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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기/캄보디아

캄보디아 "앙코르 왓트" 여행기 3

by 전태공 2011. 12. 8.

캄보디아 "앙코르 왓트" 여행기 3

□ 밀림 속 원주민 집

"바콩"사원을 떠난 "툭툭이"는
밀림 속, 비 포장 황토 길을 따라 통통통통~ 붉은 먼지를 일으키며 잘도 달린다.

[밀림 속 황토길을 달리는 톡톡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크메르 루즈"게릴라들이 자동소총을 들고 누볐을 이 밀림 속을
이처럼 "툭툭이"를 타고 평화롭게 달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감개가 무량해진다.

금방이라도 호랑이가 튀어나올 것 같은 빽빽한 밀림 속에는

간간히 원주민 집들이 들어서 있다.

[밀림 속 원주민 집 1 ]

이 밀림 속 원주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갈까?

궁금해하는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다는 듯 붉은 먼지를 휘날리며 달리던 "툭툭이"가
덜커덩~ 하고 어느 원주민 집 앞에서 멈추어 서 준다.


[밀림 속 원주민 집 2]


원주민 집은 한 마디로 무척 열악해 보였다.
가느다란 나무기둥 몇 개를 세워 대나무와 열대 나뭇잎으로 엉성하게 벽을 둘러막고 

땅 위 1미터 정도 높이에 판자대기를 깔아 놓은 것이 바로 그들이 사는 방이자 거실이다.


[밀림 속 원주민 집 3]


집에는 새까맣게 그으른 냄비 두어 개가 굴러다니고 있을 뿐
살림살이라고는 거의 눈에 띄질 않는다.

칸막이도 없는 이 단간방에서 8~9명의 가족들이 오글오글 살아가고 있단다.




전기가 없어 저녁에는 일찍 잠자리에 든다는데..
그래서 그랬을까?
이 원주민 집에는 기차길 옆 오막살이 집만큼이나 아이들이 더글더글 많았다.


[막내아이를 목욕시키는 엄마 1]


연년생으로 보이는 고만고만한 아이들 대여섯 명이

낡은 팬티만 걸치고 뛰노는 뒷마당에서는

 

아이 엄마가 빈 통 속에 막내 아이를 집어 넣고 한참 목욕을 시키고 있다.

집을 지은 기둥 수는 가로 5개, 세로 3개로 홀수였는데
그 이유는

캄보디아에서 짝수는 죽음을 의미하고 홀수는 삶을 의미해서 대부분 짝수로 지은단다.


[막내아이를 목욕시키는 엄마 2]

또한 땅 위 약 1미터 높이로 집을 띄어서 지은 것은

독충의 침입을 막고 지열을 피하기 위한 때문이란다.

 

세계 5대 가난한 나라라는 캄보디아~!

밀림 속에서 살고 있는 열악한 원주민의 생활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아닌게 아니라 그 것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이 구구절절 느껴진다.


[원주민 아이들 ]


아~ 저 사람들에 비한다면 우리들은 얼마나 잘 살고 있는 것인가~!

캄보디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쾌적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삶의 수준에
새삼스럽게 감사하는 마음이 분수처럼 솟구쳐 오른다.




가이드는 돈을 주지 말라고 했지만
아무도 몰래 목욕하는 엄마에게
살그머니 5달러짜리 한 장을 쥐어 주고 나서야 마음이 좀 편해진다.

□ "반띠아이 쓰레이(Banteay Srei)"를 향하여

"시엡 립" 시내 토담골 쌈밥정식 집에서 상황버섯으로 담았다는 술, "상황주"를 반주로
상치 쌈에 구수한 된장을 싸서 먹어 본 진수성찬 점심식사가 무척 맛깔스럽다.


[토담골 쌈밥 정식 집에서의 점심 2]


오전 동안 신세를 졌던 오토바이 인력거 "툭툭이"는 그만 돌려보내고
식사를 마친 오후에는 미니 관광 버스에 몸을 싣고 시내에서 약 40킬로정도 떨어져 있다는

"반띠아이 쓰레이(Banteay Srei)"라는 사원을 찾아 나선다.


["반띠아이 쓰레이" 가는 길 1 ... 야자수]


"반띠아이 쓰레이"로 향하는 밀림 속 2차선 도로는 무척 좁고 험했다.
명색이 포장도로였지만 울퉁불퉁 표면굴곡이 심해 버스는 계속 덜컹거리며 달려야 했다.

간간히 스쳐 지나가는 트럭에는 나무가 가득 실려 있고
나무 더미 위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곡예사처럼 위태위태하게 잘도 앉아 있기도 했다.


["반띠아이 쓰레이" 가는 길 2 ... 자라고 있는 벼 ]


창밖으로 넓게 펼쳐진 들에는 2모작 3모작을 한다는 벼들이
파랗게 익어가고 있거나 또는 누렇게 익어서 낫으로 베는 모습들이 보인다.


