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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전라남도 섬

흑산도 여행기 1편

by 전태공 2011. 12. 18.

흑산도 여행기 1편

○ 첫 발을 디뎌본 흑산도 



홍도를 출발한지 40분 만에 흑산도 예리항에 도착한 쾌속선은
한 무더기의 사람들을 쏟아놓은 후 목포항을 향해 줄행랑을 쳐버렸다.

 


시간을 보니 오후 4시 20분 !

이글거리는 태양이 퍼 붇고 있는 불볕으로 예리항 부두는
지글지글 끓고 있었고 더위에 지친 수많은 어선들이 졸고 있었다. 



[흑산 예리항]


주르르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부두에 올라서니
"기암괴석과 숲이 아름다운 섬 흑산도(黑山島)"라고 새겨진 돌 비석이 무겁게 환영해주었다.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 하여
흑산도(黑山島)라고 이름 지어졌다는 섬 ! 



[흑산 여객터미널]


말로만 들어왔던 흑산도에 이처럼 난생 처음 상륙했다는 사실이
꿈결처럼 느껴지면서 감개가 무량해져 왔다.

 



파시(波市)의 전설이 스며있는 예리항 

흑산도 예리 항 주변의 거리는 타임머신에 의해
시간이 잠시 멈추어져 있는 과거의 세상처럼 느껴졌다. 





거리에 늘어서 있는 건물들은 6~70년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고
연안여객 터미널 매표소를 비롯한 터미널 구멍가게의 분위기 또한





계란 있어요? 사이다 있어요? 하고 외쳐대던
옛날 시골 차부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스쿠터를 모는 다방아가씨가 차 배달을 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는 거리에
그 때 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 변치 않고 서 있는 다방의 모습 속에는



[흑산 예리항 찻집]


모닝커피를 마시며 엘비스 프레슬리의 팝송을 신청하던 
옛 시절 음악다방의 추억과 낭만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조기, 고등어, 삼치 등, 바닷고기가 넘치도록 잡히던 시절
바다에서 열리는 어시장(魚市場)인 흑산도 파시(波市)가 열릴 무렵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상인들과 어선들로 흑산도는 불야성을 이루었고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과 술집작부의 젓가락 장단 노랫가락으로

예리항은 밤새 흥청거렸다는데 





이제는 모두 흘러간 전설일 뿐,
예리항에는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가락만 홍어집 간판사이를 흐르고 있었다. 





흑산도에서 유명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는데
하나는 홍어이고 또 하나는 전복이라고 한다.

아홉 척의 배가 흑산도 근해에서 잡아내는 흑산도 홍어의 양이 많지 않아
공급이 수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데 





홍어는 홍어회를 만들어 먹거나 홍어를 삭혀서
돼지고기, 묵은 김치와 함께 먹는 삼합(三合) 요리가 별미라고 한다.





흑산도 육로관광 

흑산도에 들어오면 흑산도를 구경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흑산도를 둘러보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버스나 택시를 타고 섬 길로 흑산도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방법이다.

28킬로 정도 뚫려있는 흑산도 도로는 절반은 포장이 되어있고 나머지 절반은
아직까지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로 남아있다고 하는데 바로 그 길을 따라 흑산도 육로관광에 나서기로 했다. 



[흑산 배낭기미  해변]


달리는 관광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꿈결처럼 아름다웠다.

1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흑산도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이 11개로
모두 25개 부락에 약 5천여 명이 살고 있단다.





흑산도 관광호텔이 있는 "배낭기미"해수욕장 앞 바다 양식장에는
수많은 부표가 떠 있었다.

 


흑산도 주변바다에는 적조현상이 없어 양식장이 잘 된다는데
주로 양식하고 있는 것은 전복과 우럭 두 종류로서

양식하고 있는 전복에게는 다시마를 먹이로 준다고 한다.





진리를 지나 곤촌리까지

버스는 처녀당이라는 성황당 길을 지나 대관령 고개 같은 꼬부랑길을 넘고 있었다.
 
해상왕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난 뒤
서해상에 출몰하는 왜구들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반월성을 끼고





꼬부랑 고갯길을 넘어 가니 고개 너머에 숨어있던 흑산도 서쪽바다가
아름다운 수묵화의 모습으로 버스 차창을 향해 뜀박질해 들어왔다.





해지기 전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태양~!
푸른 바다, 망망대해의 수평선, 수평선 위에 걸쳐있는 뭉게구름,





몽실몽실 수면 위에서 살포시 피어오르고 있는 물안개,
검은 실루엣을 그리며 꿈결처럼 떠 있는 섬 ! 섬 ! 섬 !





펼쳐져 있는 풍경모두가 한 폭 한 폭 아름다운 풍경화를 이루고 있었다.
아~ 이 아름다운 풍경을 어떻게 모두 마음속에 담아갈 수 있으려나 !





약수터를 지나자 한반도 지도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있는
절묘한 지도바위와 함께 포장도로의 종점, 곤촌리 포구가 나타났다.





어선들이 한가롭게 떠 있는 곤촌리 포구 앞에는
뽀얀 물안개가 피어 있었다.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앞에서

♬ 남 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 번 만 번 밀려오는데 ♬





포장도로 끝에서 되돌아 온 버스가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앞에 멈추어 서자
 "흑산도 아가씨"를 부르는 "이미자"의 애잔한 목소리가 잔잔히 울려 퍼지고 있었고

붉은 태양이 석양으로 물든 수평선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1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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