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우중(雨中) 견지낚시~
5월 9일 월요일 아침
벌떡 일어나 드르륵~ 창문을 여니 창밖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다.
이그~ 징검다리 연휴 중 모처럼 하루를 쉬는 오늘~
임진강으로 견지낚시를 가보려 했는데 이거 어떻게 하지~
그렇다고 하루를 공칠 수도 없고
에잇~ 그래~ 어차피 물속에 몸을 담궈야 하는 견지~
비가 내린다고 못할 것도 없지~ 뭐~! 계획대로 강행해보자~
[객현리의 신록]
그러나 자유로를 달리는 내내 오락가락하던 비는
적성의 낚시가게에 도착할 무렵 거센 소나기로 변해 있다.
"이거~ 비 때문에 그냥 버릴지도 모르니
미끼 조금하고 깻묵 한 되만 주세요~"
한 달 전쯤 가게를 인수했다는 낚시가게 새 주인은
날씨를 걱정해주면서 파란 개업수건하나까지 선물해준다.
임진강 객현여울 입구에 도착하니 다행히 비는 이슬비로 변해 있다.
[하얀 조팝나무 꽃]
언제 만나 봐도 시골스러운 객현리에는~
밀물처럼 밀려온 초록빛 신록이 하얀 조팝꽃을 거느리고 있다.
[객현리 절벽의 애기똥풀 꽃]
애기똥풀 꽃이 외롭게 피어있는 절벽 사다리를 지나
흐드러진 냉이 꽃을 거느린 시냇물을 건넌다.
♬ 시냇물은 졸졸졸졸~ 고기들은 왔다갔다~♪
♩ 버들가지 한들한들~ 꾀꼬리는 꾀꼴꾀꼴~♬
콧노래를 부르며 들어선 객현여울은 일기 탓인지 절간처럼 고요하다.
잘 있었니~? 임진강아 ~ 너 참 오랜 만이다.
[객현리 냉이꽃]
여울 옆에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돌 어항 세 개가 트라이앵글을 이루고 있다.
[트라이앵글을 이룬 객현리 돌 어항]
아니 그런데 어찌 이리도 물이 줄었을까?
수장대로 더듬고 들어간 여울의 흐름이 무척 약하게 느껴진다.
오호라~ 비가 자주 내리지 않은데다가
연천댐이 물을 가두고 있어서 그런 모양이구나.
드디어 썰망을 던지고 미끼를 꿴 바늘을 흘리기 시작한다.
흐르는 추가 조금 가벼운 듯해 작은 추 하나를 더 달아 본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거운지 잘 흐르지를 않는다.
다시 다 떼어내고 중간 크기 추로 바꾸어서 흘리는 순간~!
투드득 턱턱~!! 투드드드~ 오~예~ 드디어 스트라잌이 되었다~!
여울에 올라탄 녀석이 제법 힘을 쓰고 있다.
어쭈구리~ 나하고 힘 싸움 해보겠다 이거지~!
금년 들어 처음으로 손 맛을 선사하며 얼굴을 내밀어 준 녀석은
그러나 50센치는 조금 안되어 보이는 녀석이다.
반갑다 누치야~ 너 얼마 만이냐~!
크기는 작아도~ 올 들어 처음 만나본 누치가 아름다운 미녀로 보인다.
[풀잎 위의 빗방울]
근심걱정이 가득한 노파의 얼굴처럼
잔뜩 찡그리고 있는 하늘에서는 계속 부슬비를 뿌리고 있다.
우르릉~ 쾅~쾅~ 어디선가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가만히 들어보니 천둥소리는 아닌 것 같고 사격 훈련하는 포격소리 같다.
30여분쯤 스침질을 했을까? 다시한번 힘찬 입질과 함께
견지대가 무섭게 휘면서 탁~탁~탁~탁~ 거세게 줄이 풀어진다.
으흐흐~ 아무렴~ 그렇지~ 반갑다 누치야~ 이번에는 어떤 녀석일까~?
이번에 문 녀석은 아까보다 힘을 더 쓰는 것 같다.
[잘 가라~ 누치야... 누치 방생]
드디어 얼굴을 나타낸 녀석은 50센치가 넘는 큰 녀석이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돌 어항 속에 두 번째 누치가 들어설 무렵
이번엔 진짜 천둥소리가 울리면서 빗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하기 시작한다.
그래~ 오늘은 이만 접자~ 많이 잡아야만 맛인가~ 뭐~!
세 시간만에 잘생긴 녀석... 똘똘한 놈으로 두 마리를 만났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이만하면 행복한 것을...
[객현리 냉이군락]
누치를 방생하고...주섬주섬 거두어 절벽을 올라선 순간~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거세게 쏟아지기 시작한다.
올 들어 처음 만나본 임진강의 누치들~ 정말 반가웠고
임진강야~ 잘 있거라~ 담에 또 만나자~! 아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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