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및 해외여행기/2016년도

창경궁의 만추

by 전태공 2016. 11. 18.

창경궁의 만추

 

 

끝자락으로 달려가고 있는 가을~

 

"단풍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 돌아오니

 제집 담장 옆, 단풍이 가장 곱더라."는 옛말을 되새겨보며

 

 

 

 

해마다 가을 단풍을 만나던 창덕궁을 찾아본다.

아~ 그러나~ 창덕궁 후원 입장권이 벌써 매진이다.

 

 

 

 

어쩔 수 없이 창덕궁 후원 대신 창덕궁 인정전을 지나

후원입구 부근 샛문을 통해 창경궁으로 들어선다.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창경궁 가을이 화려하게 영접해준다.

 

 

 

 

붉게 물든 단풍잎이 창경궁 산책길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숲에서 활활 타오르는 가을불이 용광로처럼 뜨겁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 입고서~

 

 

 

 

저절로 콧노래가 쏟아져 나온다.

창경궁에서 만나는 가을이 너무도 곱다.

 

 

 

 

당나라의 두목(杜牧)이라는 시인이 "산행"이라는 시(詩)에서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서리에 젖은 가을 단풍이 이월 봄꽃보다 붉다."라고 노래했다는데

 

 

 

 

아닌게 아니라 봄날에 만났던 붉은 철쭉보다

가을에 만난 단풍이 더 곱고 더 붉은 듯 하다.

 

 

 

 

창경궁의 아름다운 호수 대춘당지 호반 산책길로 올라선다.

 

 

 

 

푸른 호수 가에 드리워진 붉은 단풍 잎에서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거울처럼 잔잔한 춘당지 호수 위에 붉은 가을이 출렁거린다.

 

 

 

 

다홍치마를 걸친 가을이 호수에 비쳐진 얼굴에 연지곤지를 찍는다.

 

 

 

 

붉은 가을 단풍열기에  놀란 원앙새들이 파드득 날갯짓을 한다.

 

 

 

 

대춘당지를 가로지른 발걸음을 소춘당지로 돌려본다.

 

 

 

 

새소리 ~ 바람소리~ 바스락대는 낙엽소리~

소춘당지에도 붉은 가을이 흐드러져 있다.

 

 

 

 

참~ 아름답다. 가을이 이처럼 예뻐도 되는거야~!

나도 모르게 감탄의 탄성아 쏟아져 나온다.

 

 

 

 

거대한 노거수(老巨樹)의 높은 가지 위에

와글~와글~ 모인 붉은 단풍잎들이  화려한 가을을 합창하고 있다.

 

 

 

 

깊은 산~ 깊은 계곡~ 산사(山寺)에서 오셨을 스님께서도

궁궐 단풍의 아름다움에 놀라 걸음을 멈추셨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물 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만월(滿月)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던

 

 

 

 

평소 좋아하는 김재진시인의 싯구절이

훠이~훠이~ 바람처럼 단풍 숲에서 바스락거린다.

 

 

 

 

궁궐을 온통 붉게 물들인 단풍나무들~

그런데 단풍나무과의 나무 종류도 많다고 하지~

 

 

 

 

단풍 잎 둘레가 갈라져 뾰족뾰족 나온 걸 세어 보라고 한다.

 

 

 

 

뾰족뾰족 나온 것이  세 개면 신나무고 다섯 개면 고로쇠나무며

 

 

 

 

일곱 개면 단풍나무, 또 아홉 개면 당단풍나무~

열한 개면 섬단풍나무라고 했던가~!

 

 

 

 

사그락~사그락~ 낙엽밟는 발걸음 뒤를...

 

 

 

 

구르몽의 시(詩)도 졸래~졸래~ 따라온다.

"시몽~ 너는 아느냐 낙엽밟는 발자국 소리를~"

 

 

 

 

해마다 가을이면 이렇게 고궁을 걸어보면서

이 세상 어느 누구 부럽지 않은 행복한 순간을 가져보곤 한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그렇게 걷는 발걸음이 아닌게아니라 새털처럼 가볍다.

 

 

 

 

바스락거리는 낙엽밟는 발자국 소리가

열심히 살아온 지난 여름을 격려해주는 소리같다.

 

 

 

 

궁궐의 가을은 언제 만나봐도 이처럼 화려하고 아름답다.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보석같은 가을~ 창경궁의 만추~!! 

만추의 가을을 살고 있는 내 인생도 창경궁의 만추처럼 아름답고 싶다.

 

 

 

 

문득 학창시절 좋아했던 팝송 ~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닌 대답(Blowin' in the Wind)"

아름다운 노래 가사 한 구절이 떠오른다.

 

 

 

 

♬ 사람이 얼마나 먼 길을 걸어봐야 삶을 깨닫게 될까. ♪

♩ 사람이 하늘을 얼마나 올려다 봐야 진정한 하늘을 볼 수 있을까. ♬

 

 

 

 

♪ 친구여, 그 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 ♩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지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