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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3년도

진안 고원마실길 트랙킹 [2편]

by 전태공 2013. 3. 11.

 

진안 고원마실길 트랙킹 [2편]

 

 

○ 은안마을~흙두고개

 

 

지대가 높은 곳으로 북한 개마고원과 쌍벽을 이룬다는 진안고원~!

이 진안 고원의 평균고도는 해발 400m에 이른다고 하며

 

 

 

 

골골마다 숨어있는 100여개의 마을들과 50여개의 고개들이~

마을 길, 숲길, 고갯길, 물길 등으로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은번마을과 원반송마을 사이에는 흑두고개가 가로막고 있다.

찻길이 없는 이 곳은 두 발로 걸어야만 넘을 수 있는 흙 고개다.

 

 

[은반송 마을로 가는 길]

 

 

고갯길에는 부드러운 솔고루와 낙엽들이 빈틈없이 깔려

오르는 발 걸음을 더욱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흑두고개]

 

 

흑두고개를 넘어서 만난 작은 방죽 하나를 지나

좁은 논두렁 길로 좌회전, 마을로 들어선다.

 

 

 

 

첩첩산중 두메산골이라서 그럴까?

 

코로 스며드는 공기가 아침이슬만큼처럼 상큼하다.

또한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경 모두가 그저 티없이 순수하게 보인다.

 

 

 

 

○ 은반송마을

 

 

아련한 추억처럼 산 자락 사이를 헤집고 뻗어나간 시골 길~

깊은 산중 시골 길은 이처럼 번잡하지 않아서 참 좋다.

 

 

 

 

마을 앞 냇가, 소반 바위 옆에 서있는 한그루 소나무 때문에

마을 이름에 반송(盤松)이라는 말이 들어갔다는 원반송마을~~

 

 

[은반송 마을]

 

 

마을에는 멋진 노송 한그루가 서있긴 했지만

 

반송(盤松)이라는 마을 이름을 갖게 해준 그 소나무는

이미 오래 전에 고사했다는 아쉬운 소식을 마을사람이 전해준다.

 

 

[은반송 마을 노송]

 

 

마을 앞 냇가에는 수정처럼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작은 실개천처럼 보이는 이 개울이 섬진강을 시작하는 최상류 물줄기란다.

 

 

[마을 앞 섬진강 상류 뮬줄기]

 

 

상류 8km 지점에 있다는 발원지 "데미샘"에서 시작된 섬진강 물줄기가

 

 

[섬진강 상류]

 

 

마을 앞을 지나 광양까지 500리를 흘러간다니~

그저 경이롭게만 느껴진다.

 

 

[은반송 마을]

 

 

천변에는 이성계를 반대한 고려 말, 충신 최양 선생의 유허비도 서있고

학남정과 개안정이라는 두 정자도 느티나무 숲과 잘 어우러져 있다.

 

 

[유허비]

 

 

○ 은반송마을~석전마을

 

 

은반송마을을 떠나 석전마을로 이어진 들길로 올라선다.

세차게 불어오는 싸늘한 꽃샘바람이 온 몸을 휘감아 온다.

 

 

[석전마을로 가는 들길]

 

 

문득 걸음을 멈추고 마을 쪽으로 뒤돌아 서본다.

 

멀리 하얀 상고대를 머리에 인 백발의 덕태산과 시루봉이

좌청룡 우백호처럼 마을을 굽어보고 있다.

 

 

 

 

양력으로는 춘삼월이지만 아직 들녘을 서성거리고 있는 꽃샘 바람은 매섭다.

 

 

[석전교]

 

 

석전교를 건너니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하나가 또 나타난다.

 

 

[석전마을]

 

 

밭에 돌이 많아 석전(石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마을에는~

지금 스무가구 정도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 석전마을~무등마을~뚝방길

 

 

석전마을을 지난 마실 길은 다시 무등마을을 지나

농부들의 애환과 땀이 배어있을 뚝방 길로 올라선다.

 

 

[무등마을]

 

 

뚝방 아래를 흐르는 작은 냇물 또한 섬진강 물줄기다.

은반송 마을을 지나온 섬진강 상류가 지금 무등마을 앞을 흐르고 있다.

 

 

[섬진강 상류 물길]

 

 

작은 실개천으로 흐르는 섬진강 상류의 이 물줄기를~

"김용택"시인은 전라도 구석구석을 누비는 실핏줄이라고 노래했었다.

 

 

 

 

멀리~ 하얀 상고대를 머리에 인 산봉우리 아래로~

문득 "김용택"시인의 시(詩) "섬진강" 한 구절이 들바람에 실려온다.

 

 

[덕태산 상고대]

 

 

『섬진강』 - 김용택

 

 

"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 가도 퍼 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

 

 

 

 

 "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시루봉 상고대]

 

 

 " 흐르다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뭉특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섬진강 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 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이정표]

 

 

○ 1코스 종점 원덕현마을로

 

 

강변을 지나온 길은 백운교 앞에서 차도를 건너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선다.

이 언덕만 넘어서면 이제 1코스 종점, 원덕현마을이다.

 

 

 

 

논두렁 밭 두렁을 지나니 금방 원덕현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이련한 고향마을 같은 마을이다.

 

 

[원덕현 마을]

 

 

동구 밖 상여 집을 지나 들어선 동네 골목길 여기저기에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낡은 시골집들이 즐비하다.

 

 

[원덕현 마을 돌담]

 

 

아홉마리 용이 노적봉을 감싸고 있는 구덩이가 있었다 하여

마을 이름을 "구룡촌(九龍村)"으로 부르다가

 

 

[1구간 종점 지도]

 

 

고개 너머 구신리로 넘어가는 덕(德)고개에서 이름을 따

원덕현(德峴)으로 마을이름을 고쳐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고개 하나를 넘을 때마다 이제 어떤 마을이 나타나줄까?

 

가슴 두근거리게 만들어 주었던 진안 고원 마실길~!

1구간 트렉킹은 이제 여기에서 그만 끝내야 한다.

 

 

 

 

바람소리, 새소리를 벗 삼아 걸어왔던 꿈결같았던 그 길을

이제 그만 멈추고 뒤돌아서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저 아쉬운 마음뿐이다.

 

 

 

 

비록 제주도 올레 길만큼의 멋진 경치는 없었어도~

 

빠르게 달리면서 결코 볼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쉬엄쉬엄 느리게 걸으며 만나볼 수 있었던 길~!

 

 

 

 

순박한 촌색시같은 산골 길과 헤어져야 하는 아쉬운 마음을~

마을 삽살개까지 섭섭해하며 컹컹거리며 짖어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