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팔 안나푸르나, 랑탕 트렉킹

11.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11편 지누단다~톨카) ]

by 전태공 2019. 1. 10.

 

11.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11편(지누단다~톨카) ]

  

○ 지누단다~뉴부릿지

 

롯지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오전 8시경, 지누단다를 떠난다.

어제 오후, 노천 온천에서 피로를 싹~씻어 버린 탓인지 발걸음이 새털처럼 가볍다.

 

[지누단다에서 뉴브릿지로]

 지누단다로부터 뉴브릿지로 이어진 길은 가파른 돌계단 내리막이다.

조심조심 돌계단 길을 내려서서 계곡에 걸린 작은 나무다리하나를 건넌다.

도대체 누가 이런 산간벽지 오지에 집을 지어 놓았을까?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하얀 벽돌 벽에 나무껍질 지붕을 올린 시골집 하나를 지난다.

티없이 맑은 길을 걷다가 문득 뒤돌아본 풍경 속에 하얀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구름처럼 우뚝 솟은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봉이 장엄하게 앉아있다.

해발 7,219m의 안나푸르나 남봉과 해발 6,441m의 히운출리봉~

계속 뒤따라오며 손을 흔들어 주는 설산 모습이 그저 꿈결 속 풍경같다.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봉]

  

뉴브릿지 시골마을을 어슬렁거리며 지나온 길은

다시 계곡 쪽으로 잠시 내려서서 긴 출렁다리 하나를 건넌다.

○ 뉴부릿지~란드럭

 

심산유곡 깊은 산속을 파고드는 오솔길 옆으로

한국의 농촌마을과도 같은 풍경이 수채화처럼 펼쳐져 온다.

검은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가 하면

콩 타작하는 사람이나 채소에 물주는 사람도 간간히 눈에 들어온다.

길은 온갖 양치식물들이 정글을 이룬 잡목 숲으로 기어든다.

숲에서 울려 퍼지는 새소리가 요한슈트라우스 왈츠음악처럼 감미롭다.

안나푸르나 사우스(Annapurna South)봉이 째려보고 있는 계곡 빙하수가 우유빛이다.

[안나푸르나 남봉]

 

이름 모를 작은 폭포들이 눈 앞에 나타난다.

쏟아지는 폭포소리도 클래식 음악 선율을 닮아있다.

한 걸음 한 걸음 고도를 높여가던 길은

다랭이 논들이 춤추는 산 자락을 지나 란드럭마을로 들어선다.

[란드럭마을]

 "문 라잇 게스트하우스"를 알리는 간판 너머에 하얀 설산들이 뭉게구름처럼 떠있다.

고도 1,600m 부근에 둥지를 튼 작은 마을 란드럭의 경관 또한 정말 아름답다.

마을 어디서나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설산 모습에

감탄의 탄성이 저절로 쏟아진다.

빼어난 전망을 가진 란드럭에는 비교적 크고 아름다운 롯지들도 많다.

란드럭마을 구멍가게에서 신선한 생수를 한 보따리 확보한 후 길을 떠난다.

멀리 히운출리와 안나푸르나 남봉이 조망되는 아름다운 마을 란드럭~!

이제 그만 란드럭을 빠져나와 톨카로 향하는 오르막 길로 들어선다.

[란드럭마을]

○ 란드럭~톨카 

완만하게 오르던 오솔길이 노인의 주름살처럼 펼쳐진 다랭이논 지역을 파고든다.

발 디디기도 힘들어 보이는 이 엄청난 비탈에 누가 저런 다랭이 논밭을 일구어 놓았을까?

경이로운 마음에 자꾸만 발걸음이 멈추어지곤 한다.

길섶 작은 시골집 처마에 누렇게 여문 옥수수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다.

이곳 산촌사람들을 먹여 살릴 한겨울 식량이겠지....

설산이 시원스럽게 보이는 헛간 마루에 앉아있는 저 네팔 소녀의 꿈은 무엇일까~?

아름다운 주변 풍광만큼이나 해맑은 꿈을 가졌을 소녀의 은은한 미소가 참 예쁘다.

네팔에서 술을 빚거나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일종의 좁쌀인 고또 밭을 내려다보며 소로 길을 걷는다.

[고또밭]

 

뉴브릿지에서 란드럭마을을 거쳐 톨카로 넘어가는 산길이 꼭 우리나라 강원도를 닮아 있다.

다랭이 밭과 어우러진 산간마을 풍광이 끝도 없이 펼쳐져 온다.

구비구비 산길을 따라 끝없이 펼쳐져 오는 다랭이 논들이 환상적이다.

[다랭이 논]

  

여러 인종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로써, 2,500만명에 달하는 인구를 가졌다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나 포카라 등의 도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지만

이런 산간벽지에서 다랭이 논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네팔리들도 많다.

높은 산악지대가 많아 농경지가 부족한 상황이라

손바닥만한 땅만 있어도 이처럼 다랭이 논밭으로 개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리라.

쵸코렛 사탕 몇 개를 받아들고 흐뭇해하는 어린 소녀의 얼굴이 천진난만하다.

하루에 15~20달러를 받고 2~30킬로에 달하는 무거운 짐을 이마에 걸어 나르는 저 포터들~!

이마에 걸은 끈 하나로 저렇게 무거운 짐을 나른다는 사실이 아직도 잘 이해되질 않는다.

막바지 오르막 길을 힘겹게 올라서니 드디어 톨카마을이다.

시간을 보니 12시 20분경~ 그러니까 지누단다에서 4시간 여가 걸린 셈이다.

[톨카마을]

 

휴~ 고생한 다리에게 잠시 휴식을 주면서 찾아본 반 수세식 화장실이 참 재미있다.

[반 수세식 화장실]

  

이제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데우랄리를 거쳐 포타나로 가 봐야지...

 

<1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