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및 해외여행기/2010년 이전

덕유산 겨울 나들이

by 전태공 2012. 1. 15.

덕유산 겨울 나들이


하얀 눈이 쏟아지는 계절을 살다보면 문득 겨울 산, 눈꽃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어느 토요일, 겨울 눈꽃을 찾아 무주에 있는 덕유산으로

훌쩍~ 당일치기 겨울 나들이를 나서 보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대전부근에서 올라탄 대진고속도로, 무주 나들목을 빠져 나오니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소백산맥 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덕유산에서 만난 주목]



치목터널과 구천동 터널을 지나 무주로 달려가는 심산유곡을 지나고 있지만 

산 위의 눈은 예상보다 적어 보이고





나뭇가지에  하얗게 피어 올랐어야 할 서리꽃(상고대) 또한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설천봉 팔각정 앞]


이구~ 모처럼 큰 맘먹고 달려왔는데 눈꽃과 상고대가 별로 없는 모양이네~
먼 길을 달려온 마음이 조바심을 냈지만 어쩔 수가 없다. 


[덕유산 주목들]


한겨울 대목을 맞은 무주 리조트는 찾아든 스키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덕유산의 진수를 제대로 맛보려면

무주구천동 계곡과 백련사를 거쳐 차근차근 향적봉까지 올라야 하지만


[스키장 1]


짧은 겨울 해를 감안, 곤돌라를 올라 곤돌라 종점인 설천봉에서 부터
덕유산 정상 향적봉까지의 눈길을 트레킹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스키장 2]


한참을 기다리다 올라탄 곤돌라는
여덟 명의 사람을 싣고
스르르~스르르~ 설천봉을 향해 기어 오르기 시작한다.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1]


신바람나게 설원을 미끄러지는 스키어들의 모습을 잠깐 발 아래로 내려다 봤는가 했더



[곤돌라에서 내려다 본 겨울산 1] 


어느 틈에 저 멀리 첩첩이 포개져 있는 겨울 산들의 파노라마가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2]


한반도의 등뼈를 타고 달려 오던 백두대간이 소백산에서부터 속리산과 추풍령을 타고

남도 땅으로 달려오면서 빚어 놓은 산,산,산 산들이


[곤돌라에서 내려다 본 겨울산 2]


눈 앞에 주름처럼 포개져 너울너울~ 거센 파도를 치고 있다.

출렁거리는저 산줄기의 파도가 이 곳 덕유산을 거쳐 또 지리산까지 밀려 간다지~! 


[곤돌라에서 내려다 본 겨울산 3]


겨울 산의 장관에 잠시 취한 사이, 어느 틈에 곤돌라는 종점에 도착하고 있다 ,
해발 1,525m의 설천봉 주변에는 하얀 설국(雪國)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설천봉에는 아담한 팔각정 하나가 서 있고 팔각정 앞에는 
하모니, 멜로디라는 이름을 가진 리프트들이 쉴 새없이 스키어들을 나르고 있다.
 


[설천봉 팔각정]


설천봉에서 시작되는 "실크로드"라는 슬로프는

그 길이만도 6.1㎞로서 국내에서 최장을 자랑한다고 한다.


[덕유산 주목(실크로드 슬로프) 1]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아름다운 주목들이 설천봉 주변 곳곳에 그림처럼 서 있고
 


[덕유산 주목 2]


비록 가지에 상고대(서리 꽃)를 피우진 않았어도 주목의 아름다움은 세련되고 고결해 보인다
. 





하얀 설국(雪國) 속에 펼쳐져 있는 설천봉을 뒤로 하고

덕유산 정상, 향적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눈길]


하얀 눈이 쌓인 눈길에서는 뽀드득뽀드득~ 겨울 음악소리가 들린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


저 멀리 켜켜이 중첩되어 있는 산 자락에 자연은 예쁜 수묵화를 그려 놓고 있다.
 


[산너머 산 1]


아~! 정말 아름답구나~! 능선에는 영하의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지만
백두 대간이 펼쳐내고 있는 장엄한 풍광 앞에 추위조차 느껴지질 않는다.
 




"무진장"이라고 불리는 전북 무주,진안,장수 지역은
이 덕유산 때문에 또전라북도의 삼수갑산으로 부른다고 하던가~!
 


[향적봉을 오르다가]


예로부터  "인심이 넉넉하고 너그러운 산"이라해서 덕유산으로 불리웠다는 산~!
능선을 2~30분 정도 오르니
드디어 덕유산 정상 향적봉이 눈 앞에 불쑥 나타난다. 


[향적봉 정상]


소백산맥의 중심부에 솟아 있는 해발 1,614m의 덕유산 정상을

상봉(上峰)이라고도 하고 향적봉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향적봉은 건너편에 있는 높이 1,594m의 중봉(中峰, 일명 남 덕유산)과 쌍벽을 이루며
덕유산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향적봉에서 중봉(남덕유산) 방향]


향적봉 정상에서 바라본 사방팔방의 겨울풍광 역시 환상이다.




첩첩산중으로 어우러진 크고 작은 연봉들이 빼어난 선경을 연출하고 있다.
 


[산너머 산 2]


산너머 산이 있었고, 저 산너머에 또 다른 산줄기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동쪽을 보니 저 멀리 속리산과 적상산이 눈에 들어왔고 




남쪽으로 눈을 돌리니 다시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 마이산, 대둔산이 거침없이 눈에 들어온왔다.





산허리를 감싸고 있는 푸르스름한 기운들~
저 산 자락 어느 바위 위에서 신선들이 모여 장기라도 두고 있지는 않을까?




둥글게 또아리 진 산봉우리 마다 범접하기 어려운 하얀 서기가 서려있는 듯 하다.
 




비록 덕유산에서 겨울다운 눈꽃과 상고대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첩첩산중을 이루며 뻗어 내려온 백두 대간의 웅장한 기운과

덕유산의 풍성한 너그러움을 느껴보았다.




아름다운 설산(雪山)에 올라 아름다운 설경을 이처럼 눈에 담아 보았으니

이만한 안복(眼福)이 또 어디 있으랴~!


하얀 설경에 취한 마음 속에서는 어느 듯 하얀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
> 



[설천봉 나무가지 위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