금 넘어있다.

 

 

[명인 바지락 집 점심상  ...바지락 회무침]

 

 

바지락 요리 명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사과 발효식초로 비빈

새큼한 바지락 조개 회 무침이 정말로 감칠 맛이다.

 

거기에 6년근 인삼을 넣어 끓였다는 바지락 죽 역시

셋이 먹다가 둘이 죽어도 모를 만큼 별미다.

 

 

[둥글레]

 

 

○ 내변산 탐방센터~직소보

 

 

맛깔스러운 바지락 요리로 점심을 포식한 후~

오늘의 첫번째 일정인 내변산 마실길 걷기에 나선다.

 

 

 

 

변산반도의 관음봉 남쪽 해안지역을 외변산이라 하고

북쪽 산악지대를 내변산이라고 부르는 곳~!

 

 

[인장바위]

 

 

바위 모양이 도장처럼 생긴 인장바위 암봉을 지난다.

저 인장 바위는 코끼리 바위라고도 부른단다.

 

 

 

 

계절의 여왕답게 온 천지가 연 초록빛 신록에 물들어 있다.

눈부신 신록 속으로~ 넓은 밀밭이 나타난다.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구분되는 부안의 변산지역은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과 내륙의 오지에서 나는 산물 등이 풍성하여

먹 거리도 많고 땔나무 또한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에

 

 

 

 

옛날, 암행어사 박문수가 부안이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며

"생거부안(生居扶安)"이라는 표현으로 극찬한 곳이라고 한다.

 

 

 

 

입구에서 약 1킬로미터쯤 들어온 곳에 이정표 하나가 나타난다.

직소폭포까지는 아직 1.2킬로 정도를 더 들어가야 한다.

 

 

 

 

푸른 숲, 맑은 공기 속을 상쾌한 기분으로 걷는다.

 

 

 

 

깊은 숲을 헤집어 가며 좁은 산길을 오르니~

넓고 푸른 산중 호수 하나가 눈 앞에 펼쳐진다.

 

 

 

 

내변산 계곡을 막은 "직소보"라는 이름의 호수다.

 

 

[직소보]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산 자락에

넓은 목재 데크 전망대가 근사하게 설치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눈에 들어오는 직소보 주변 풍광이

달력에서나 보던 스위스 경치만큼이나 멋지다.

 

 

 

 

○ 선녀탕~전망대~분옥담

 

 

직소보 전망대를 내려서서 푸른 숲길로 들어선다.

 

 

 

 

숲을 가로지른 데크 탐방로가 호수 물가를 따라 이어진다.

 

 

 

 

산길 구비구비마다 멋진 풍광이 계속 펼쳐져 온다.

 

 

 

 

직소폭포로 이어진 길목에 선녀탕 방향 이정표가 나타난다.

 

 

 

 

혹시라도 목욕 재계 중인 선녀라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잠시 선녀탕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선녀탕]

 

 

저 위, 직소폭포 쪽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작은 폭포를 이룬 선녀탕에는 그러나 선녀나 나무꾼은 보이지 않고

 

 

[선녀탕의 피라미들]

 

 

맑은 물 속을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피라미 때만 보인다.

 

 

 

 

선녀를 만나지 못한 허전한 마음을 달래며

다시 초록빛 숲길을 따라 직소폭포 전망대로 올라선다.

 

 

 

 

초록빛 신록에 물든 숲 너머 저 멀리에 폭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부안삼절(扶安三絶) 중 하나로 꼽힌다는 직소폭포다.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개성의 옛 이름 송도에 있는 것 중에~ 도저히 꺾을 수 없는 세 가지~

 

또는 가장 뛰어난 세 가지를 가리키는 송도삼절(松都三絶)로

개성의 박연폭포와 기생 황진이 도학자 서경덕을 꼽았다는데~

 

 

 

 

부안 출신, 신석정 시인이 송도삼절을 빗대어

내변산 직소폭포와 거문고와 시에 능했던 부안 출신 기생 매창(梅窓)~

 

 

 

 

그리고 매창과 사랑을 나누었던 당시의 시인(詩人)

"촌은 유희경"을 부안삼절(扶安三絶)로 불렀다고 한다.

