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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경상남도 섬

남해 여행기~ ② [다랭이 마을, 금산보리암]

by 전태공 2011. 12. 26.

남해 여행기~ ② [다랭이 마을, 금산보리암]

○ 가천 다랭이 마을

남해에서의 두번째 아침이 밝았다.
일어나자마자 드르륵~ 창문을 열고 하늘부터 살폈다.



[다랭이 마을 입구]


하늘엔 아직 비구름이 가득했지만 슬슬 벗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오늘은 금산 보리암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아 저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다랭이 논 1]


보리암을 오르기 전, 가까운 가천 다랭이마을부터 먼저 들렸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만난 곳이라서 그런지

설흘산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다랭이 마을 풍광이 별로 낯설지가 않다.



[다랭이 논 2]


내리막길을 내려가 마을 입구에 있는 암수바위부터 둘러보았다.
뾰쪽한 숫바위 옆에 배가 불룩한 암 바위가 누워 있다.



[가천 암수바위]


간밤에 쏟아졌던 비 때문인지
다랭이마을 주변과 앞 바다가 더욱 더 싱그럽고 선명하게 보인다.



[암수바위 설명문]


가파른 비탈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다랭이 논 너머로
내 고향 남쪽바다~ 가곡 "가고파"의~ 그 푸른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바닷가에서 올려다 본 다랭이 마을]


"다랑논"을 뜻하는 "다랭이 논"은 "다랑이 논"으로도 불리기도 하고
이곳 가천마을에서는 처음에 달갱이논으로 부르다가 다랭이논으로 고쳐 부르고 있단다.



[다랭이 마을 골목길]


저 높은 곳으로부터 낮은 곳까지 다닥다닥 계단식으로 이어진 다랭이 논은
남해사람들이 살아온 강인한 생활력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다랭이 논 3]


아슬아슬한 급경사 비탈땅을 파서 평평하게 고르고
일일이 돌을 쌓아 논두렁을 만드느라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다랭이 마을 산책로]


한 배미 한 배미 다랑논을 일구던 사람들의 고통과 애환이
논배미 옆에 쌓여있는 돌멩이만큼이나 많았을 것 같았다.



[다랭이 마을]


마을 여기저기에 펼쳐져 있는 다랑이 논들은 폭도 좁고 크기도 작아 보인다.
얼마나 작은 논인지... 전해지는 삿갓배미 전설 또한 무척 재미가 있다.





옛날 한 농부가 일을 하다가 논을 세어보니 한배미가 모자랐단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하루 종일 찾았으나 결국 찾지를 못해



[갯바위로 이어진 산책로]


그만 포기하고 집에 가기 위해 벗어 놓았던 삿갓을 집어 들었더니
없어졌던 논 한배미가 바로 삿갓 밑에 숨어 있었단다.



[다리]


논이 얼마나 작았으면 삿갓에 가려 있었을까?
그리고 그 작은 논을 삿갓배미로 부르는 재치 또한 얼마나 멋진 위트인가~!



[갯바위 지대 산책로 1]


다랑이 마을 산책길은 갯바위까지 목재 데크로 이어져 있다.



[갯바위 지대 산책로 2]


험한 갯바위 사이에 연결된 철다리 다리 아래에서는
하얀 포말과 함께 용트림하고 있는 파도가 거세게 포효하고 있다.



[갯바위 ]


금산(681m)과 보리암(菩提庵)

다랭이 마을을 뒤로 하고 서둘러 금산 보리암으로 달려갔다. 
꼬부랑거리는 산길을 어질어질 올라 아직 엷은 운무가 너울거리는 입구주차장에 도착했다.



[보리암 입구 ... 상부 주차장]


주차장 입구에서 보리암까지 약 1킬로 정도의 산길을 올라야 했다.
산책하는 마음으로 10여분쯤을 걸어 작은 산마루 하나를 넘는다.



[장군암, 임금 앞에 머리를 숙인 모습]


옅은 안개가 아직도 서성거리고 있는 돌계단을 내려서
임금을 향해 머리 조아리는 모습의 장군암을 지난다.



[보리암 삼불암]


보리암은 장군암 바로 아래 천 길 낭떠러지 기암절벽 끝자락에 앉아있다.
보리암 주변 경관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보리암]


살포시 벗어지고 있는 운무 사이로 상주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고
바다 저 멀리 크고 작은 섬들이 한 폭의 수채화가 되어 두둥실 떠있다.



[보리암에서 내려다 보이는 상주해수욕장]


보리암 바로 아래 평평한 바위 위에는 해수관음상이 우뚝 서 있고
주변에 우뚝 솟아있는 수많은 기암괴석들이 보리암을 에워싸고 있다.



