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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3년도

계양산의 봄

by 전태공 2013. 4. 15.

계양산의 봄

 

 

"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

 

소월의 진달래꽃을 찾아 가까운 계양산을 올라본다.

 

 

 

 

인천 계양산은 산 높이가 해발 395m밖에 안되는

무명(無名)의 작은 동산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인천을 대표하는 진산(鎭山)이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알려주는 주산(主山)이기도 하다.

 

 

[봄 까치꽃(개불알꽃)]

 

 

계양산에 봄이 오면 영변의 약산만큼은 아니더라도

골골마다 연분홍 진달래꽃이 제법 피어난다.

 

 

[생강나무 꽃]

 

 

경인운하 다남교를 건너 들어선 등산로 초입에는

산수유를 닮은 생강나무 꽃이 노랗게 피어 있다.

 

 

[묵상동 솔밭길 안개]

 

 

심한 일교차 탓일까?

묵상동 솔밭 길에는 안개가 자욱하다.

 

 

 

 

졸졸거리며 흐르는 실개천을 따라

뽀얀 안개 속을 더듬으며 다가오고 있는 봄~!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운~” 봄 처녀처럼

계양산의 봄은 뿌연 아침안개 속으로 고요히 다가오고 있다.

 

 

 

 

울울창창(鬱鬱蒼蒼) 밀림을 이룬 묵상동 솔밭에는~

찬란한 아침 햇살이 빗살무늬 토기문양으로 산란되고 있다.

 

 

[묵상동 솔밭길 안개]

 

 

딱다구르르~! 딱다구르르~!

어디선가 오색 딱다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가 목탁소리처럼 들려오고

 

 

 

 

꿩~! 꿩~! 까투리를 찾는 장끼의 애절한 울음소리도 들린다.

 

 

 

 

솥밭길을 벗어나자~ 거짓말처럼 안개는 사라지고

봄처녀 치맛자락 같은 진달래꽃들이 산자락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봄 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봄은 진달래의 연분홍 빛과 민들레의 노란 빛을 앞세우고 있다.

 

 

[민들레 꽃]

 

 

나보기가 역겨워 가시는 님을

말 없이 고이 보내드리기 위해 피어오른 진달래는

 

 

 

 

그러나 중턱을 넘어서자 꽃샘추위에 밀린 진달래 꽃봉오리가

잠시 멈칫거리며 다소곳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높은 송신탑이 우뚝 서 있는 정상부분은

아직도 을씨년스러운 겨울 끝자락이 서성거리고 있다.

 

 

 

 

발 아래로 인천 계산동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멀리 서해 바다를 가로지른 영종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속세의 세계가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의 세상처럼 느껴진다.

 

 

 

 

비록 낮은 산일지라도 산(山)은 산(山)이고

물(水)은 물(水)이라고 했던 어느 고승의 말씀도 생각난다.

 

 

[냉이꽃]

 

 

4월 중순까지도 기승을 부리는 꽃샘추위~!

 

그러나 금년에도 봄은 어김없이 계양산 자락을 따라

사그락사그락 거침없이 다가오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