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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기/캄보디아

캄보디아 "앙코르 왓트" 여행기 2

by 전태공 2011. 12. 8.

캄보디아 "앙코르 왓트" 여행기 2

1. "롤레이(Lolei)" 사원

 

앙코르 지역에서 처음 만나본 "롤레이(Lolei)" 사원은 오랜 세월 동안


만고풍상을 겪어 깊이 패인 주름과

쪼글쪼글 거칠어진 피부를 가진 마귀할멈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사원이 앙코르 지역에 본격적으로 사원들이 건설되기 전,
모델하우스 개념으로 지어진 초기 사원 중 하나란다.

 

["롤레이(Lolei)" 사원 입구 담장..]

9세기부터 13세기 사이에 이 곳 인도차이나 반도를 통치했던 캄보디아 역사상

가장 융성했던 "앙코르"왕국은


"자야바르만" 2세왕부터 "자야바르만 7세"왕 시대에 이르기까지 근 4세기 동안

 

["롤레이(Lolei)" 사원 정면 탑..]

앙코르지역에 불교와 힌두교의 신화가 녹아 있는 수 많은 사원들을 세웠다는데


이 "롤레이"사원은 흰두교의 "쉬바" 신에게 헌납하기 위해 지어진

초기 "앙코르" 왕국의 신전이라고 한다.

["롤레이(Lolei)" 사원 앞에서..]

뜨겁게 작렬하고 있는 열대의 태양아래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모습의 네 개의 탑들이 듬성듬성 서 있는 "롤레이" 사원에는

흘러가 버린 오랜 세월이 만들어 놓은 상처들이 노인의 주름처럼 파여 있고

 

[만고풍상을 겪은 듯한 "롤레이(Lolei)" 사원 ]

천년 세월이 스쳐 지나간 듯한 붉은 "라테라이트" 풍화토 벽에는
삼지창을 든

수문장 조각과 함께 아직도 살아 있는 듯 탱탱 하게 보이는 요염한 여신상도 서 있고 

"크메르"어의 바탕이 되었다는 "산스크리트"어 비문 또한 선명하게 남아있다.

["롤레이(Lolei)" 사원 여신 상...]

아~ 이렇게 초라해 보이는 초기 유적 하나만을 보았는데도 벌써부터 대단하다는 느낌이 드니
"앙코르 왓트" 사원은 얼마나 대단할까?

 

2. "쁘레아꼬 (Preah Ko)" 사원

"롤레이(Lolei)" 사원 앞 붉은 황토 길을 벗어나 푸른 숲 길을 조금 달려가니
"쁘레아꼬 (Preah Ko)"라는 이름을 가진 또 하나의 조그만 사원이 눈 앞에 나타난다.  

["쁘레아꼬 (Preah Ko)" 사원 입구..]

사원을 둘러보기 위해 "툭툭이"에서 내리자

 
밀짚모자나 사진첩 등을 손에든 아이들이 "1달러~! 1달러~!"를 외치며

한 여름 밤의 깔다구 떼처럼 몰려든다.

["1달러"를 외치는 아이들..] 

구걸하는 아이들 사이에는 서너 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도 있고
간간히 갓난아이를 등에 업은 때 국물이 주르르~ 흐르는 아줌마도 보인다.

[계속 주변을 따라다니는 아이들 ]

손을 내미는 아이들의 모습이
6.25 한국전쟁 직후 미군들에게
츄잉검을 달라며 손을 벌렸던 피난민 시절의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도 아프고 모두 불쌍해 보였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상대해줄 수도 없다.


 

["쁘레아꼬 (Preah Ko)" 사원 전경 1 ]

"쁘레아 꼬 (Preah Ko)"는 조상과 선대 왕의 영혼을 기린 건축물로 힌두교

"쉬바"신에게 바쳐진 신전이었다는데 

앞 뒤 두 줄로 각각 3개씩 "쁘레아 꼬"에 설치되어있는 여섯 개의 탑은

 
각각 조상의 무덤으로 세웠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실제로 그 탑에 시체를 안장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한다.

["쁘레아꼬 (Preah Ko)" 사원 평면배치도 ]



초기에 지어진 신전이라서 그런지 "쁘레아 꼬"에 솟아있는 탑들은 크기도 제각각이고
듬성듬성 서있는 모습이 조금은 엉성해 보였고

앞줄에 있는 세 개의 탑 앞에는 "쉬바"신을 상징한다는 황소상 세 개가 서 있다.

이 앙코르지역에 세워진 유적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힌두교 신화 체제를 먼저 알아야 하는데

["쉬바"신을 상징한다는 황소 상 ]

힌두 신화를 보면 창조의 신(神) "브라흐만~!"과 파괴의 신(神) "쉬바 ~!",

유지와 질서를 주관하는 신(神) "비쉬누" 등

삼신일체에 의해 우주가 창조되고 파괴되었다가 다시 재 창조되는
무한대의 우주 질서가 유지된다고 믿는단다. 