[해수관음상과 암봉들]


이곳 보리암은 강화도 석모도의 보문사와 양양 낙산사 홍연암과 함께
기도가 잘 이루어지는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 기도처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보리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젊었던 시절
이 산에서 백일기도를 드린 끝에 조선왕조를 개국하였다고 하여



[금산 암봉들 1]


고마운 마음에 산 전체를 비단으로 감싸겠다는 약속을 했다가 실행하기 힘들자
대신 비단 금(錦)자를 써서 이름을 금산이라고 붙여주었다고 한다.



[금산 이정표]


해수관음상과 보리암 사이, 이정표를 따라 쌍홍문을 찾아 나선다.
가파른 돌계단 내리막 길 건너편에 있는 음성굴 앞을 지나



[음성굴]


금산 38경 중, 15경에 해당한다는 쌍홍문(雙虹門)에 도착했다.
큰 바위 한가운데 커다란 구멍 두 개가 뚫려 있는 쌍홍문은 해골의 퀭한 두 눈처럼 보인다.



[쌍홍문 1]


돌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왼쪽 구멍으로 상주 앞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천장에 뚫려있는 구멍으로 하늘 한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쌍홍문 2]


쌍홍문 동굴 바로 앞에 정상을 향해 검을 짚고 서있는 장군바위도 눈에 들어오고
넝쿨나무 "송악"이 장군바위를 검푸르게 뒤덮고 있다.



[넝쿨나무 송악에 감싸인 장군바위]


쌍홍문을 돌아 나와 다시 제석봉 방향을 향해 가파른 비탈길을 오른다.



[쌍홍문 3]


바위생김새가 가까이서 보면 날일(日)자로 보이고
멀리서 보면 달월(月)자로도 보인다는 일월봉을 지나 제석봉으로 올라본다.



[쌍홍문 4]


제석봉 위에서의 조망은 사방팔방이 확 트여 있어 시원했고 장관이다.
우뚝우뚝 솟은 기암괴봉이 만물상을 이룬 절경 너머로



[금산 암봉들 2]


새섬, 뱀섬, 노루섬 등이 미조항 앞 바다에 보석처럼 떠있다.



[남해 다도해]


부처님 좌우를 지키는 신(神), 제석천(帝釋天)이 놀다 갔다는
제석봉(帝釋峰) 봉우리 아래로 산장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금산 산장 1]


이 깊고 높은 산 위에 무슨 산장일까? 갸우뚱~ 거리는 궁금증 앞에
누군가가 부산여관이라고도 부르는 금산산장이라고 설명해준다.



[금산 산장 2]


산장에서 빈대떡 안주에 막걸리 한잔을 마시면서
산장 주인으로부터 주변 바위 몇 곳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교미 중인 돼지바위]


코를 길게 늘어뜨린 코끼리 바위 위에 포개져 있는 두 바위는
교미를 하고 있는 돼지바위라고 했고



[좌선대 ... 바위 위에 움푹 파인 부위가 좌선하던 자리]


건너편에 보이는 좌선대는 신라 원효대사 등 고승 세분이 수도(修道)를 하면서
가부좌를 틀었던 바위로서 꼭대기에 올라보면 세 사람이 앉았던 자리가 있다고 한다.



[좌선대 앞]


금산산장을 나와 흔들바위 앞을 지났고
원효대사가 화엄경을 읽었다는 화엄봉을 넘으니 다시 보리암이다.



[금산 암봉들 3]


보리암 주변의 금산 일부분만 잠깐 둘러보았는데도 그 절경에 가슴이 벅찼다.

남해 사람들에게 남해에서 으뜸으로 치는 명소를 물으면
망설이지 않고 금산과 보리암을 추천한다는데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보리암]


1970년대 통기타 포크음악이 유행하던 시절 유행했던 노래 "밤배"도
바로 이곳 금산 보리암에서 탄생되었다고 한다.



[금산에서의 조망]


노래를 불렀던 '둘 다섯' 듀엣 멤버가 남해를 여행하던 중에
금산 보리암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한 밤중에 상주 은모래 비치 앞 바다를 내려보다가



[금산산장에서 바라보이는 보리암]


깜깜한 밤 바다에 외로이 떠가던 작은 배의 불빛을 보고
즉석에서 노래가사 하나가 떠올라 지었던 것이 바로 "밤배" 가사가 되었다고 한다.



[금산에서의 조망 2]


"밤 배~"

♬ 검은 빛 바다 위를 밤 배~ 저 밤 배~ 무섭지도 않은가 봐~ 한 없이 흘러 가~네~ ♪
♪ 밤하늘 잔별들이 아롱져 비칠 때면~ 작은 노를 저어~저어~ 은하수 건너가네~ ♬

♩ 끝 없이 끝없이 자꾸만 가면~ 어디서~ 어디서~ 잠들텐가~? ♪
♬ 음~ 볼 사람 찾는 이 없는 조그만 밤 배야~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