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백아도 여행기 3(백아도 해안도로)
○ 환상의 해안도로 산책
남봉의 절경에 흠뻑 취해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내려오니 바로 이정표 앞이다.
[발전소 관사 앞 이정표]
그러니까 우리는 약 1.6킬로 정도의 남봉 등산로를 왕복한 셈이다.
발전소 마을까지는 300미터이고~
우리가 민박한 보건소 마을까지는 2.1km 정도의 거리다.
[발전소마을~보건소마을 간 해안도로]
아침에는 등산로 입구까지 민박 집 포터를 타고 왔지만~
돌아갈 때는 해안도로를 따라 당연히 걸어갈 것이다.
남봉을 다녀오느라 다리는 뻐근하긴 해도~
이처럼 예쁜 해안도로를 언제 또 걸어볼 수 있단 말인가~!
해무도 없는 화창한 날씨가 그지없이 좋은 가시거리를 만들어주고 있다.
파란 하늘~ 파란 바다~!
이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휘도는 해안도로는
눈길 가는 곳마다 모두 멋진 풍광을 이루고 있다.
저 멀리 뭉게구름 아래로 보이는 산 자락이 굴업도 연평산인 듯 하다.
[오른쪽 바다 너머로 보이는 굴업도 연평산]
아름다운 풍광 속을 재잘거리며 걸는 발걸음 또한 솜털처럼 가볍다.
작은 섬 사이를 휘도는 해안 길이 그지없이 아름답다.
툭~ 하면 터질 것 같은 봉숭아 씨방처럼~
툭~ 하면 저절로 미소가 터져 나오기만 한다.
한쪽에는 하늘과 맞닿아 있는 아스라한 수평선이 보이고
한쪽에는 기암절벽을 이룬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해안도로가 펼쳐주는 잔잔한 아름다움이
세파에 찌든 각박해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물 속 갯바위에서 제세상마냥 쉬던 가마우지 두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 훨훨 바다로 날아가 버린다.
해안도로 산 비탈에는 섬 특유의 소사나무와 함께
작은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해안도로 한 굽이를 돌 때마다 제각각 다른 풍광이 쫘악~ 펼쳐져 온다.
금년에 연이어 들이닥친 태풍으로 무너진 해안도로와
쓰러진 가드레일도 눈에 들어온다.
티없이 맑은 하늘과 바다, 섬, 해안도로~
그리고 그 위를 걷는 사람들~
이 단어들을 모두 모아놓으면 그대로 한편의 시(詩)가 될 것 같다.
살아가면서 이처럼 아름다운 길을 얼마나 걸어볼 수 있을까?
작은 해변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본다.
기하학적으로 뚫려진 해변의 멋진 게 구멍이 환영인사처럼 보인다.
[해변에 뚫어놓은 게 구멍]
백아도 해안도로를 산책해본 금싸라기같은 이 순간 역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추억이 되고
인생을 감미롭게 만들어줄 세레나데가 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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