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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금강 여행기③ [만폭동(萬瀑洞) 계곡]

 

 

 

○ 금강문(金剛門)을 지나

 

 

신라 문무왕 시절 의상대사의 수제자, 표훈선사가 중창했다는 표훈사를

뒤로 하고 칠성각을 지나 만폭동 계곡으로 이어진 숲길로 들어선다.

 

 

 

 

이정표에는 금강문 108m, 보덕암 1,669m, 묘길상 3,747m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니까 오늘 내금강 트랙킹 코스인 묘길상까지 거리는

약 3.7킬로로 왕복 7.4킬로가 되니 이십 리가 조금 못되는 거리다.

 

연 초록빛 신록에 물든 내금강 산길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로 가득하다.

 

 

 

 

♬ 찌루~찌루~찌루루~♪ 청아한 새소리 또한 초록빛에 흠뻑 젖어 있다.

 

♪누구의 주제련가 맑고 고운 산~♬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흥얼거리며

내딛는 발길 앞에 금방 금강문이 나타난다.

 

 

[금강문]

 

 

서로 몸을 기댄 커다란 바위 사이에 뚫려있는 바위 문이 바로 금강문이다.

 

내금강 지역은 "만천구역"과 "만폭구역","백운대구역" 및

"비로봉 구역" 등, 모두 8개지역으로 나뉜다는데

 

 

[금강부부나무 1]

 

 

바로 이 금강문에서부터 만폭동 계곡까지를 "만폭구역"이라고 부른단다.

 

사찰 일주문과도 같은 금강문을 통과하니 두 그루의 금강송이

하나로 꼬옥 껴안고 있는 연리지, 부부나무가 나타나고

 

 

[금강부부나무 2]

 

 

부부나무를 지나니 아름다운 만폭동 계곡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금강문에서 화룡담까지 이어진 만폭계곡은 온통 소(沼)와

폭포(瀑浦)로 이루어졌다 하여 만폭동(萬瀑洞)으로 불리는 곳인데

 

 

[만폭동 암벽.... 음각된 글씨(주체)]

 

 

계곡미가 뛰어난 내금강 만폭동계곡은

외금강 옥류동 및 만물상과 함께 금강산 3대 절경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만폭동 계곡]

 

 

○ 금강대(金剛臺)

 

 

신선의 세계같은 아름다운 만폭동 계곡을 따라 조금 오르니

 

수정처럼 맑은 두 계곡 물이 합쳐지는 합수머리에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은 높은 바위 절벽지대가 나타난다.

 

 

 

 

고려시대의 고승 나옹화상이 "천하제일강산"이라고 칭송했고

겸재의 그림 <만폭동도>의 중심이 되었다는 바로 그곳 금강대(金剛臺)다.

 

 

 

[만폭동 계곡]

 

 

왼편에서 흘러드는 원통골 물이 만천골 물과 합쳐지는 계곡바닥에는

넓은 너럭바위 지대가 펼쳐져 있고

 

 

[겸재의 금강전도]

 

 

그 주변을 수석과도 같은 기암괴석 절벽들이 에워싸고 있다.

 

깊은 산, 맑은 계곡 중심에 위치한 금강대는

만폭동의 수려한 계곡미를 한껏 뽐내고 있다.

 

 

[금강대 바위에 음각된 글씨]

 

 

수직을 이룬 절벽에는 위대하신 수령의 아버지가

큰 뜻을 가지라며 썼다는 "지원(志遠)"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고

 

항일유격대식으로 살자는 등의 이런 저런 북한의 구호들이 즐비하다.

 

만폭다리 앞, 너럭바위에는 신선이 두었다는 바둑판과 함께

사람 이름 등, 많은 글씨들도 음각되어 있다.

 

 

[계곡]

 

 

계곡 중앙 반석 위에는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의

시조 작가 봉래 양사언이 썼다는 “봉래풍악 원화동천(蓬萊楓嶽 元化洞天)”

 

 "봉래, 풍악산인 금강은 가장 으뜸의 조화를 이룬 동천" 이라는 한문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금강대 너럭바위 위의 글씨들]

 

 

○ 만폭(萬瀑) 8

 

 

6월 초순인데도 날씨는 한여름처럼 무덥다.

