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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공의 취미세상/즐거운 걷기

우이령 길 트랙킹 2편

by 전태공 2011. 12. 23.

우이령 길 트랙킹 2편

4. 석굴암 ~ 중간 쉼 터

천년고찰, 오봉산 석굴암을 내려와
삼거리에서 우이동 방향으로 좌회전을 했다.



[석굴암 삼거리]


교현리 탐방지원센터에서 약 2킬로를 걸어와
왕복 1.4킬로의 석굴암까지 다녀왔으니 지금까지 모두 3.4킬로를 걸어온 셈이다.





집중호우 예보로 많은 사람들이 예약을 취소한 탓에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우이령 길은 무척 호젓했다.





차량통제소를 지나자 맨발로 느끼는 숲 길이 나타났다.





졸졸졸졸~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는 수정처럼 맑았고
찌루루~찌루루~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이슬처럼 청아했다.





티 없이 맑은 공기... 넘실거리는 초록빛 숲
거기에 부드러운 흙 길은 마냥 부드럽기만 했다.





아무도 없는 호젓한 길에 음악처럼 내디뎌지는 발자국소리가
경쾌한 숲 속의 왈츠를 연주해주는 듯 했다.

이처럼 호젓한 길을 어찌 빠르게 걷는단 말인가~!





소처럼 어슬렁거리며 느림의 미학으로 걷다가
우이령 중간 쉼 터를 만나 가지고 온 먹 거리들을 펼치기 시작했다.



[우이령 중간 쉼 터]


여기저기에서 과일들과 떡이 쏟아져 나왔고
매실주와 홍어회 등, 먹 거리들이 끝없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왔다.





멀리 보이는 오봉의 바위를 조망하면서
홍어회를 안주로 나누어 마신 매실주는 천상의 맛이었다.



[오봉]


인생이 별건가~ ~뭐! 바로 이런 순간들이
살아가면서 맛볼 수 있는 참 행복이지~!





5. 중간 쉼 터 ~ 우이동

꿀처럼 맛난 중간 휴식을 마치고 다시 숲길을 걷기 시작했다.
첩첩 산중에 뚫린 편안한 산책길을 걷다가 만난 또 다른 전망대 위로 올라섰다.





저 높은 곳에 우뚝 솟아있는 오봉이
더욱 더 가까이 다가와 절경을 뽐내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 본 고개의 모습이 소 귀처럼 생겼다고 하여
소 우(牛)자에 귀 이(耳)자를 써 우이령(牛耳嶺)이 되었다는 고개~!





도봉산 줄기와 북한산 줄기를 가르고 있는 이 우이령은
이 고개를 넘던 "이흥열"선생이 그 유명한 가곡 "바위고개"를 작곡하게 만든 고개이면서



[전망대에서]


1968년 1월21일 31명의 무장공비들이
청와대 침투루트로 사용했던 고개이기도 하다.





1968년 당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1.21사태~!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아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당겨서 찍어본 오봉]


그러니까 1968년 1월 김신조가 포함된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의
대남 특수부대 무장공비 31명이 개성을 출발

박정희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휴전선을 넘었다.





이들은 얼어붙은 임진강을 건너
파주군 법원리에 은밀하게 침투하여 뒷산에서 휴식하다가





우씨 성을 가진 나무꾼 4 형제와 마주쳐 죽일까 말까 고민하다가
경찰에 신고 하면 가족을 몰살시켜 버리겠다는 위협과 함께 놓아주고 나서





시간당 평균 10 ㎞ 속도로 앵무봉과 노고산을 거쳐
바로 이곳 우이령 길을 통해 청와대방향으로 침투했다고 한다.





그 때 풀려 났던 나무꾼들의 신고 때문에 서울 지역에 갑종비상이 걸렸고
1968년 1월 21일 밤, 청와대 코 앞인 세검정까지 줄을 맞추어 침투해 들어온 31명의 무장공비를





검문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발생되어
최규식 종로경찰서장 등이 전사했던 사건이 바로 1.21사태이다.





그 사태 이후 이 우이령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작년 7월부터 41년 만에 제한적으로 일반에 개방되고 있는 것이다.





♬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 옛-님이 그-리워 눈-물 납니다 ♩ 

♩고개-위에 숨-어서 가다리 던 님 ♬
♬ 그-리워 그-리워 눈-물 납니다.♪



[대전차방호 구조물]


대전차방어 구조물이 서있는 소 귀 고개
바위고개를 흥얼거리며 우이령 길을 넘어서니
어느 듯 우이동이 눈 앞에 다가와 있었다.





교현 탐방지원센터에서 석굴암삼거리까지 3.5킬로를 걸었고
석굴암삼거리에서 우이령을 넘어 우이동까지

약 4.1킬로를 더 걸어 욌으니 오늘 모두 7.6킬로를 걸은 셈이다.





우이령 고개 이 십리 길을 넘어오느라
몸과 다리는 비록 뻐근했지만





이슬처럼 맑은 우이령 숲길을 넘어왔다는 행복감에
환한 미소가 저절로 번져 나왔다.





살아 가면서 ...늙어 가면서 ...
이처럼 좋은 사람들과 함께 트랙킹 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바로 살아가는 재미가 아니겠는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