["쁘레아꼬 (Preah Ko)" 사원 앞에서 ]

그 삼신 중의 하나라는 파괴의 신(神) "쉬바 ~!"는
"난디(Nandi)"라는 흰색 황소를 타고 다닌다는 설화로 황소 상이 "쉬바"신을 상징한다는데

그래서 "쉬바"신에게 바쳐진 이 신전을
크메르 어로 "신성한 소"라는 뜻을 가진 "쁘레아 꼬 (Preah Ko)"로 부르게 되었단다.

 

["쁘레아꼬" 사원 앞 노점상...]

신전 앞에는 야자열매 등 열대과일과 옷들을 파는 노점 상들이 즐비하다.


하얀 색 남자용 여름 티가 두 벌에 3달라고 하니

품질의 좋고 나쁨을 떠나 무척 싸게 느껴진다. 

["바콩" 사원으로 가는 황토길.. ]

그래~ 한 여름이니 여름 티를 사서 입어보자~....
모두들 하얀 티... 한 벌씩을 구입하여 몸에 걸치니...

남자들은 하나 둘 같은 복장으로 통일한 아세안 정상회의의 정상들처럼

그 모습이 시원스럽게 변해간다.


3. 바콩(Bakong)사원 


 
 

["바꽁(Bakong)" 사원 평면도]


"쁘레아 꼬" 신전으로부터 붉은 황토 길을 따라 다시 숲길을 더듬어가니
역시 앙코르 초기 유적군에 포함되어 있는 "바꽁(Bakong)"이라는 사원이 나타난다.

["바꽁(Bakong)" 사원 입구]


이 "바콩"사원은 조금 전에 둘러보았던 "롤레이(Lolei)" 사원이나
"쁘레아 꼬 (Preah Ko)"사원과는 달리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 보였는데 

 

신전 입구를 들어서니  신과 인간세계를 구분하는 뜻으로 설치했다는
넓은 해자(물을 채운 수로) 앞에
 

["바꽁(Bakong)" 사원 입구의 뱀신 상...]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진 "코프라" 뱀신(蛇神)의 돌 형상이 보초를 서고 있는데 

힌두교에서 "나가(Naga)"라고 부른다는 그 뱀 신은
물의 정령을 뜻하기도 하고 탑의 보호신을 상징한다고 한다.

["바꽁(Bakong)" 사원 입구의 해자...]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린 바나나 나무들과 야자수들이
잔잔한 물과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는 해자를 건너니 

연분홍 꽃 너머로 하늘 높이 솟아있는 바콩 사원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연분홍 꽃이 피어오른 "바꽁(Bakong)" 사원]

"인드라바르만 1세" 왕 시절 이 곳에 수도를 옮긴 초기에 지었다는 이 "바꽁" 사원은
해자로 둘러싸인 기단 위에 건설된 사원의 방식이나 

힌두교에서 말하는 4개의 하늘을 가진 우주의 중심을 상징한

네 귀퉁이에 설치된 4개의 탑과 함께  

["바꽁(Bakong)" 사원 전경 1]

우주의 중심이고 절대자가 살고 있는 메루산(수미산)을 상징한다는 중앙 탑을 포함 
모두 5개의 성소탑을 가진 사원의 기본 형태가

"앙코르 왓트"를 비롯한 수 많은 사원을 지을 때

보고 지을 수 있는 모델하우스 역할을 했다고 하며

 

캄보디아 "독립기념탑"도 이 "바콩"사원을 본땄다고 한다.

  

["바꽁(Bakong)" 사원 전경 2]

그러니까 이 "바콩"사원은 앙코르 지역 사원의 샘플로 지어진 사원인 셈이다.

이 앙코르 지역에 지어진 사원들은
하나같이 붉은 사암(沙岩)과 "라테라이트"라고 불리는 황토석으로 지어졌는데
 

["바꽁(Bakong)" 사원 전경 3]

사원 대부분의 기단을 이루거나 부조 등의 조각상이 새겨진 붉은 사암(沙岩)은
수십킬로 떨어진 산에서 운반해 왔고

건기와 우기가 있는 열대 지방의 땅 속에서 채취된다는 "라테라이트"는 

["바꽁(Bakong)" 사원 전경 4 .... 경사가 무척 가파른 계단들...]

땅속에서 물과 섞여 있을 때는 부드러운 성질을 나타내다가


한번 공기에 노출되면 벽돌보다 단단해지는 성질을 갖고 있어

기초를 다지는데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넓이가 무려 900m x 700m나 되는 "바콩"사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배도 고파지고 팔 다리 머리 허리 발바닥까지 뻐근해 온다. 

["바꽁(Bakong)" 사원 앞에서...]

자~ 오전에 이만큼 구경했으니 이만~ 민생고를 해결하러 가야겠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오후에는 약 40킬로 떨어진 "반띠아이 쓰레이(Banteay Srei)"를 간다는데
"반띠아이 쓰레이"는 또 어떤 모습으로 눈 앞에 나타나 줄까?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