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및 해외여행기/2012년도

용미리 석불을 찾아

by 전태공 2012. 1. 11.

용미리 석불을 찾아

외곽순환 고속도로, 통일로I/C를 빠져 나와 39번 국도로 우회전 후
고양동주민센타를 조금 지난지점에서 다시 좌회전, 78번 지방도로로





서서울C/C를 끼고 광탄방향으로 조금 달리다 보면 아담한 사찰 용암사가 나타난다.



[용암사]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의 나지막한 장지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용암사는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조계종 소속의 작은 사찰에 불과하지만



[용암사 대웅전]


절 뒤에 "용미리석불"이라는 이름으로 제법 알려진 쌍미륵 석불이 숨어있는 곳이다.





"쌍미륵불 용암사" 이정표를 따라 숲길을 조금 들어서니
용암사의 대웅전과 요사채, 종루, 삼성각이 금방 눈에 들어왔다.





화재로 소실된 건물을 다시 지어 놓은 사찰이라서 그런지
사찰 특유의 고풍스러움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분위기만큼은 아늑해 보였다.



[용암사 요사채]


요사채 옆에는 작은 동자상과 석불하나가 세워져 있었는데
이 동자상과 석불은 옛날 자유당정권시절, 이승만대통령의 지시로 쌍미륵불 옆에 추가로 설치되었다가



[쌍미륵불 옆에 세워져 있다가 철거된 석불과 동자상]


4.19 혁명으로 이승만대통령이 망명한후, 
철거되어 방치되었던 것을 최근에 다시 모셔 놓은 것이라고 한다.



[대웅전 옆 돌계단을 따라]


대웅전 왼쪽에 있는 돌계단을 따라 잔솔밭을 조금 돌아오르니
산자락
에 우뚝 솟아있는 거대한 석불 두개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 오르니 석불이 보였다]


오~호~! 말로만 들었던 용미리 미륵불이 바로 여기에 숨어 있었구나~!
장지산 중턱, 천연 바위 위에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두 개의 거대한 미륵석불~!



[용미리 석불입상]


왼쪽 석불은 둥근 갓을 쓰고 있었고 오른쪽 석불은 네모 난 갓을 쓰고 있었는데
6.25 당시의 수많은 총탄자국들이 얼굴과 몸통을 곰보로 만들어 놓고있었다.



[얼굴과 몸통에 나있는 총알자국들]


석불 앞에 세워져 있는 "파주 용미리 석불입상" 안내문에는 
"이 불상은 천연암벽의 몸체 위에 목, 머리, 갓 등을 따로 만들어 얹어놓은 2구의 불상으로서





  왼쪽 불상은 원립불(圓笠佛)이라 부르는 둥근 갓을 쓰고 있는 남상(南像)이고
  오른쪽 불상은 방립불(方笠佛)이라 부르는 사각형 갓을 쓰고 있는 여상(女像)으로



[왼쪽 : 원립불, 남상(미륵불)]  [오른쪽 : 방립불, 여상(미륵보살상)]


  신체 각 부위의 조각수법이 뛰어나고 
그 높이가 17.4m나 되는 
  우리나라 쌍석불입상 중 가장 높은 불상이다." 라고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설명문을 읽고서 석불을 올려다보니
아닌게 아니라
두 손으로 연꽃을 쥐고 있는 둥근 갓을 쓴 왼쪽 석불은 남자를 닮은 듯 했고





두 손을 합장한체 사각형 갓을 쓰고 있는 오른쪽 석불은 여자를 닮은 듯 보였다.





보물 제93호로 지정되었다는 "파주 용미리석불입상"에도 전해지는 전설이 있었다.





고려 13대 왕이었던 선종(1049~1094)임금이 원신공주를 왕비로 맞이했으나
원신공주가 왕자를 낳지 못해 깊은 시름에 빠져 있던차에





어느 날 밤, 왕비의 꿈에 장지산 남쪽 기슭 바위틈에 산다는 두 도승이 나타나
지금 매우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달라고 하며 사라졌다고 한다.



[측면에서 바라본 석불]


꿈에서 깨어난 왕비의 꿈 예기를 들은 선종임금이 즉시 사람을 보내 확인해본 결과
"장지산 아래에 큰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다"고 하여



[석불 옆모습]


선종임금이 왼쪽바위에 미륵불을, 또 오른쪽 바위에는 미륵보살상을 새기도록 하고
절을 지어 불공을 드리도록 했더니 그 해에 왕자가 태어났다는 전설이었다.



[석불 뒷모습]


또 다른 이야기로는 불상 앞에 조선 세조임금과 부인 정희왕후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조선시대 불상이라는 의견도 있는 모양이나

고려시대 석불인지? 조선시대 석불인지? 어찌 그 사실이 중요할까~?





옛날부터 한양에서 개성으로 이어진 이 곳 벽제 혜음령 고개를 지키면서
쌍불(雙佛)현 미륵뎅이 길목을 지나던 사람들의 무사안녕을 빌어주던 이 쌍석불이





지금은 주변 용미리 시립묘지 지역에 잠들어있는 수많은 영혼들을
자비의 마음으로 쓰다듬으며 위로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해 보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