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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경기도 인천지역 섬

소무의도(小舞衣島) 산책

by 전태공 2012. 3. 14.




작년에 연육 인도교도 설치되었다는 소무의도를 찾아 나섰다.
먼저 공항고속도로를 달려 영종도로 들어갔다.





공항고속도로 신불I/C에서 영종도 남쪽 해안도로로 빠져 달리다가
누에가 기어가는 형상의 포구라는 "거잠포"에서 좌회전을 했다.





해안 연도교를 지나 누에머리처럼 생겼다는 섬, 잠진도(蠶津島) 선착장에서
도선, 무룡호에 올라타고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으로 건넜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춤을 추었다는 섬, 무의도(舞衣島)의
실미도 삼거리를 지나 섬 끝 마을, 샘꾸미 앞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경이었다.



[소무의도 연육 인도교]


샘꾸미 앞에는 하얀 다리 하나가 오작교처럼 걸려있었다.





작년 4월에 준공했다는 이 다리는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인도교였다.





작년 3월까지만해도 소무의도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무의도 샘꾸미 선착장과 소무의도 떼무리 선착장 사이를 오가던 종선을 이용해야 했으나





폭 3.8미터에 길이 414미터의 이 인도교가 설치된 덕분에
이제 소무의도는 아무 때나 걸어서 오갈 수 있는 섬이 되었다.





연육 인도교로 올라서서 느릿느릿~ 건너기 시작했다.
두 섬 사이, 좁은 해협에는 거센 조류가 흐르고 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곳의 풍광은 어느 곳이든 모두 다 아름답지만



[무의도 샘꾸미 마을]


"소무의 인도교" 중간쯤에 서서 바라본 풍광은 더욱 더 감칠 맛이 났다.





동서남북 사방팔방에 모두 다른 모습의 멋진 수채화가 그려져 있었다.





다리 아래에선 파란 바닷물이 출렁거리고 있었고 하늘에는 하얀 갈매기가 날았다.



[소무의도 떼무리 포구]


다리를 건너 소무의도 떼무리선착장으로 들어섰다.
물이 빠진 개펄에는 10여척의 어선이 하릴없이 졸고 있었다.





소무의도 떼무리 마을은 그때 그 시절 모습 그대로 시간이 멈춰 있었다.
석축 위에 지어진 작은 슬레이트 집은 낡아있었고



[소무의도 떼무리 마을]


마을 사이로 이어진 골목 길은 좁았으며 전선줄은 무질서했다.



[떼무리 마을 골목길]


떼무리마을을 가로지른 소무의로 골목길은 삐뚤빼뚤 했지만
그래도 선이 또렷하게 정돈된 현대식 마을보다는 더 정겨웠다.



[언덕에서 돌아본 떼무리 마을]


떼무리마을을 지나 올라선 언덕 위에는 작은 교회 하나가 서있었다.
언덕 너머에는 또다른 동네, 뒷골 마을이 숨을 죽이며 숨어있었다.



[소무의도 뒷골 마을]


멀리 인천대교와 송도신도시 마천루들이 아스라이 수평선 위에 가물거렸다.
뒷골마을 역시 오랜 연륜을 이기지 못하고 쇠락해가고 있었다.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8㎞ 떨어져있다는 소무의도~!
해안선 길이를 모두 합쳐봐야 2.5㎞정도로 오리가 조금 넘는 작은 섬이다.



[뒷골 마을 폐가]


지금 고기잡이를 하며 살고있다는 4~50세대, 90여명의 섬 사람들은
그래도 행정구역이 인천직할시 중구 용유동에 속한 어엿한 인천시민들이다.



[텃발에 강낭콩을 심던 마을 할머니]


작은 텃밭에 강낭콩을 심고 계시는 어느 할머니를 만나 예기를 들어보니
소무의도가 지금은 비록 쇠락한 섬마을이 되어버렸지만



[뒷골 마을 폐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소무의도는 내노라 하는 부자마을이었다고 한다.



[뒷골 마을 해변]


고기와 새우가 많이 잡혀 황금어장을 이루었던 소무의도 앞 바다에는 
떼로 몰려든 안강망어선들로 항상 붐볐고



[뒷골 마을 전경]


덕적도와 자월도를 오가던 크고 작은 어선들이 들락거려
늘 활기 차게 흥청거리던 풍요로운 섬이었다고 한다.





눈 앞에 있던 황금어장이 먼 바다로 떠나버린 지금~
섬 주민들 역시 하나 둘, 섬을 떠나버려 마을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지만



[뒷골 마을 폐가]


소무의도 원주민들은 문득문득 "아~ 옛날이여"를 외쳐보며
결과도 같았던 지난날을 그리워 한다고 한다.





낡은 빈집 하나를 구해 혹시 작은 집이라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사람이 떠나버린 빈집에 대해 할머니께 물어보았다.



[해안길]


그러나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빈집들 소유권은 
이미 외지사람들에게 넘어간지 오래고
시세 또한  평당 2~3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단다. 





와~ 이런 오지 섬마을, 폐가들이 그렇게나 비싸다니~ 
화들짝 놀라는 마음과 함께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까지 들었다.



[무의 바다누리길 조성사업 플래카드]


무의 바다누리길을 조성 중이라는 플래카드를 지나 해안 길로 들어섰다.
4월쯤, 4.3km 정도의 바다누리길이 완성되고 나면 또 하나의 멋진 올레길이 생길 것 같다.



[해녀도]


하얀 굴껍질이 모래처럼 깔린 해변을 가로질러 
갯바위 지대로 들어섰다.



[소무의도 갯바위 지대]


오른쪽으로 물질을 하던 해녀들이 쉬던 해녀섬이 눈에 들어왔다. 
갯바위에는 싱싱한 굴들이 바글바글 붙어있었다.





썰물이 되어야 바닷가를 따라 섬을 한바퀴 돌아볼 수가 있는데
슬슬 밀물이 시작되고 있어 발길을 다시 마을쪽으로 되돌려야 했다.





폐교된 소무의도 분교의 낡은 건물을 지나 귀로에 올랐다.





해가 져서 뱃길까지 끊겨버리면 긴급환자가 생겨도 속수무책이었고
식수가 떨어져도 방법이 없었다는 소무의도~!



[떼무리 포구]


이제 이 연육 인도교가 생겼으니 그런 불편에서 벗어나겠지~!





200여미터 떨어진 무의도와 연결된 이 "소무의 인도교"는 그래서
그 동안 소무의도 사람들이 간절하게 바랐던 숙원이었다고 한다.





6~70년대 시간 속에 그대로 멈춰있는 소무의도 떼무리마을 선착장에는
바다낚싯대를 드리운 태공 하나가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고



[인도교 교각 공사 당시의 모습]


[인도교 완공후]


봄이 아른아른~ 건너오고 있는 듯한 "소무의 인도교"는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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