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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 랑탕 트렉킹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4편]

by 전태공 2014. 3. 5.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4편]

(데우랄리~반탄티~타다파니~추일레)

 

 

○ 데우랄리~반탄티

 

 

데우랄리를 지난 길은 이제 가파른 내리막 돌계단으로 변한다.

 

 

[타다파니로 가는 길]

 

 

내려가는 것은 오르막에 비해 누워 떡 먹기 만큼이나 쉽고 편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최종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가 해발 4,130미터에 위치하고 있어

가다가 내려간 고도만큼은 반드시 다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울울창창 우거진 숲길 좌우로 작은 폭포도 나타나고~

 

 

 

 

네팔국화 랄리그란스나무 숲이 줄지어 계속 나타난다.

 

 

 

 

반탄티계곡의 높은 바위지대를 지날 무렵

바위 틈 곳곳에 피어있는 보랏빛 야생화들이 눈을 황홀하게 만든다.

 

 

 

 

제비꽃 모양의 이 깜찍한 야생화 이름은 뭘까?

 

 

 

 

궁금해하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 높은 곳으로부터 하염없이 물줄기만 쏟아져 내린다.

 

 

 

 

깎아지른 듯한 협곡 아래에 둥지를 튼 마을 하나가 나타난다.

오늘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 반탄티 마을이다.

 

 

<[반탄티 마을]

 

 

개울에 걸린 작은 나무다리 건너

선 라이스(Sun Rise)롯지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주문한다.

 

 

[반탄티 마을]

 

 

맛이 그렇고 그런 네팔음식의 메뉴들~

딱히 이거다 하고 호감이 가는 메뉴가 별로 없어~식사 때마다 메뉴를 고르는 일이 고역이다.

 

그러나 음식주문을 하질 않으면 동행한 포터들의 식사제공까지 안되니 주문을 거를 수도 없다.

 

 

 

 

○ 반탄티~타다파니

 

반탄티를 뒤로 하고 오늘의 숙박지인  "타다파니"를 향해 다시 출발한다.

 

 

 

 

돌계단과 흙 길이 번갈아가며 반복되던 길은

빽빽한 랄리그란스 나무 숲을 파고들며 계속 내려간다.

 

 

 

 

파란 이끼에 뒤덮여있는 나무 가지들~

나뭇가지를 휘감고 축 늘어져 너풀거리는 넝쿨식물들~

 

영화 아바타에서나 보던 그런 환상의 장면들이 계속 눈 앞에 펼쳐진다.

 

 

 

 

산마루 위에 조성된 포터 쉼 터가 나타난다.

짐나르는 포터들을 위해 트레킹코스 곳곳에 이런 쉼 터가 마련되어 있다.

 

 

[포터 쉼터]

 

 

길섶에 외롭게 졸고 있는 허름한 롯지 하나가 나타난다.

숙박과 식당, 구멍가게를 겸하는 롯지다.

 

포니 서비스(Pony Services)라는 글씨를 보니

이 롯지에서는 트레킹용 말, 소개까지 하고 있는 것 같다.

 

 

[생츄어리 롯지]

 

 

초록빛 잎이 싱그럽게 보이는 대나무 지대를 지난다.

 

 

 

 

대나무와 양치식물 사이에 숨어있는 고목 나무 등걸이

앞발과 머리를 든 짐승모습과 꼭 닮아있다.

 

 

[짐승모양의 고목나무 등걸]

 

 

이제 내리막은 끝나고 다시 오르막 돌 계단이 시작된다.

휴~ 또 오르막이라니~ 잠시 내리막에 길들여진 다리가 아우성을 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오르막 길~! 한 걸음 한 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안간힘을 다하며 한시간 쯤이나 올랐을까?

 

 

 

 

드디어 "타다파니"마을이 짠~하고 그 모습을 나타낸다.

 

네팔 말로 물이 귀한 마을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타다파니"~

해발 2,630m의 고지대 마을이니 물이 귀할 수밖에 없겠다.

 

 

[타다파니 마을]

 

 

히말라야 투어리스트 롯지에 여장을 푼다.

짙어진 운무에 주변 풍광은 아무 것도 안보인다.

 

미리 주문해야 하는 저녁식사로 200루피짜리 "삶은 감자"만 시켜놓고

숙소에서 건조김치를 넣은 양송이스프를 끓여 미리 배를 채운다.

 

 

[히말라야 투어리스트 롯지]

 

 

밤이 되니 전혀 난방이 안되는 숙소가 너무 썰렁하고 춥다.

