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욕지도 여행기 2편
○ 욕지도 해안도로
오후 3시 정각~ 통영항을 떠난 욕지아일랜드호가
연화도를 거쳐 뱃길로 32㎞ 떨어진 욕지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반경이다.
[욕지항]
욕지도 천왕봉에서 잘록한 개미목으로 이어져 나온 작은 산줄기 망대봉이 항구를 둥글게 감싸주고
[욕지도 약도]
크고 작은 섬들이 항구 앞 바다를 울타리처럼 에워싸주고 있는 욕지항은
자연이 절묘하게 만들어 놓은 천혜적 조건의 항구다.
[욕지항]
거기에 붉고 노란 등대가 세워진 커다란 방파제 세 개가 항구를 지켜주고 있으니
욕지항은 호수처럼 잔잔하고 안방처럼 포근한 느낌까지 준다.
[욕지항 방파제]
그런데도 이 큰 섬에 택시는 한 대도 없고
다니는 시간마저 일정치 않는 마을버스 한 대가 욕지도 대중교통의 전부라니~
열악한 욕지도 대중교통 형편이 대충 짐작되고도 남는다.
[욕지도 해안도로]
편도요금 26,000원을 주긴 했지만 승용차를 섬에 가져오길 정말 잘했지~!
욕지도에 민박을 정하기 전, 먼저 승용차로 욕지도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내일은 14호 태풍, 덴빈 때문에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계도]
일단 흰작살 해수욕장 방향, 오른쪽 해안도로로 우회전해 달려본다.
메밀 밤잣나무 숲을 지나 제일 먼저 만난 풍광은 그림처럼 예쁜 섬, 육계도다.
[해안도로 전망대]
육계도를 지나 첫번째로 올라선 언덕 위에는 작은 전망대 하나가 서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욕지도 앞 바다 풍광은 정말 아름답다.
[노대도 추도... 섬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 수평선 위에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
저 앞에 보이는 섬들이 아마 두미도와 노대도, 밖거칠리도, 추도일텐데
어느 섬이 어느 섬인지 정확한 섬 이름은 알 수가 없다.
[멀리 보이는 욕지도 천황산]
전망대를 지난 해안도로가 덕동마을 쪽으로 휘돌면서
저 멀리 욕지도 최고봉이라는 해발 392미터의 천황산 모습이 잠깐 눈에 들어온다.
[욕지도 덕동마을]
저 아래 덕동마을 해변에는 몽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있고
양쪽 갯바위에는 고기들이 바글바글해 수많은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단다.
[욕지도 버스정류장]
해안도로에서 눈에 들어오는 욕지도 바다 풍광 하나같이 모두 환상의 파노라마다.
유동마을 앞에서 새 에덴동산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 해본다.
[새에덴동산으로 꺾어져 바라본 해안]
○ 욕지도의 "새 에덴 동산"
새 에덴동산으로 찾아가는 길은 좁고 비탈진 길의 연속이다.
이런 좁은 길에서 오는 차라도 만나면 어떡하지~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누런 소 한 마리의 순하디 순한 눈망울 영접을 받으며
가파르고 좁은 시멘트 길이 끝나는 곳에 차를 세우고
숲으로 뻗어나간 흙 길을 걸어 에덴동산을 찾아 오르기 시작한다.
[새에덴동산으로 가는 숲길]
맴맴맴맴~! 가는 여름을 아쉬워 하는 늦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우렁차다.
[새에덴동산 이정표]
새 에덴동산을 알리는 이정표 앞에서 작은 언덕을 내려서니
옹기종기 모여있는 기묘한 모양의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에덴동산]
아니~ 저 것들이 모두 다 무엇이지?
아하~ 바로 여기가 두 모녀가 이루어 놓았다는 새 에덴동산이라는 곳인가 보다.
[새에덴동산 입구]
버섯 모양의 작은 흙 기둥들이 양쪽으로 늘어선 입구 계단으로 내려서니
자원봉사자라는 남자 하나가 나와 어서 오라며 반긴다.
마당 앞 둥근 제단에 세워진 버섯모양의 돌기둥에는
"THE CROWN(신의 왕관)"과 "THE LOVE(사랑)"가 새겨져 있다.
[새에덴동산 신의 왕관]
바로 이곳이 티비 "인간극장"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땡큐할머니" 최숙자 여사가
암에 걸린 딸과 둘이서 욕지도에 일구어 놓은 "새 에덴동산"이라는 곳이다.
[땡큐 할머니와 함께]
"땡큐~! 탱큐~!"를 외치며 나타난 최숙자 할머니는 무척 야위신 모습이다.
"아니 태풍이 연거퍼 몰려오는 이런 험한 날씨에 섬은 어떻게 들어왔어~?"
하는 질문과 함께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풀어내기 시작한다.
