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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기/중국 계림

중국 계림 여행기 ⑧편 [천산(穿山)공원과 우산(愚山)공원]

by 전태공 2011. 12. 31.

중국 계림 여행기 ⑧편 [천산(穿山)공원과 우산(愚山)공원]

[천산(穿山) 공원]
  

세외도원을 뒤로 하고 계림으로 달려가는 길섶에는 붉은 색 유도화가 곳곳에 피어있었다. 

보기에는 무척 예뻤지만 꽃잎에 맹독이 들어있어 유도화 꽃이
사약(死藥)의 원료로 사용되었다는 예기를 듣고 예쁘다는 생각이 싹~ 가셔 버렸다.



[천산(穿山)에서의 조망 1]


우리 나라 제주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계림시로 다시 돌아와
어느 한식당에서 고향친구만큼이나 반가운 구수한 된장찌개와 김치를 만나 포식을 했다.



[천산(穿山)에서의 조망 2]


잠시 떨어져 있어봐야 소중했던 것들의 그 빈자리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불과 며칠동안 떨어져 있었을 뿐인 된장찌개와 김치가 이렇게나 반가운 것을 보면




우리의 전통음식인 된장찌개와 김치가 얼마나 우리의 식생활에
크고 소중하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증명해주고도 남았다.



[천산(穿山)에서의 조망 3]


점심을 마친 후, 산과 물과 동굴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는 천산(穿山)공원을 향해 달려갔다.
해발 224m 높이의 천산(穿山)공원을 오르는 길 역시 가파른 돌계단으로 시작되었다.



[건너편 탑산 위의 수불탑]


건너편 탑산(塔山)꼭대기에 서있는 아름다운 7층 수불탑(壽佛塔)을 바라보며 올라선 천산(穿山) 중턱에는
복파장군이 쏜 화살이 뚫고 지나갔다는 거대한 동굴이 뻥~ 뚫려있었고



[복파장군이 쏜 화살이 뚫고 지나간 자리라는 천산(穿山) 동굴 1]


뻥~ 뚫려있는 동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흘린 땀을 말끔하게 씻어주었다.



[천산(穿山) 동굴 2]

그림과도 같은 계림 시내 풍광을 멀리 내려다 보며 동굴 모서리 오른쪽 돌계단으로 올라
미로처럼 뚫려있는 바위 굴을 지나니 작은 광장이 하나 나타났고



[동족처녀들의 환영노래]

광장에서는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중국 동족처녀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다가
자기네 전통 노래를 불러주면서 사람들을 열렬이 환영해 주었다.



[동족처녀들의 죽간무]


노래를 끝낸 동족 처녀들은 다시 두 개씩의 대나무 장대를 들고 나와
대나무 끝을 양쪽 손에 잡고 딱~딱~! 따닥~ 따닥~! 대나무와 바닥을 엇갈려 치면서

엇갈리는 대나무 사이에 발을 넣었다가 빼는 동작의 죽간무(竹竿舞)를 펼치기 시작했다.



[관광객의 죽간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필리핀의 대나무 춤, 티니클링(tinikling) 처럼
젊고 아름다운 동족 처녀들이 추는 죽간무(竹竿舞) 율동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동족처녀들의 민속 춤 1]


죽간무(竹竿舞)를 마친 처녀들은 곧 이어 자기네 동족들의 전통 결혼의식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중국 소수민족들이 가지고 있다는 가지각색의 결혼풍습을 들어보면 참 재미가 있었다.



