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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전라남도 섬

홍도여행기 4편[마지막 편]

by 전태공 2011. 12. 18.

홍도여행기 4편[마지막 편]

○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홍도의 네 가지 특성



오랜 세월 동안 거센 파도와 비바람이 만들어 놓은 홍도의 절경은 꿈결처럼 아름답다.

수많은 해식(海蝕)동굴과 층층이 쌓아올린 듯한 해안절벽들이
기암괴석들로 이루어진 바위섬들과 서로 잘 어우러지고





그 위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까지 분재의 모습이 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으니
어찌 곳곳마다 이처럼 기기묘묘하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펼쳐지지 않았겠는가? 





유람선을 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눈앞으로 펼쳐져 오는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홍도의 절경에 취해 할 말을 잊고

그저 아~ 하는 감탄의 탄성만 한숨처럼 길게 뱉어낼 뿐이다.





덩달아 신바람이 난 선장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돋우려는 듯
홍도에 대한 설명을 구수하게 이어 나간다.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홍도는

환상적인 절경을 빚어내는 네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단다. 



[홍도 바위섬]


첫째, 해안선 주변에 산재해 있는 크고 작은 무인도와
깎아지른 해안절벽의 기암괴석들이 33경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고





둘째, 수석처럼 절묘하게 생긴 해안절벽 구석구석에 수백 년 동안 분재의 모습으로 
자생하고 있는 수많은 해송들이 절묘한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을 뿐 아니라 



[홍도 해식동굴]


셋째, 해안절벽에 뚫려있는 수백 개의 크고 작은 자연 동굴들이
신비스럽고 기괴한 느낌을 주는 묘한 아름다움을 빚고 있고





마지막으로 수심 20m 깊이의 물고기들까지 훤히 비쳐 보일 정도로
수정처럼 맑은 바닷물이 금상첨화가 되어 청정해역의 아름다움을 가세해주고 있다. 





군함바위를 지난 유람선이 슬픈 전설을 가지고 있는 "슬픈여" 방향으로 휘돌아가자
크고 작은 올망졸망한 암초들이 줄줄이 나타나고



[홍도 낚시꾼]


암초 위마다 낚시꾼들이 아슬아슬~ 바위를 타고 앉아 낚시를 하고 있는데

고기를 얼마나 많이 잡았는지 낚시꾼 옆에 쳐 놓은 텐트 줄에는
수십 마리의 고기가 주렁주렁 빨래처럼 매달려 있다.





○ 슬픈여를 지나니 수석과 분재의 세계가

유람선이 하얀 물보라를 남기며 새파란 수면을 헤쳐 나가자
멀리 "슬픈여"라는 이름을 가진 암초들이 슬금슬금 배 앞으로 다가온다.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음씨 고운 부부가 일곱 남매를 낳아 행복하게 살다가
어느 해 명절 육지에서 제사를 지낼 물품과 아이들 새 옷을 사서 돛단배로 돌아오던 중





때마침 불어온 돌풍에 배가 침몰했고 산 위에서 그 모습을 본
일곱 남매가 물에 빠진 부모님을 구한다고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모두 빠져 죽어버린 후 바위로 변해 버렸다는 슬픈 전설을 가진 "슬픈여"를 지나니

유람선에서 보이는 경치가 기암절벽과 동굴이 어우러진 풍경으로부터
수석과 분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진경산수"의 풍경으로 바뀌고 있다.





구비 구비 서 있는 바위와 해벽(海壁)들은 하나하나가 통째로 수석이면서

엄청나게 큰 바위 수석 위에 자라고 있는
수많은 해송과 상록수들은 한 그루 한 그루가 모두 분재다. 





흙 한줌 없어 보이는 저 바위틈에 어떻게 저런 분재들이 뿌리를 내리며 살아왔을까?

궁금해 하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통통 거리며 달리는 유람선은
그저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처럼 두고 가기 아까운 홍도의 절경들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슬픈여]

○ 홍도 1경 남문 바위 앞으로...

