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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기/중국 곤명

중국 곤명(昆明) 여행기 1 [서산 용문, 대관루]

by 전태공 2012. 2. 1.

중국 곤명(昆明) 여행기 1 [서산 용문, 대관루]

1. 서산(西山) 용문(龍門,룽먼)

예정보다 40분 늦게 인천공항을 이륙한 중국동방항공 여객기가 4시간 여의 비행 끝에
중국 운남성(云南城) 곤명(昆明)공항에 도착한 것은 2012년 음력 설날 아침, 한국시간 새벽 3시경이었다.



[중국 운남성 곤명의 위치]
 

다섯시간 정도, 짧은 노루 잠을 자고 일어나 곤명 구경에 나선 첫째 날 아침~!

어머님을 모시고 온 우리부부와 남동생 등, 우리가족 4명을 포함한 이번 여행멤버 14명이
제일 먼저 들리기로 한 곳은 곤명 서쪽에 있는 서산(西山) 용문(龍門)이었다.



[서산 입구에서 만난 곤명의 꽃]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영하 7~8도의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는데
곤명의 아침은 봄날처럼 따사로웠고 아침 10시경 도착한 서산(西山) 입구에는 예쁜 꽃까지 피어있었다.



[곤명 서산 풍경구 약도]


따뜻한 남쪽나라 베트남,미얀마,라오스 국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운남성 곤명(昆明)을 
사시사철 끊임없이 꽃이 피어나는 도시라 해서 "춘성(春城)"이라고 부른다는 말이 그대로 실감났다.



[서산을 걸어 오르는 중국인들]


서산(西山) 용문을 오르기 위해 먼저 셔틀버스로 리프트(Lift) 승강장까지 이동했다.
춘절(春節) 나들이를 나온 수 많은 중국사람들이 삼삼오오 서산을 걸어 오르는 모습이 차창밖으로 보였다.





종점까지 20분 정도 타고 간다는 리프트에 2인 1조로 올라탔다.
스르렁~스르렁~ 고도를 높여가고 있는 리프트에서 조망해본 서산에는 편백나무가 많았고

추녀 끝을 치켜 세운 중국스러운 예쁜 정자 하나도 눈에 들어왔다.  



[서산, 측백나무 숲 속에 세워진 중국 정자]


저 아래로 보이는 중국에서 여섯번째로 큰 담수호라는 곤명호는 넓고 광활했다.
곤명호 수면에 떠있는 가두리 양식장 같은 것은
수질 정화를 위해 띄워 놓은 부레옥잠 군락이라고 한다.





서산(西山) 정상은 해발 2,500m라는데 곤명시의 고도가 한라산과 비슷한 해발 1,885m 고원에 위치하고 있어
정상까지의 실제 높이는 관악산과 비슷한 600여미터 정도라고 한다.



[해발 2,280미터 표시]


리프트가 도착한 곳은 정상보다 조금 낮은 해발 2,280미터 지점이었다.



[석굴로 가는 문]


서산(西山)은 1,300여개의 계단을 천천히 걸어 오르며 삼청각에서 용문 달천각까지 둘러봐야 제 맛이 난다는데
리프트를 타고 올라온 우리는 달천각에서 삼청각까지 거꾸로 걸어 내려가면서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절벽에 뚫어 놓은 석굴]


반질반질 윤이 나는 돌계단을 조금 내려가 작은 석굴 하나를 지나니 천 길 낭떠러지가 나타났고



[천대.. 석굴 입구]


천길 낭떠러지 끝에서 곤명호를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며 절벽 길을 아슬아슬하게 지나니
바위 절벽에 뚫어 놓은 석굴(石窟)입구가 있는 천대(天臺)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천대 앞, 절벽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곤명호]


하늘의 관청이라는 천대(天臺)에서 들어선 절벽 석굴을 지나  



[달천각의 향불]


다시 만난 아찔한 절벽 한 귀퉁이에는 하늘로 통한다는 누각, 달천각(達天閣)과
하늘로 오르는 용이 꼭 통과해야 한다는 용문(龍門)이 우뚝 서있었다.



[용문 주변의 아슬아슬한 절벽길]


이 위험천만한 천길 낭떠러지 바위절벽에 과연 누가 어떻게
이처럼 아슬아슬 한 돌길과 석실(石室), 그리고 석굴(石窟)을 만들어 놓았을까~?
 