[차 한잔을 마시며 관람]


중국의 4대 소수민족으로는 장족과 요족, 묘족, 동족이 있는데
세외도원에서 만났던 장족(壯族)들은 매년 3월3일 한 자리에 모여

처녀가 높은 곳에서 던진 공을 받는 총각을 신랑으로 삼아 결혼을 한다고 하고



[동족처녀들 (신부 후보)]


머리를 길게 기르며 사는 요족(瑤族) 처녀들은 마음에 드는 총각이 있으면 쫓아가
그 총각엉덩이를 인정사정없이 꼬집으며 "당신이 내 맘에 든다."고 강렬한 의사표시를 한다고 하며



[천산 광장]


묘족 처녀는 마음에 드는 총각의 발을 질끈 밟아 좋다는 마음을 표시하면
처녀가 마음에 들 경우 총각은 처녀의 귀를 만져주는 것으로 프로포즈가 이루어지고



[동족들의 민속의상을 빌려입고]


지금 여기에 있는 동족들은 먼저 동네 처녀 총각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춤을 춘 후
처녀가 마음에 드는 총각에게 직접 수를 놓아 만든 패 하나를 전하는 것으로 신랑을 정한다고 한다.





총각이 패를 받아들여 짝이 정해지면 곧바로 가까운 동굴 속에 신방을 차린 후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를 함께 지내다가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내려와 결혼식을 올린다는데




결혼식을 올리기도 전에 처녀총각이 동굴 속에서 일주일 이상 동거하는 것을
가 부모들도 묵인해 주는 것은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드디어 동족처녀들이 전통 결혼의식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신부감으로 나선 처녀들이 광장 앞에 한 줄로 나란히 서서 꾸벅~ 인사를 하더니

각자 아름답게 수를 놓은 패를 손에 들고서.. 마음에 드는 신랑감을 찾기 시작했는데



[동족처녀들의 민속 춤 2]


오잉~! 선녀처럼 예쁜 처녀하나가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나에게 패를 전했다.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그러니까 지금 이 처녀가 나를 신랑감으로 선택했다는 뜻이 아닌가~?





마음 속에 은근히 바라고 있었던 일을 내 어찌 마다할 수 있으리 ~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의 마음으로 오케바리~~! 뒤도 안돌아보고 얼른 패를 받아들었다.



[신랑감에게 패를 전해주는 동족 신부]



그렇지 않아도 오전에 세외도원(世外桃園)에서 3년간 머슴살이를 하건 말건
장족(壯族)처녀가 던진 공을 받지 못해 은근히 속상해 하고 있던 차에



[내빈께 인사]


이렇게 다시 동족 처녀로부터 청혼의 패를 받는 행운을 얻었으니 이 무슨 횡재란 말인가~!
더구나 이 동족에게는 3년간의 머슴살이도 필요없으니 마음이 그저 훨훨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합환주]


패를 주었던 동족 신부와 서로 상견례 인사를 나누고 합환주까지 마신 뒤
신랑신부가 함께 손을 잡고 사뿐사뿐~ 바로 옆에 있는 동굴 신방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동굴 속 신방으로]


세외도원에서 이루지 못했던 간절한 소망을 드디어 천산(穿山)에서 이루다니
이 보다 기분 좋은 일이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동굴로 가는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은 나비처럼 가뿐했고
오르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그저 한없이 찬란했으며 신방으로 향하는 가슴은 마냥 두근거리기만 했다.



[오복탑]


[우산공원(愚山公園)]

천산(穿山)에서 올렸던 결혼식으로 아직도 싱숭거리는 마음을 가까스로 달래며 내려와
이번에는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우산공원으로 향했다.



[우산공원 입구]


태평성대를 이룬 요순임금 시절 순황제가 중국남방을 순방할 때 다녀갔다는 우산공원에는
옛날 물을 다스리는 벼슬인 "우제"의 사당을 모시고 있다는데



[우산공원 분수공원]


공원입구에는 기하학적 모양의 현대식 정원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고
분수에서 솟구쳐 오른 물이 계단식 물길을 따라 여울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산공원 정원]


아열대지방답게 야자수나무 등 열대식물들이 빽빽한 밀림같은 정원을 지나니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아있는 목조 오복탑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우산공원 오복탑]


사당으로 연결된 길섶 화강석 벽에는 여러 글자체로 목숨 수(壽)자와 복복(福)자가 쓰여져 있었는데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을 염원하는 중국인들의 소망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목숨 수(壽)]


건강한 몸으로(강령:康寧) 덕을 베풀며(유호덕:攸好德) 부자로(부:富) 오래 살다가(수:壽)
깨끗한 죽음을 맞이하는(고종명:考終命) 것을 소망하는 우리들의 오복(五福)처럼 중국사람들의 소망도 같았다.