그래도 이 롯지엔 다른 곳에서 구경하기 힘든 손바닥만한 이불이라도 준다.

 

카트만두에서 사온 영하 20도를 견디는 오리털 침낭을 펴고

등과 발에 "핫팩"을 붙인 후, 잠자리로 기어든다.

 

 

[롯지 침실 내부]

 

 

○ 타다파니의 아침

 

 

트레킹 4일차 아침~! 와~우~

갑자기 들려오는 환호성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후다닥 밖으로 나가본다.

 

 

[타다파니의 아침]

 

 

세상에나~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마차푸차례봉이

손에 닿을 듯한 가까운 곳에 우뚝 솟아있다.

 

 

[안나푸르나 남봉, 히운출리, 마차푸차레]

 

 

아니 이럴 수가~ 저 설산들이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니~?

 

어제 이곳에 들어올 때는 짙은 운무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질 않았는데~

아침에 보니 병풍처럼 늘어선 설산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안나푸르나 남봉]

 

 

잠시 후, 동쪽하늘에서 아침해가 떠오른다.

 

 

[타다파니 마을의 일출]

 

 

동녘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아침 해~

하얀 설산 옆에서 맞이하는 일출이라서 그런지 더욱 더 운치가 있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 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박두진 시인의 시 한수를 읊는 사이~

아침해가 두둥실 설산 위로 떠오르고 만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세면장으로 간다.

 

전력사정이 열악한 이곳에서는

지붕에 설치해 놓은 태양광전기로 뜨거운 물을 만들어 쓴다.

 

 

 

 

어제 태양광전기로 데워 놓은 따뜻한 물은 이미 고갈된 후라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물밖에 나오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물 티슈로 두어 번 닦는 고양이 세수만 하고 만다.

 

 

 

 

서울 소식이 궁금해 스마트 폰을 켜본다.

로밍을 해 놓았는데도 산간오지라서 그런지 전혀 터지질 않는다.

 

이 경우에도 돈을 주고 롯지의 와이파이를 사용해야 한다.

 

 

[안나푸르나 남봉]

 

 

카메라 배터리도 한 개당 100루피를 주어야 충전할 수 있다.

문명의 사각지대에서 문명을 누려 보리는 일이 정말 힘들고 피곤하다.

 

 

 

 

○ 타다파니~추일레

 

안나푸르나 남봉의 빼어난 자태를 두 눈에 담으며 타다파니를 떠난다.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는 안나푸르나 남봉 정상에서는

뽀얀 눈보라가 안개처럼 휘날리고 있다.

 

 

[바람에 날리는 안나푸르나 남봉 정상의 눈]

 

 

타다파니를 떠나온 길이 빽빽한 정글 숲을 파고든다.

 

 

[정글]

 

 

정글 숲을 빠져 나오니 옹기종기 모여있는 네팔 산촌마을이 나타난다.

 

집 처마에 걸린 탱글탱글 여문 누런 옥수수들~

옥수수 아래로 안나푸르나 남봉이 삐쭉 고개를 내밀고 있다.

 

 

 

 

건너편 산 자락에 층층계단을 이룬 다랑이 논들이 경이롭다.

 

산비탈에 일구어 놓은 층층 다랑이 논에서

손바닥만한 땅까지 소중히 여기는 산악국가 네팔의 정서가 느껴진다.

 

 

[추일레 건너편으로 보이는 계단식 논]

 

 

빨래를 널어 놓고 담소를 나누는 부녀의 모습에서

이 세상 어디에서나 비슷할 것 같은~ 소박한 사람들의 행복한 삶의 모습을 본다.

 

 

[네팔 사람들]

 

 

폐교로 보이는 건물 운동장 앞을 지난다.

 

 

[폐교]

 

 

안나푸르나 남봉을 향해 활짝 핀 장미꽃 한 송이가 참 예쁘다.

 

 

[장미 아래로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

 

 

소녀 하나가 밭에서 수확한 네팔 오이를 손질하고 있다.

 

 

[네팔 오이를 다듬는 소녀]

 

 

펄럭이는 오색 타루초 아래로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

 

구름인지~ 안개인지~

설산에 베일처럼 드리워진 하얀 운무가 그저 신비스럽다.

 

 

 

 

가보지 않는 미지의 길~ 앞으로 다가올 트레킹 코스가

베일에 가린 설산만큼이나 기대가 크다.

 

 

 

 

 

추일레를 지났으니 앞으로 만날 곳은 구루중이다.

이제 구루중에 산다는 구릉족을 만나러 가봐야지~! 

 

 

 

<4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