[절벽에 뚫어 놓은 석굴]


가이드 예기를 들어보니
청나라 시대의 "오내청"이라는 사람이 3대에 걸쳐 72년 동안을
몸에 줄을 묶고 절벽에 매달려 징과 망치로 돌을 쪼아내 만들었다고 한다.



[절벽에 뚫어 놓은 석굴]


역시 대국에 살고 있는 중국사람들의 그 끈기와 집념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용문 중간에 둥그렇게 튀어 나와있는 것은 용이 물고있는 여의주라는데 
 


[용문]


이 여의주를 여자는 왼손으로 남자는 오른손으로 만지면서 용문을 통과하면 
이루고자하는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말에 너도나도 여의주를 만지면서 지나갔다.
 


[용문 중간에 둥그렇게 보이는 것이 여의주]


용문을 지나면서 만져본 여의주는 수 많은 사람들의 손떼가 묻어 반질반질 했다.
작은 석굴을 다시 지나 내려다본 곤명호의 풍광은 정말 아름다웠다.



[석굴(石窟)]


맑은 하늘과 부드럽고 따사롭게 불어오는 바람결~
그리고 천길 절벽과 어우러진 곤명호의 풍광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절벽 아래로 조망되는 곤명시와 곤명호.. 가두리 양식장처럼 보이는 것은 부레 옥잠 군락지]


운화동(雲華洞)이라고 쓰여진 돌간판 앞에 잠시 멈춰 방금 지나왔던 벼랑길을 뒤돌아 보니
아닌게 아니라 용문 주변의 모습이 승천하는 용처럼 보였고



[어머니와 남동생]


절벽길을 걸어 내려오고 있는 사람들 모습 또한 구름을 탄 신선처럼 보이기도 했다.



[용문을 지난 절벽길]


여기저기 서있는 크고 작은 도교 사찰 몇개를 지난 후, 작은 옹달샘 하나를 만났다.
송아지 모형 하나가 앉아있는 이 작은 샘은 효우천(孝牛泉)이라는 약수터였다.



[석굴]


옛날 소를 잡아 먹고 사는 백정하나가 우시장에서 암소 한 마리와 새끼송아지를 사다가
먼저 암소를 잡기 위해 칼을 갈고 있는 순간,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잠깐 나갔다 와보니 칼이 없어졌단다.



[효우천 앞에 있는 그림]


여기저기를 삿삿이 뒤져 마침내 송아지가 배 밑에 감추고 있는 칼을 찾긴 했으나
어미소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송아지 모습에 감동한 백정이 어미 소를 잡지 않고 살려줬다고 한다.



[어미 소를 살린 효우천 송아지 모형]


그 일이 있고 나서... 송아지가 황소로 자라난 어느 날, 물을 길러오려고 먼 길을 나서려는 주인에게 
갑자기 뿔로 바닥을 파헤쳐 찾아 준 옹달샘이 지금의 "효우천"이 되었다고 한다.





효우천을 지나니 뱀이 거북이를 칭칭 감고 있는 모습의 작은 조형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몸이 긴 뱀은 길다는 장(長)자와 부귀를 뜻하고... 오래 사는 거북은 목숨 수(壽)자를 뜻한다는데
 


[거북이 몸을 감고있는 뱀]


뱀과 거북이가 함께 어울려 있으니 장수(長壽)를 의미함은 물론
부귀는 장수(長壽)~ 즉, 건강이 있어야 그 의미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 뱀이 거북이를 안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부귀를 누리며 오래 장수하고 싶은 생각은 어느나라 사람이든 인지상정(人之常情) 듯 하다.



[재물 신]


산세가 미인이 잠든 모습 같다고 하여 "잠자는 미인산"으로 불린다는 서산에서
어미 소를 살리려는 송아지의 효심도 배우고 장수(長壽)를 뜻하는 뱀과 거북이까지 만났으니



[삼청각]


모처럼 음력 설날연휴에 해외로 모시고 나온 어머님에게 우리 부부와 남동생이
효우천 송아지처럼 
효를 행하고 어머님의 장수(長壽)를 기원할 수 있는 듯 하여 더욱 더 기분이 좋았다.

서산을 내려와 점심을 마친 후, 다음 코스 대관루를 향해 룰루랄라 달리기 시작했다.



[대관공원의 용]


2. 대관루 (大觀樓,따관러우)


영어사전에는 음력이라는 말이 "루나 카렌다(Lunar Calendar)"라고 나와있지만
요 근래엔 음력을 영어로 "챠이니스 뉴 이어(Chinese New Year)"라고 부를 정도로 

음력 새해 설날은 중국의 최대 명절이다.