[새벽별 ... 지구에 기록된 역사 B,C 4천년과 A.D 3천년을 상징]
슬하에 있던 딸 하나가 앞으로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단다.
[뉴 예루살렘 문]
독실한 크리스찬인 엄마는 아무 것도 해 줄 것이 없는 딸을 데리고
어느날 살림살이 몇 개만 대충 챙겨 욕지도로 들어와
대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 싸인 이곳 양판구미 마을에 터를 잡고
[야곱의 우물]
매일 기도를 하면서 새벽 4시부터 밤 10시경 까지 바위와 돌을 깨서 곱게 갈은
돌가루 반죽으로 성경에 등장하는 17개 장면을 재현해 지금의 새 에덴동산을 만들었단다.
[신의 제단]
이곳에 온지 벌써 14년째라는데 이것을 만드는 동안 딸의 암세포가 사라져
지금은 완치판정을 받을 만큼 건강이 회복되었다고 한다.
[실로암 연못]
새 에덴동산에는 두 모녀가 직접 만들었다는 "야곱의 우물"을 비롯~
"실로암 연못", "신의 제단", "새벽별" 등의 작품이 즐비했다.
[14년전의 최숙자 할머니와 자필 글]
이곳을 이룬 최숙자할머니는 지금 칠십이 넘어 늙고 야윈 모습이지만~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미모와 집념과 꿈을 가진 여장부였던 듯 하다.
○ 삼여 전망대
새에덴동산을 나와 해안도로 구비 하나를 휘돌아 서니 바로 삼여 전망대다.
[삼여(三礖)]
바다 물 속에 있는 바위를 한문으로 여(礖)라고 하는데~
해안 절벽 앞 바다에 서있는 세 개의 바위를 삼여(三礖)라고 부른다.
[삼여(三礖)의 절경]
오~ 저 아래~ 장구한 세월의 파도와 비바람이 깎아놓은
기기묘묘한 세 개의 바위, 삼여(三礖)의 절경을 보아라~!
뾰쪽하게 솟아오른 송곳바위는 금방이라도 도약할 듯한 기세고
푸른 해송을 한 무더기씩 머리에 인, 돌 섬 두 개 역시 위풍당당하게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대로 붓으로 그려 놓으면 한 폭의 수묵화가 될 것 같고
그대로 물감으로 그려 놓으면 한 폭의 수채화가 될 것 같은 절경~
욕지도를 대표하는 절경이 바로 삼여라는데 그 말이 그대로 실감 난다.
삼여 너머에는 그 형상이 펠리칸을 닮았다는 펠리칸 바위가 옅은 해무 속에 엎드려 있다.
용왕의 예쁜 세 딸이 900년 묵은 이무기가 변한 젊은 총각을 사모하자
노한 용왕이 세 딸을 바위로 만들어 버린 것이 삼여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참 잘도 생겼다.
[화려한 외출 촬영지]
"화려한 외출" 영화 촬영장소를 지난 길은 슬슬 내리막 길로 접어든다.
해안도로 개미목 쯤에서 또 다른 멋진 갯바위 지대 절경이 펼쳐진다.
"손가락 강정"과 "고래강정"이라는 지명의 갯바위 해안이다.
[고래강정 지역 갯바위]
천황봉을 가장 가깝게 오를 수 있다는 등산로 입구, 혼곡을 지나
내친 김에 노적과 통단까지 모두 둘러보고 되돌아 나오니
어느 틈에 차는 다시 욕지항으로 원점회귀해 있다.
[고래강정 지역 갯바위]
그러니까 이제 31킬로에 달한다는 욕지도 해안도로 일주를 모두 끝낸 셈이다.
[고래강정 지역 갯바위]
○ 고등어 전갱이 낚시
휴가 성수기가 한참 지난 평일에~ 14호 태풍 "덴빈"까지 올라온다는 예보팃인지
욕지도에는 비어있는 민박 집이 지천이다.
[개미목에서 바라본 욕지항]
욕지항 오른쪽 야포마을에서 에어컨과 샤워실까지 딸린 민박 집을
하루 4만원에 쓰기로 하고 저녁식사를 마치자마자 방파제 낚시를 나선다.
[밤낚시에서 잡은 고등어와 전갱이]
민장대 3칸, 0.5호 찌 낚시 야광채비에 고등어와 전갱이가 줄줄이 물고 나온다.
씨알은 크지 않아도 물고 늘어지는 손 맛이 끝내준다.
[고등어와 전갱이]
감성돔이나 벵에돔을 한마리라도 잡아 회 맛을 보려고 언갖 노력을 다해봤지만
고등어와 전갱이가 중간에서 미끼를 물고 늘어지니 도리가 없다.
아무래도 오늘은 회 맛을 전혀 볼 수 없을 것 같다.
에잇~ 할 수 없지~!
그렇다면 횟감은 내일 잡고 오늘은 고등어 구이나 실컷 먹어보자~!
<2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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