바위 산 자락마다 노란 원추리 꽃들이 그리움처럼 피어 있다.
홍도 무릉도원의 기암절벽을 더듬으며 공작새 바위를 지나고 나니





풍랑을 만나 홍도에 표류했던 처녀 하나가 지나가는 배에게 신호를 하기 위해
자신의 옷으로 깃대를 만들어 세웠다는 전설을 가진 해발 368m의 깃대봉이 눈에 들어온다.


[홍도 깃대봉]


무인등대가 서 있는 콧뿌리 바위를 지나니 멀리 홍도 1구 마을이 눈에 들어오면서
홍도 33경 중 첫 번째라는 남문 바위가 한 눈에 달려 들어온다.





홍도에는 물이 귀해 예전에는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며 살았다는데
지금은 발전소 전기 덕분으로 지하수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고



[홍도 내연발전소]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 설비까지 가동하고 있어
요즈음 홍도는 물 문제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고 한다. 



[홍도 송곳바위]


남문바위 앞에 유람선이 가까이 다가서자
홍도를 대표한다는 풍경인 남문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라면서





선장이 배를 잠시 멈추어 주었고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앞을 다투어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홍도 남문바위]

홍도 제일경이라는 남문바위 중앙부에는 구멍이 절묘하게 뚫려 있다.

TV 방송을 시작하기 전, 연주되는 애국가의 배경화면으로 사용될 정도로
절경을 자랑하는 남문 바위는 풍어와 만선을 기원하는 '행운의 문'으로도 불린다는데


 




바위섬에 뚫린 석문을 지나간 사람은 소원이 성취되며
고깃배가 이 석문을 지나가면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전설이 스며있단다. 





○ 떠다니는 즉석 횟집

남문바위를 지나자 유배를 왔던 선비가 가야금을 타면서 여생을 보냈다는
홍도의 2경, 실금리 동굴이 나타났고



[홍도 남문바위 후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이 보이는 바위가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아차바위를 지나



[홍도 주전자바위]


용왕이 술을 담아 두었다는 주전자 바위 앞에 이르자
고기잡이 어선 하나가 통통통통 달려와 유람선에 찰싹 몸을 붙여온다.



[즉석 횟집]


떠다니는 즉석 횟집이라는데  주변 바다에서 직접 잡은 노래미와 우럭 등
싱싱한 바닷고기 회를 한 접시에 2만 5천원에 팔고 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회 한 접시씩을 사서 소주와 함께 먹고 마시느라 정신들이 없다.





목으로는 소주 한잔에 취하고 눈으로는 홍도의 절경에 취하다 보니
어느 듯 유람선은 많은 미련과 아쉬움을 남긴 채 출발했던 부두로 되돌아오고 있다. 





○ 아듀~홍도의 아름다움이여~! 영원하여라~!

홍도의 무릉도원을 한 바퀴 돌아온 사람들의 얼굴에는 경이로움으로 가득했고
얼굴 모습은 모두 신선으로 변해 있는 듯 했다.





한 폭의 그림 같았던 홍도를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다.
바다와 바위가 만나 빚어낸 절묘한 아름다움을 놓고 가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많았지만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 놓은 아름다움만으로도 홍도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3시 40분에 떠난다는 배를 기다리며 부두에 섰다. 
부두에는 삼삼오오 어선들이 떠 있다.
 
이 곳 홍도 주변에 태풍이 불면

대피할 포구가 없는 홍도의 모든 배들은 흑산도로 대피해야 한단다.





그래서 홍도에 태풍이 몰아칠 때는 남자들은 배를 몰고 나가 버려 여자들만 남게 되고
남자들은 또한 홍도에 태풍이 불어올 때 얼마나 센 파도가 치는지를 모른단다.

 




아~ 정말 홍도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자~ 이제 다음 여행지 흑산도를 둘러볼 차례다.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여행지를 눈앞에 두고 나니 마음이 설레어 지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한다.

잘 있거라~ 홍도야~! 아듀~ 홍도의 아름다움이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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