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산책
겨우내 맹위를 떨치던 동장군이
우수경칩이 몰고온 봄기운에 밀려 스물스물~ 꼬리를 내리던 어느 날
겨우내 잠자고 있던 자전거를 깨워 모처럼 바깥 나들이에 나서 보았다.
자전거를 타고 도심을 달려볼 때마다
우리 나라의 자전거 기반시설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차를 타고 휙~휙~ 스쳐 지나쳐 버리면서 볼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느린 자전거 위에서는 만나볼 수 있어 참 좋다.
[건설 중인 청라지구 1]
자전거 앞으로 제일 먼저 달려온 곳은 인천 경제자유구역 청라신도시였다.
청라도라는 작은 섬이 있었던 개펄 매립지가 이렇게나 변하다니
[건설 중인 청라지구 2]
비온 뒤의 죽순처럼 쑥쑥 솟아오르고 있는 고층아파트들로
청라지구는 하루가 다르게 상전(桑田)이 벽해(碧海)로 변해가고 있었다.
인도 위에 실개천처럼 흐르고 있는 자전거 길을 따라
석남동 체육공원으로 들어와 잠깐 동안의 휴식을 가진 다음~
그 동안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아직 구경을 못해보았던
배다리 헌책방 골목을 만나기 위해 동인천역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동인천 역 주변 배다리 전통공예거리]
동인천역 주변에는 배다리 전통 공예거리가 조성되어 있었고
공예거리 한 구석에 헌책방 골목이 숨어 있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 입구 벽화]
헌책방거리 입구에는 벽화하나가 그려져 있었고
벽화를 지나자 줄지어 서 있는 올망 졸망한 헌책방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 1]
소싯적~ 학창시절~! 내 마음을 항상 설레게 만들었던 헌책방~!
[배다리 헌책방 골목 2]
그 당시 주변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었던 헌책방은
이발하라고 준 돈까지 써가며 헌책을 모았던 나의 보물창고와도 같은 곳이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 3]
예전에 수많은 헌책방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었다는 배다리 헌책방 골목~!
지금은 대여섯 곳의 헌책방이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했다.
[오래된 책집 건물 2층 휴게실]
배다리를 뒤로 하고 이번에는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변두리에 있는 계양산 둘레길을 찾아 나섰다.
[경인운하 개통전 공사현장 1]
지금 한참 경인운하~ 아라뱃길을 만들고 있는
굴포천 다리를 건너 묵상동 솔밭 길을 지나 산 고개 하나를 넘었다.
[경인운하 개통전 공사현장 2]
따르릉~따르릉~ 비켜 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계양산 둘레길]
겨우내 꽁꽁 얼어있던 깊은 산 오솔길을 따라
저기~ 가을이 남기고 간 갈색 낙엽 사이로 화사한 모습의 봄 아가씨가
[계양산 둘레길 2]
사뿐사뿐 따사로운 옷자락을 끌면서 다가오고 있는 듯이 느껴졌다.
아무튼 이제 누가 뭐라고 해도 봄이 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끝>
[계양산 둘레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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