 

 

 

 

그러니까 부안삼절(扶安三絶)이라는 말 속에는

변산지역의 수려한 자연과 애달픈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는 셈이다.

 

 

 

 

직소폭포 상부 전망대에서 하부전망대로 이어진 나무계단으로 내려선다.

 

 

 

 

하부 전망대에서 직소폭포 주변 계곡 풍광을 쫘악~ 훑어본다.

 

 

 

 

이곳 내변산 골짜기를 흐르는 계류가

아홉개의 아름다운 폭포와 소(沼)를 만들어 놓았는데~

 

 

 

 

구비구비 아홉 구비를 흐르며 만들어 놓은 그 비경들을

봉래구곡(蓬萊九曲)으로 부르고 있다.

 

 

 

 

제1곡 대소(大沼)를 지나온 물줄기가 작은 절벽을 만나

쏟아지는 직소폭포(直沼瀑布)를 제2곡이라 부르고

 

 

[왼쪽 소가 제3곡 분옥담]

 

 

직소폭포 아래에 만들어진 작은 소(沼) 분옥담(墳玉潭)을 제3곡~

그 아래의 선녀탕(仙女湯)을 제4곡이라 부른다고 한다.

 

 

 

 

계곡의 비경 분옥담(墳玉潭)을 한번 만나보기로 한다.

 

 

 

 

분옥담 위 계곡으로 내려가 수정처럼 맑은 물 속에

발을 담가 탁족(濯足)을 시작한다.

 

 

 

 

발로 전해지는 계곡물의 냉기에 온몸의 피로가 사르르 녹는 듯 하다.

 

물 속에 담근 사람들의 발을 구경이라도 하려는 듯

바위에 숨어있던 징거미 새우들이 한 마리 두 마리 기어 나온다.

 

 

[징거미 새우]

 

 

문득 황동규 시인의 시(詩) "탁족(濯足)"이 떠오른다.

 

" 휴대폰 안터지는 곳이라면 그 어디나 살갑다.

  아주 적적한 곳 늦겨울 텅 빈 강원도 골짜기도 좋지만,

 

  알맞게 사람 냄새 풍겨 조금 덜 슴슴한

  부석사 뒤편 오전(梧田)약수 골짜기

 

 

 

 

  벌써 초여름, 산들이 날이면 날마다 더 푸른 옷 갈아입을 때

 

  흔들어 봐도 안 터지는 휴대폰~

  주머니에 쑤셔 넣고 걷다 보면

 

  면허증 신분증 카드 수첩 명함 휴대폰

  그리고 잊어버린 교통 범칙금 고지서까지

 

  지겹게 지니고 다닌다는 생각!

 

 

 

 

  시냇가에 앉아 구두와 양말 벗고 바지를 걷는다.

 

  팔과 종아리에 이틀 내 모기들이 수놓은

  생물과 생물이 느닷없이 만나 새긴 화끈한 문신(文身)들!

      - 중략 -

 

 

[직소폭포]

 

 

○ 직소폭포~실상사

 

 

봉래구곡(蓬萊九曲) 중, 제3곡이라는 분옥담(墳玉潭)을 뒤로 하고

제2곡인 직소폭포 앞에 도착한다.

 

30m여 높이의 거대한 바위 암벽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직소폭포의 모습이 장관이다.

 

 

 

 

폭포 아래의 둥근 소(沼)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하여

직소폭포를 "실상용추(實相龍湫)"라고도 한다던가?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폭포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주변풍광이

변산팔경으로 뽑혔다는 직소폭포~!

 

 

 

 

그래서 "직소폭포"의 선경(仙景)을 보지 않고는

변산을 말하지 말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실상사지 미륵전]

 

 

직소폭포에서 하산하던 길에 실상사지를 만난다.

 

신라의 초의선사(草衣禪師)가 창건했다는 이 절은

내소사와 함께 내변산의 4대 사찰 중 하나였다는데~

 

 

 

 

한국전쟁 때 빨치산 토벌과정에서 불타버려

지금은 미륵전(彌勒殿)만 홀로 복원되어 외로워 보인다.

 

내변산 탐방센터에서 직소폭포까지 ~

첫번째 여정은 이처럼 시원하고 감칠 맛 나게 마무리된다.

 

자 다음 코스로 다시 달려가 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