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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전라남도 섬

여수 금오도 비렁길 산책 1편

by 전태공 2012. 4. 4.

 

 

1. 여수 돌산도 신기항에서 ~ 금오도 여천항까지

 

 

 

 

금오도로 가는 여객선 "금오페리 3호"가

여수 돌산도 끝에 있는 신기항을 출발한 것은 아침 7시45분경이다.

 

 

[돌산도 신기항]

 

 

신기항 앞 바다에는 돌산도와 화태도 사이를 이어줄

연육교 교각 두개가 우뚝 솟아 있다.

 

 

[화태대교 교각(돌산도~화태도)]

 

 

배는 화태도와 횡간도, 두리도 등 크고 작은 금오열도 섬을 누비며

금오도를 향해 기분 좋게 달린다.

 

 

 

 

우리나라에서 21번째 큰 섬으로 알려진 금오도에 빽빽하게 우거진 숲 때문에

섬이 검게 보인다고 해서 "거무섬"으로 불리다가

 

 

[여천항으로 들어서는 배]

 

 

섬의 모양새가 커다란 자라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에 자라 오(鰲) 자를 쓴 금오도(金鰲島)로 불리게 되었다는 섬~!

 

 

[금오도 여천항]

 

 

배는 돌산도 신기항을 출발한지 25분만에 금오열도의 중심 섬, 금오도 여천항으로 들어선다.

 

 

[금오도 여천항]

 

 

여자 젖가슴처럼 생긴 마을 뒷산에서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 든다 하여

여천(汝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여천마을 포구에서

 

 

[여천마을]

 

 

섬에 두 대밖에 없는 9인승 섬 택시를 불러 타고

비렁길 출발지점인 함구미포구에 도착한 것은 아침 8시 40분경이었다.

 

 

[함구미 마을]

 

 

함구미마을 입구에는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져 있고

 

 

 

 

"비렁길" 팻말이 붙어있는 처마 밑에서는 제비집 2채가 강남간 제비를 기다리고 있다.

 

 

[처마 밑 제비집]

 

 

금오도 비렁길은 조용한 어촌마을 돌담에서부터 시작된다.

 

 

 

[비렁길 1코스 시작점]

 

 

함구미에서 시작되는 비렁길 1코스는 두포마을까지 약 5㎞ 정도이고

비렁길 2코스는 두포에서 직포까지 약 3.5㎞로서 1,2코스의 합이 총8.5㎞이며

 

 

 

[비렁길 안내도]

 

 

여기에 직포에서 우학선착장까지 걸어야 하는 마지막 4㎞를 더하면

오늘 트렉킹하게 될 거리는 모두 12.5㎞에 달한단다.

 

 

 

 

2. 함구미~미역널방~수달피 벼랑 전망대

 

함구미 마을 오르막을 지나 소문으로만 들었던 비렁길 초입으로 들어선다.

 

 

 

 

기승을 부리고 있는 꽃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따뜻한 남쪽 섬, 금오도에는

 

 

 

 

진달래와 매화 등, 많은 봄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오르고 있고

 

 

 

 

미당 서정주 시인이 노래하던 동백꽃도 붉게 피어올라 있다.

 

 

 

 

저기압의 영향으로 날씨가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와는 달리

 

 

[함구미마을 이정표]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았고 불어오는 바람결은 봄날답게 온화하다.

 

 

 

 

시원하게 펼쳐져오는 에머랄드 빛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유유자적 비렁길을 걷는다.

 

 

 

 

바위 절벽, "벼랑길"의 여수 사투리라는 "비렁길"은

금오도 해안의 아찔한 절벽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미역널방]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내려다보며 꿈결처럼 걷던 비렁길 앞에

"미역널방"이라는 이름의 전망대 하나가 나타난다.

 

 

[미역널방 옆, 해안절벽]

 

 

"미역널방" 낭떠러지 아래 갯바위에는 밀려드는 파도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천길 낭떠러지 해안절벽은 오금이 저릴만큼 아찔하게 높다.

 

 

 

저 벼랑 아래 바다에서 건진 미역을 등에 지고 올라와

널어 말렸던 바위라 해서 이곳을 "미역널방"이라고 부른다는데

 

현기증이 나는 저 높은 절벽을 어떻게 미역을 지고 올라올 수 있었을까?

 

 

[미역널방 전망대]

 

 

미역널방에서 수달피비렁 전망대까지는 예쁜 나무 데크가 깔려 있다.

 

 

 

 

 

멋진 경치에 감탄의 탄성을 쏟아내며 "수달피 벼랑" 전망대로 올라선다.

 

 

[수달피 비렁(벼랑)]

 

 

청정바다인 이곳에 지천으로 널린 어패류를 먹고 사는 수달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하여 "수달피 벼랑"이라 부른다는 전망대에서는

 

 

 

 

멀리 고흥 나로도에 있는 우주선 발사대까지 눈에 보인다.

 

 

 

 

3. 송광사 절터~컨테이너 휴게소~초분

 

수달피 벼랑 전망대를 지나온 길은 잠시 해안을 벗어나 초원지대로 접어든다.

 

 

 

 

초원지대를 조금 가로지르니 송광사 절터도 나타난다.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좋은 절터를 잡아보려고 나무로 조각한 새, 세 마리를 날렸는데

 

 

[송광사 절터]

 

 

두 마리는 순천 송광사 국사전과 고흥군 금산면 송광암에 내려 앉았고

나머지 한 마리가 바로 금오도 이 자리에 내려 앉았다고 한다.

 

 

[송광사 터 청보리밭]

 

 

망망대해와 암봉을 앞뒤로 거느린 배산임수의 명당으로 보이는

송광사 절터에는 싱그러운 청보리밭이 조성되어 있었다.

 

 

 

 

허리가 불편해 보이는 듯한 섬할머니 한 분이 유모차를 밀며

힘들게 걷고 있는 비렁길 너머로 금오도 해안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금오도 비렁길의 할머니]

 

 

길섶에 핀 붉은 동백꽃과 어우러진 파란 바다는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다.

 

 

 

 

원래 금오도 주민들이 사용해오던 농로와 산길, 해안 벼랑길 등을 잘 다듬어

 

 

 

 

코스별로 이어 놓은 금오도 비렁길은 소문 이상으로 구비구비가 절경이다.

 

 

 

 

활처럼 휘어진 비렁길을 지나니 컨테이너 간이 휴게소 하나가 나타난다.

비렁길에서 만난 유일한 휴게소인 것 같다.

 

 

 

 

언덕 너머로 비렁길의 시작점, 함구미 포구가 내려다 보이고

포구 앞 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새떼처럼 앉아 있다.

 

 

[간이 휴게소에서 내려다 본 함구미 포구]

 

 

꿀처럼 달콤한 휴식시간을 가진 후

다시 올라선 비렁길에서 초분이라는 돌무덤 하나가 나타난다.

 

 

[초분 이정표]

 

 

봉분 위를 초가지붕으로 덮고 둘레를 돌담장으로 둘러쳐놓은 임시 무덤~!

 

 

[초분]

 

 

죽은 사람의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고 2~3년 정도 모셨다가

뼈만 다시 이장하는 금오도의 장묘방식이 "초분"이라는데

 

 

 

 

자식들이 뱃일을 나간 사이에 부모가 죽으면 이런 초분을 만들었다가

자식들이 돌아오면 비로소 장사를 지냈던 것이 그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