[복복(福)]


화강석 벽을 지나 작은 돌다리 하나를 지나니 구중천(九重天)이라는 석조 구조물이 나타났다.



[우산공원 구중천]


하늘의 가장 높은 곳,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을 나타낸다는 구중천 끝에는
만지면 복이 온다는 용머리 조각 하나가 입을 벌리고 있었는데



[구중천 용 머리]


우리 나라의 해태상을 닮은 이 용머리는 용의 아홉번째 아들로써
먹는 입만 있고 내보내는 구멍이 없어 재물이 고이는 것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한다.



[우산공원 돌다리 조형물]


구중천을 지나서 만난 우제의 사당 입구에는 세 개의 돌다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사당으로 이어진 돌 다리에도 용의 아홉번째 아들이라는 돌 짐승이 다리 양쪽을 지키고 있었는데



[우산공원 돌다리.. 왼쪽부터 재운교→관운교→평안교]


세 개의 돌다리 중, 왼쪽 다리는 건너면 재물이 많이 생긴다는 재운교이고
가운데는 출세길이 보장된다는 관운교, 그리고 오른쪽은 건강과 평안함을 가져다 준다는 평안교라는 다리였다.



[우산공원 평안교]


세 개의 다리 중, 과연 어느 다리로 건너가야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래~ 출세하는 것이나
재물을 얻는 것보다 건강과 평안함을 얻는 것이 제일이지하고 생각하면서 평안교(平安橋)를 건넜다.



[우산공원 현자의 상]


평안교를 건너 나타난 광장 바닥에는 정성 성(誠)자가 쓰여져 있었고
정성 성(誠)자 앞에는 현자의 상이라는 동상하나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우산공원 동굴]


현자의 상을 지나 우산공원의 마지막 코스로 들어선 동굴 안에는
용과 두꺼비 등, 수 많은 돌조각과 수석들이 동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몽환이강쇼]


우산공원을 나와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몽환이강쇼 구경을 위해 시내로 들어섰다.
퇴근시간이 지난 시간이라서 그런지 계림 시내의 거리는 무척 복잡했다.



[혼잡한 계림시내]


사람들은 도로 여기저기에서 무질서하게 제멋대로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고
차들은 차들대로 신호를 무시해가며 손바닥만한 틈만 나면 무조건 머리부터 들이미느라 바빴다.



[계림시 교통체증]


중국에서 자동차 운전을 하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한다.
대학도 아무 대학을 나와서 되는 것이 아니고 "들이대"를 나와야 한단다.

들이대를 졸업해야만 중국의 거리에서 무조건 머리를 "들이대"며 운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몽환이강쇼 공연장]


"몽환이강쇼" 공연장에 들어와 쇼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중국서커스와 현대식 발레가 어우러져 있는 공연이 바로 "몽환이강쇼" 였는데



[몽환이강쇼 공연배우들 1]


공연장면에 대한 사진촬영을 못하게 하여 묘기를 부리는 모습을 촬영할 수 없었지만
공연이 끝난 후 출구에 도열해 있는 연기자들만은 촬영할 수 있었다.



[몽환이강쇼 공연배우들 2]


1시간 남짓 아슬아슬 한 서커스 묘기와 우아한 발레무용이 섞인 몽환이강쇼를 구경하고 나왔지만
수상오페라 "인상유삼저"의 스케일과 감동에 비교가 되어서 그랬을까 공연에 대한 감흥은 별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몽환이강쇼 공연배우들 3]


휴~ 오늘 역시 숨가쁘게 돌아다니며 벅찬 안복(眼福)을 누렸던 하루였다.
내일의 또 다른 안복(眼福)을 위해 이제 그만 쉬어야지 하루종일 수고했던 버스 기사아저씨에게 외쳤다.

"쓰부~! 신 쿨러~ 씨에~씨에~!!!!!" "기사 아저씨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