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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1년도

정남진 장흥 둘러보기 3편

by 전태공 2012. 1. 12.




정남진 장흥 둘러보기 3편

○ 고마리까지의 해안 길 산책

아침 8시 정각 ~!
룻밤 신세를 졌던 정남진민박 집을 떠나 해안 길 산책에 나섰다.





이번 장흥 여행에서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아침 산책 길은
포마을에서 용산면 고마리까의 그림같은 해안 도로를 거친 후





다시 고읍천 뚝방 갈대길을 따라 천관산 아래까지
약 30리 길을 유유자적 걸어가는 코스였다.





토끼그림이 하늘에 그려져 있는 동네어귀를 지나
신정삼거리에서 관산방향으로 꺾어진 후





다시 정남진 표석이 있다는 죽청리 방향으로 좌회전을 하니
아름다운 득량만 바다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눈 앞에 펼쳐져 왔다.





득량만을 따라 이어져 나간 해안도로 주변은
눈길 가는 곳마다 모두가 한 폭의 그림이었다.





크고 작은 섬이 두둥실 떠있는 바다 저 멀리
고흥반도와 소록도를 연결하고 있는 소록대교도 가물가물 눈에 들어왔다.





물이 빠지면 모습을 내밀어 섬을 육지와 연결시켰다가
밀물 때, 물 속으로 숨어버려 다시 섬을 섬으로 만들어 버리는





한줄기 잠수도로와 이어진 이름 모를 무인도를 지나고 나니
길은 어느 듯 비 포장 자갈길로 변해 있었다.





하늘엔 회색 빛 구름으로 가득했으나
따뜻한 남쪽바다답게 바람결은 온화했다.





바다 위에 밭이랑처럼 떠있는 굴양식장 밭 옆에는
고기를 기다리는 정치망이 바다 풍광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었다.





키조개와 바지락, 피조개 등이 많이 잡힌다는 득량만을 따라 한 시간쯤 걸었을까
작은 배들이 몸을 쉬고 있는 아담한 포구하나가 눈앞에 나타났다.





아름다운 어촌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는 고마리포구였다.
이 고마리 포구 주변에서는 "하모"라고 부르는 갯장어가 많이 잡힌다는데



[고마리 포구 1]


청정해역에서 잡히는 이 갯장어 맛이 특히 좋아 그 동안 일본으로만 수출되던 귀하신 몸이었다고 한다.



[고마리 포구 2]


그래서 고마리 포구 앞으로 보이는 장환도라는 섬에서는 해
마다 갯장어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고읍천 뚝방길]


○ 고읍천 뚝방 갈대길 걷기

고마리에는 고읍천이라는 작은 하천 하나가 바다로 흘러 들고 있었다.
그 고읍천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뚝방길로 올라섰다.





부드러운 흙 길 좌우에는
갈 빛 갈대들이 바람에 사그락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고





파란 보리 싹이 솟아오르고 있는 밭이랑 너머 저 멀리로
나의 살던 고향같은 아늑한 마을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푸드드드~ 발자국소리에 놀란 참새들이 혼비백산하며 날아 올랐고
울창한 갈대 덤불 속에 몸을 감춘 온갖 새들이 찌루루~~지지배배~ 지줄대고 있었다.





♪ 갈숲에 이는 바람~ 그대 발자췰까? ♬
♪ 흐르는 물소리 님의 노래인가♩





가곡 "님이 오시는지`"를 흥얼거리며 걷는 발걸음은 새털처럼 가벼웠다.





해변 길을 걸으면서 아름다운 바다 풍광이 가득 밀려들어왔던 두 눈에는
이제 가을이 남기고 간 서정적인 갈대 풍광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멀리 보이는 천관산 능선은 부드럽게 출렁이고 있었고
끼룩거리며 산을 넘어온 한 무더기의 철새들이 유유자적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고읍천 하천을 따라 길게 이어져 온 뚝방길 끝 자락에서
천관산을 알리는 보랏빛 이정표를 만날 무렵 슬슬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까 삼십 리를 넘게 길을 걸어왔는데도
구멍가게 하나~ 만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만큼 오지 속에 남아있는 순박한 길을 걸어왔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천관산 외곽 길을 조금 오르다가 만난 석장승 밑에
오늘 점심식사를 할 식당이 예쁜 모습으로 숨어 있었다.





시간은 아직 11시 반을 조금 넘기고 있었지만
배가 고픈 순간에 만난 식당은 사랑하는 애인을 만난 것만큼이나 반가웠다.

<3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