 

비지땀을 흘리며 내금강을 오르는 100여명의 남조선 관광객들 사이에서

북조선 안내원들 또한 함께 땀을 흘리며 오르고 있다.

 

 

[만폭동 계곡]

 

 

만폭동 옥류 속에 몸을 담그고 땀을 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발을 담그기만 해도 벌금을 물린다니 그럴 수는 없고

 

생수병을 살그머니 담가서 뜬 계곡 물을 한 모금 마셔본다.

내금강 물이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물맛이 이슬 맛이다.

 

 

[만폭동 진주담]

 

 

길은 만폭동계곡을 따라가다가 계곡을 건너기도 하고

잠시 숲길로 빠졌다가 다시 계곡으로 되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기운생동하게 흐르는 만폭동의 아름다운 계곡미를 구경시켜 주면서

시리도록 벅찬 안복(眼福)을 두 눈에 안겨준다.

 

 

 

 

이 만폭동에는 푸르다 못해 검은 빛이 돈다는 흑룡담부터

용이 불을 뿜듯 푸른 물줄기를 쏟아낸다는 화룡담(火龍潭)까지 사이에

 

 

[거북바위]

 

 

거북 바위가 있는 구담과 선담(船潭)이 있고

폭포 떨어지는 소리가 비파같다는 비파담(琵琶潭)과

 

 

[만폭동 계곡]

 

 

벽파담과 분설담 및 만폭팔담을 대표한다는 진주담(眞珠潭) 등

외금강 상팔담만큼이나 아름다운 여덟 개의 소(沼)를 가지고 있다는데

 

이를 "만폭 8담" 또는 "내팔담"으로 부르고 있다고 한다.

 

 

[만폭동 계곡 그림]

 

 

간간히 서 있는 안내간판을 읽고 북한 안내원 설명까지 들어가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아름다운 소(沼)들과

 

 

 

 

짙푸른 녹음 속에 수정처럼 흐르는 벽계수를 따라

만폭동 심산유곡을 누비다 보니 신선으로 변한 기분까지 든다.

 

 

 

 

어디선가 "아향청산거(我向靑山去), 녹수이하래(綠水爾何來)"

"나는 청산이 좋아 들어가는데 녹수야~! 너는 어찌하여 나오느냐~?"

 

고 읊었다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즉흥시가 귀에 스며오는 듯 하다.

 

 

[마하연 삼거리]

 

 

○ 묘길상

 

 

계곡을 벗어난 길은 다시 숲길로 이어지고

그 숲길을 따라 가파른 고갯길을 올라서니 묘길상이 나타난다.

 

푸른 숲에 둘러싸인 높이 40m의 암벽에 조각되어 있는 거대한 마애불상~

바로 이곳이 묘길상이다. 마애불상 앞에는 석등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

 

 

[묘길상 북한 안내문]

 

 

 

나옹선사가 직접 새긴 <아미타불>이라는 묘길상 마애불은

자애로우면서도 은은한 미소를 지어주고 있다.

 

충남 서산에 있는 마애불을 "백제의 미소"라고 부른다면

이 내금강 마애불은 "고구려의 미소"라고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묘길상 마애불]

 

 

바위 속 마애불처럼 주저앉아 다리를 잠시 쉬는 동안

어디로부턴가 내금강만큼이나 맑은 꾀꼬리소리가 들려온다.

 

마애불상 옆에는 정조 때,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윤사국"이 썼다는

"묘길상(妙吉祥)"이라는 한문이 바위에 음각되어 있는데

 

 

[묘길상]

 

 

음각된 그 글씨 때문에 이 마애불을 "묘길상"이라 부르고 있단다.

관광객에게 개방된 내금강코스의 종점은 바로 이 곳, 묘길상까지다.

 

이 곳 묘길상에서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1638m)까지는 약 6㎞ 거리이고

1시간 반 정도면 올라갈 수 있다는데

 

 

 

 

금강산 비로봉을 코 앞에 두고 그냥 내려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아~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3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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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상열 전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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