["반띠아이 쓰레이" 가는 길 3 ... 벼를 베고 있는 모습]


야자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야자수 밑에서는 물소들이 텀벙거리며 놀고 있는데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에 대한 선입견 탓이었을까?

물소들 역시 배고파 하며 뭔가 궁상을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인
다.

["반띠아이 쓰레이" 가는 길 4 ... 물소]

□ "반띠아이 쓰레이(Banteay Srei)" 사원

지금으로부터 천년 전인 서기 10세기경 "자야바르만 5세"왕 시절에 완공되었다는
"반띠아이 쓰레이(Banteay Srei)" 사원 역시

분홍빛 사암과 붉은 "라테라이트"로 축조되어진 연꽃처럼 아름다운 사원이다.


["반띠아이 쓰레이" 1 ]


"여인들의 성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반띠아이 쓰레이" 사원 입구를 들어서니
비석같은 돌기둥이 두 줄로 서 있었고

해자로 둘러싸인 돌길을 건너니 제1 내벽의 복도 "겔러리"가 나타난다.


["반띠아이 쓰레이" 2 .... 입구 돌기둥 ]


내벽 "겔러리"와 문 틀 위에는
아무리 손재주가 좋은 현대의 조각가라도
도저히 흉내내지 못할 것 같은 솜씨로

힌두교 인들이 지켜야 할 덕목이나 도리에 관한
총체적인 대서사시라는「라마야나」이야기와


["반띠아이 쓰레이" 내벽에 조각된 부조]


「마하바라타」신화를 담은 부조들이 놀랄 만큼 섬세하고 부드럽게 새겨져
금방이라도 꿈틀꿈틀 되 살아나 도란도란 힌두교 신화들을 이야기해 줄 것만 같다.


["반띠아이 쓰레이" 3 ... 장서각]


이 "반띠아이 쓰레이" 사원을 가리켜
"크메르 건축 예술의 보석"이라고 표현했다는 어느 프랑스 고고학자의 말대로

작지만 섬세하게 보이는 이 사원의 부조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이 곳을 조사하던 프랑스 공식 탐험단이
"동양의 비너스"라는 부조 한 조각을 떼어 훔쳐가다가 붙잡혔던 사건까지 일어났다고 하며


["반띠아이 쓰레이" 앞에서 ]


이 사원을 복원할 때 무너진 원래의 형태를

사진이나 스켓치로 추정한 뒤 조각 하나하나에 번호를 매겨 복원한
"아나스틸로시스" 공법을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단다.



["반띠아이 쓰레이" 평면도 ]


사원 앞 쪽에는 글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힌두교 신화를 그림과 조각으로 학습해 주었다는 
두 개의 장서각 건물이 하늘높이 솟아있고


["반띠아이 쓰레이" 4 사당 ]


뒷 편 가운데에는
파괴의 신(神) "쉬바"의 사당과
우주의 질서를 주관하는 신(神) "비쉬누" 사당을
좌우로 거느린 성소탑이 하늘 높이 솟아있다.


["반띠아이 쓰레이" 5 ]


중앙성소탑 코너 문틀 위(상인방)에는 힌두교 신화 「라마야나」중에서
원숭이 왕국의 "발리"왕과 "수그리바" 왕의 전투 장면 부조가 조각되어 있는데


["반띠아이 쓰레이" 수그리바 왕의 전투정면 부조 1 ]


발리와 수그리바 형제의 전투에 대한 가이드의 이야기를 대충요약해 보면
원숭이 왕국의 왕자인 "수그리바"가 형과 함께 어느 동굴에서 악마와 싸울 때




형 "발리" 왕자가 죽은 것으로 착각하여 그 동굴을 막아 버리고 돌아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지만


["반띠아이 쓰레이" 수그리바 왕의 전투정면 부조 2 ]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온 형 "발리"는
동생이 왕 자리를 노리고
자기를 죽이기 위해 일부러 동굴을 막아 버린 것으로 오해하여
"수그리바"를 내쫒아 버렸는데


 

부하들과 함께 숲속을 방황하던 "수그리바"는 "비쉬누" 신의 화신인 "라마" 왕자를 만나

유괴된 왕비를 찾아주는 대신에 형을 밀어내고 왕좌를 다시 되찾았다는 

믿거나 말거나의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그럴 듯 하게 들리는 것도 같다.


["반띠아이 쓰레이" 6 ]


찌루루~찌루루~ 오랜 만에 새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오랜 만에 들려온 것이 아니라 사원들의 역사와 아름다움에 취해
새소리를 미처 듣지 못했는지도 몰랐다. 시간은 어느 듯 오후 세시를 넘어가고 있다.


[노점상 ]


"시엡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또 하나의 사원 "쁘레아 룹"을 보고 나서
5시에 예약을 해 놓았다는 열 기구를 타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했다.





"쁘레아 룹"은 또 어떤 사원일까? 벌써부터 또 궁금해진다.
자 ~! 어서 서둘러 달려가 봐야지...~!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