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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9년도

2019년도 원미산 진달래

by 전태공 2019. 4. 15.

2019년도 원미산 진달래

 

진달래꽃이 필 무렵이면 강화 고려산이나 김포 가현산을 찾아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가까운 부천의 원미산을 찾아보기로 한다.

부천종합운동장 앞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흐드러진 벚꽃나무 가로수에 걸린  "진달래 축제 가는 길" 플래카드 방향을 따라간다.

 

 

길을 건너서 만난 부천종합운동장 스타디움 벽에도

"제19회 원미산 진달래축제 오신걸 환영합니다." 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흐드러진 백목련 꽃이 티없이 맑은 청순함으로 손짓을 한다.

 

 

함께 어우러진 백목련과 자목련 꽃들은 벌써부터 한 잎 두 잎 낙화 중이다.

열흘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화무 십일홍"이란 말이 그대로 실감 난다.

 

 

진달래군락지 초입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화려한 의상을 걸친 가수들이

트롯트가요와 민요들을 번갈아 부르며 한참 공연 중이다.

 

꽃구경을 나와 덤으로 공연까지 구경하게 된 사람들의 표정이

꿩도 먹고 알도 먹어 횡재를 했다는 듯한 흐뭇한 표정들이다.

 

진달래 군락지를 오른쪽으로 올라 왼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한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원미산정상을 가리키는 이정표 방향에서 오른쪽 오솔길로 올라선다.

 

 

샛노란 개나리와 연분홍 진달래가 환상의 조합을 이루고 있다.

 

 

봄바람에 펄럭이는 만국기들이 꽃처럼 보이고 흐드러진 진달래꽃들이 만국기처럼 보인다.

 

 

" 나보기가 엮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비록 영변의 약산 진달래가 아니라 부천의 원미산 진달래이긴 하지만

 

 

진달래 군락지를 오르는 걸음 걸음 발걸음 주변으로

사뿐히 즈려 밟고 싶은 진달래꽃들이 온통 흐드러져 있다.

 

 

연분홍 진달래와 하얀 벚꽃 또한 그림처럼 잘 어우러져 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들면 해발 123m 정도의 나지막한 이곳 원미산 자락에는

10∼20년생 진달래 꽃나무 15만여 그루가 와글와글 꽃을 피워내 문자 그대로 무릉도원을 이룬다.

 

 

해마다 봄이 되면 부천에서는 3대 꽃 축제가 화려하게 열린다.

 

4월 초순이면 이곳 원미산 진달래축제와 함께 가까운 도당산에서는 벚꽃축제가 열리고

 

 

4월 하순경에는 다시 소사복숭아로 상징되는 복사꽃 축제가 인근 춘덕산에서 열린다.

 

 

금년부터는 도당산 벚꽃축제장에서부터 원미산 진달래축제장을 거쳐

춘덕산 복숭아꽃축제장까지 세 개의 꽃 축제장을 잇는 꽃길 트레킹코스까지 개설되어있다.

 

 

원미산 언덕자락에 올라서서 부천종합운동장을 한눈에 내려다 본다.

온 천지에 거대한 봄이 밀물처럼 밀려와 있다.

 

" 나만의 행복도 없고 타인만의 불행도 없다.

 남을 행복하게 해준 만큼 나도 행복해진다."

 

산 자락에 세워진 팻말 글귀 하나가 가슴 속 깊이 예리하게 파고 든다.

 

 

금년 축제의 주제는 "봄옷 입는 마을, 노래가 피어나는 축제"라는데

봄옷 입는 마을이라는 주제답게 원미산은 온통 연분홍빛 진달래꽃 봄옷에 휘감겨 있다.

 

 

연분홍빛 꽃 산불이 원미산을 온통 불태우고 있다.

화르륵~화르륵~ 산자락을 태우며 번지는 꽃불에 묘한 뜨꺼움이 느껴진다.

 

 

연분홍 진달래 꽃길을 걷는 몸과 마음이 온통 연분홍 꽃물에 흠뻑 젖어든다.

 

 

그래도 꽃길을 걷는 발걸음은 언제나 새털처럼 가볍다.

 

 

찌루루루~찌루루루~

산 자락을 기어오르는 연분홍 봄바람 속에 초록빛 새소리까지 실려있다.

 

 

긴~긴 겨울을 보내고 어렵게 다가온 또 하나의 봄~

연분홍빛으로 화장한 이 봄이 이 모습 이대로 딱~ 멈추어 주었으면 좋으련만....

 

 

다시 또 훌쩍 떠나 버리고 말 것이 분명한 야속한 봄~!

그러나 나보기가 엮겨워 가신다면 어쩔 수 없이 또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릴 수밖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