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불어사는 세상/천안전씨 59회

일중마을 1

by 전태공 2012. 1. 18.



일중마을 1

작은아버지께서 하늘나라의 부르심을 받으셨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흘렀다니 세월이라는 놈이 빠르긴 정말 빠르다.



[작은 아버님 댁 대문]


7월 11일 일요일, 작은아버지의 첫 추도식 참석을 위해
토요일, 어머니와 두 작은어머니를 모시고 작은아버지께서 홀로 사셨던 일중마을로 달려갔다.



[작은 아버님 댁 마당]


일요일엔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어머니와 세분 작은 어머니 등, 네 분 어르신을 모시고 뒷산 산소부터 올랐다.



[산소를 오르시는 어머니와 두 작은어머니]


그렇게 가파른 비탈이 아닌 듯 한데도 손에~손에 나무지팡이를 들고
오르막을 힘겨워 하시는 네 분의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일중마을에서 만난 집]


마을 끝에 옛이야기처럼 서있는 쇠락한 시골집 하나를 지나
구불구불 산으로 기어오르고 있는 시멘트 길을 따라 쉬엄쉬엄 산길을 올랐다.



[일중마을에서 만난 집 2]


하얀 칡 꽃이 피기 시작한 무성한 칡 넝쿨 사이사이에선
주저리주저리 열린 산 딸기들이 검붉게 익어가고 있었고



[산 딸기]


산 거미 한 마리가 풀잎에 붙어 꾸벅꾸벅~ 오수를 즐기고 있었다.
하늘엔 회색 구름이 가득했고 산에는 검푸른 초록빛이 가득했다.



[산 거미]


푸른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감나무 바로 옆에
작은아버지가 계시는 하얀 대리석 납골당이 무겁게 앉아있었다.



[가족납골당 전면]


작은 아버님~! 그 동안 잘 지내셨지요? 장조카 인사드립니다.
작은 아버님께서 떠나신지 벌써 1년이 되었네요.



[가족납골당 후면]


작은 아버님의 그 인자하신 미소가 정말 그립고 그립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명복을 누리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어머니와 함께]


간단한 참배를 드리고 나서 들깻잎과 취나물 순을 한아름 꺾고 들고 산을 내려와
다시 시골집 대문을 들어섰다.



[작은아버지 댁 대문, 오른쪽]


언제나 맨발로 달려나와 반겨주시던 작은 아버님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마당 옆 헛간에는 살아 생전에 사용하셨던 농기구들이 주렁주렁 걸려있었다.



[헛간에 걸려있는 농기구]


누렁이 한 마리가 한가롭게 되새김질하고 있던 외양간은 텅 비어있었고
작두로 쑹덩~쑹덩~ 풀을 썰어 쇠죽을 끓이던 가마솥 역시 덩그러니 비어있었다.



[일중마을에서 만난 집 3]


작은아버지의 빈자리가 집안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야생화]


저녁식사 전, 잠시 동구 밖 당산나무로 산책을 나섰다.
퇴색한 담장 밑에 피어있는 붉은 야생화가 무척 운치가 있었다.



[당산나무와 일중정]


당산에는 수 백년 묵은 느티나무 한그루가
작은 정자, 일중정(日中亭)을 품에 안고 마을 초입을 수문장처럼 지키고 서있었다.



[마을 앞 섬진강 상류]


전라도 싯핏줄처럼 마을 앞에 흐르고 있는 섬진강 상류 맑은 물에는
수 많은 피라미 떼들이 수면을 박차며 꼼실꼼실~ 메뚜기처럼 튀어 오르고 있었다.



[다슬기를 잡고 있는 아주머니]


여울 저 아래에서 다슬기를 잡고 있는 아주머니 한 분을 내려다 보며
마을 사람들이 횟다리라고 부르는 다리 건너편 작은 콩밭에서 일중마을을 조망해보았다.



[일중마을 전경 1]


작은아버지께서 터를 잡고 계셨던 일중마을의 풍광은 언제 보아도 한 폭의 수채화였다.



[마을 앞 냇물]


회문산 자락을 등에 지고 맑은 섬진강 상류를 앞에 거느린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아름다운 마을 일중리는



[일중마을 전경 2]


언제나 가슴 뭉클한 향수를 불어 일으켜주는
시골처녀와도 같은 전형적인 고향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집 앞 우물]


당산나무를 지나 좁다란 마을 길을 서두르지 않고 걷다가
접어든 작은 골목 길들은 하나같이 완만한 비탈이 되어 오르고 있었고 작은 우물을 지난 자리에 대문이 서있었다.



[뒷 마당 들깨 밭]


마당에 멍석대신 비닐 깔개를 깔아놓고 저녁식사가 차려지기 시작했다.



[마당에 차려지는 저녁상]


자리 옆에 알싸한 모깃불만 한 무더기 피워 놓는다면
시(詩) 구절과도 같은 멋진 시골의 여름 밤이 그대로 그려질 것만 같았다.



[저녁식사 1]


냇가에서 잡아온 다슬기와 아욱이 어우러진 푸르스름한 다슬기 국은
시원스런 맛과 함께 토속적인 감칠맛을 주었다.



[저녁식사 2.. 파란 다슬기 국]


울타리 가에 오글오글 떼지어 모여 있는 토종꿀벌들도
조금 전에 넣어준 한 종지의 꿀로 저녁식사를 하느라 바빴다.



[마당가의 토종꿀벌]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사촌동생의 벌침(봉침) 시술이 시작되었다.
팔목이 시큰거린다고... 삐었던 발목이 뻐근하다고....



[벌침(봉침)]


만병통치약으로 생각을 하시는 것일까? 벌이 쏘는 따끔한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다투어 벌침을 맞으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에서 건강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느껴졌다.




마당에서는 도란도란~ 정겨운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오갔고
경쟁을 하며 봉침 시술을 받은 어르신들의 팔 다리에는 꼬물거리는 벌침이 무수히 박혀 있었다.



[해바라기]


해바라기 꽃이 예쁘게 피어있는 이웃집 외양간에서는
순하디 순한 눈망울을 껌벅거리는 젊은 소들이 저녁 여물을 달라며 음메~ 음메~ 보채고 있었다.



[이웃집 외양간]


일중마을의의 첫 밤은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1편 끝>

'더불어사는 세상 > 천안전씨 59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여행계획  (0) 2012.01.20
일중마을 2  (0) 2012.01.19
2009년 6월 6일 천안전씨 안양모임 사진  (0) 2012.01.17
일중리 모임 후기  (3) 2012.01.17
괴산 선유구곡 야유회  (0) 2012.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