[한적한 도로... 곤명 도시 고속도로]


중국에서 춘절(春節)로 불리는 이 명절을 전후로 15일 간의 긴 연휴가 주어진다는데
이 날만큼은 드넓은 중국 땅, 어느 곳에 흩어져있는 가족이라도 모두 한자리에 모여든다고 한다.



[대관루 입구]


중국의 대명절, 춘절 아침이라서 그런지~ 거리의 교통량은 한산할 정도로 적었으나
오후에 도착한 대관루 공원에는 나들이 나온 중국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붉은 우산]


누각에 오르면 멋진 경관을 넓은 시야로 내려다볼 수 있다는 뜻의 대관루는
청나라 강희제(康熙帝)때 만들어진 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깊은 공원이라는데



[근화포 입구]


명, 청 시대 때부터 수 많은 시인 묵객들이 대관루에 올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시(詩)를 짓고 역사를 논하며 여흥을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송아지를 보호하고 있는 암소상]


넓은 호수 사이로 이어진 공원 산책로에는 붉은 튤립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고
앙상한 나무가지에는 붉은 우산들이 예쁜 꽃처럼 활짝 피어있었다.



[활짝 핀 튤립꽃]


비록 여름에 피어난다는 호수 위의 연꽃과 장관을 이룬다는 겨울철새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드디어 나타난 대관루의 모습은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팔등신미녀처럼 예뻤다.





3층 높이로 우뚝 솟은 대관루 처마 기와는 황금빛으로 번쩍이고 있었고
머리를 치켜세운 추녀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힘찬 기상을 내뿜고 있었다.



[중국의 4대 누각, 대관루 전경... 아래 파란 글씨가 "손염옹"의 90자 시]


중국 무한의 황학루(黃鶴樓)와 악양에 있는 악양루(岳陽樓)
그리고 남창의 등왕루(嶝王樓)와 함께
중국 4대 명루(名樓)에 포함된다는 누각답게 대관루는 역시 위풍당당했고 선이 참 아름다웠다.



[대관루]


3백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관루 문 양쪽에는 파란 바탕에 흰 글씨로 쓰여진 문장이 수직으로 붙어있었다.
중국에서 유명한 "손염옹(孫髥翁)"이 지은 180자의 대련 시라는데



["손염옹"의 90자 시... 500리 풍광을 노래한 시]


오른쪽에 써있는 글은 500리에 걸친 풍광을 90자로 함축해 놓은 시(詩)라고 하고
왼쪽에 써있는 글은 500년의 역사를 90자로 멋지게 표현해 놓은 시(詩)라고 한다.





대관루 앞에 200여년 동안 걸려 있는 이 "손염옹"의 시(詩)를
중국사람들은
"고금의 제일장련" 또는 "천하제일장련(天下第一長聯)"이라 치켜 세우면서





내용이 공정하고 기세가 웅대한 이 시를 칭송하고 있다는데
대관루가 중국의 4대 명루의 하나가 된 것도 바로 이 시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활짝 핀 청매화와 "손염옹" 동상]


대관루 옆에는 유명한 이 시(詩)의 작가인 "손염옹"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고
"손염옹" 동상 옆에는 활짝 핀 청매화가 고운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 나선 우리가족]
 

문장력이 뛰어났던 "손염옹"은 어렸을 때부터 선생이 놀랄만큼 시를 잘 지었다는데
가르치는 스승이 청출어람, 제자의 시를 보고 놀라 짐을 싸서 고향으로 내려간 일화까지 있다고 한다.



[대관공원 호수]


대관루를 뒤로 하고 연못을 가로지른 다리를 지나
공원을 돌아 나오는 길목에는
아담한 분재원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분재원의 매화]


청매화, 백매화, 홍매화가 예쁘게 피어 오른 매화나무 분재에서는
감미로운 봄노래와 함께 은은한 서정시가 흘러나오는 것처럼 느껴졌고
 


[분재원 매화]


깜찍스러울 정도로 예쁜 분재들이 서산 용굴과 대관루를 숨가쁘게 둘러보며 허겁지겁 내려온 바쁜 마음을
좀더 느리고 차분하게 쉬엄쉬엄 다니라는 듯이 추스려주면서 향기로운 꽃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분재원 매화]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