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적상산 머루와인 터널과 안국사
▣ 보곡산골 임도
보이네요 정자에서부터 눈 덮인 야산을 넘어와
작년에 한번 만났던 근처 임도로 발길을 돌린다.
일방통행으로 변한 임도에는
역시나 봄 벚꽃과 겨울 눈꽃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벚꽃이 흐드러진 가지마다 하얀 눈이 쌓여있다.
휘익~ 불어오는 산바람에 벚꽃 송이와 눈 송이가 함께 나풀거리며 떨어진다.
[벚꽃 위에 쌓인 봄눈]
찌루루~찌루루~
어디선가 봄 꽃만큼이나 청아한 산새소리가 귓가로 날아든다.
[보곡산골 임도]
비록 겨울 눈이 내리긴 했지만 계절은 완연한 봄날이다.
어디선가 보았던 동시 하나가 생각난다.
이른 봄 - 김완기
" 봄 볕이 담벼락에 매달려
봄을 칠한다.
노랑나비 찾아와
노란색 밑그림 그리면
담 밑에 모여 앉은 새싹이
연둣빛 점 콕콕
봄을 칠한다."
▣ 머루와인동굴
금산 보곡산골을 뒤로 하고 무주를 향해 달린다.
다음 목적지는 무주에 있는 머루와인 동굴이다.
[머루와인 비밀의 문]
무주양수발전소 적상산 상부댐으로 가는 길목에
다소곳이 숨어있던 머루 와인 동굴 입구가 그 모습을 나타난다.
전북 무주군 적상면 북창리에 있는 이 머루와인 동굴은
원래 무주양수발전소 지하터널 공사용으로 뚫어 놓은 작업터널이었으나
[무주 머루와인 동굴]
항상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터널의 특성을 이용
무주 특산물 산 머루 와인을 숙성시키고 저장하는 시설로
무주군에서 개발한 곳이라고 한다.
입장료 2천원을 내고 들어선 터널 막장부근에
머루 와인 시음장이 나타난다.
[머루와인 시음장]
입장 티켓으로 머루와인 한잔을 바꿔 마시거나
아니면 머루주스 또는 꿀 차 등을 마실 수 있다.
받아든 작은 와인 잔 하나를 시음장에 내미니
머루와인 세가지를 병아리 오줌만큼씩 세 번 딸아 준다.
비록 감질 나는 양이지만 칼큼한 와인 맛에 기분이 삼삼해 진다.
[머루와인 진열대]
시음을 한 와인 잔은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니
왠지 큰 횡재라도 한 듯한 기분까지 더해진다.
무주의 특산물 중 하나인 "산 머루"는
무주의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탓에
그 당도가 높아 와인 원료로서 그만이라고 한다.
머루와인 동굴의 규모는 생각했던 것보다
천정고도도 높았고 길이 또한 270여미터로 제법 깊었다.
터널 벽에는 무주의 관광명소 사진도 전시되어 있고
무주 머루와인의 특징 및 제조법 등도 전시되어 있다.
동굴 깊숙한 곳에는 머루 와인을 숙성시키는
오크목으로 만든 와인 통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포도주를 숙성시키는데 사용되는 오크통 하나의 부피는
약 159리터로 ... 단위를 1배럴로 부르는데~
[와인이 담긴 오크통]
현재 석유 거래 단위로 사용되고 있는 1배럴이
바로 저 포도주 오크통 하나의 부피를 기준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1드럼은 200리터이고 1배럴은 159리터이니
1드럼은 1.25배럴인 셈이다.
[와인 오크 통]
▣ 안국사 설경
참새가 방앗간 앞을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머루동굴을 나와 가까이에 있는 안국사를 둘러보기로 한다.
[안국사 주변의 설경]
양수발전소 상부댐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구불구불 기어 오르니
적성산 정상 가까이에 있는 안국사(安國寺)가 나타난다.
해발 1,034미터에 위치한 안국사 주변은
때아닌 폭설로 한겨울의 설경을 펼쳐내고 있다.
[안국사 해우소]
조금 전까지만 해도 폭설로 출입까지 통제되었다고 한다.
세상에나~ 4월 하순에 폭설이라니~!!
[안국사 우물]
붉을 적(赤)~ 치마 상(裳)~ 붉은 치마라는 뜻을 가진
적상산(赤裳山) 자락에 자리한 안국사(安國寺)~
이 안국사는 고려 말에 월인(月印) 스님이 창건했다고 하며
[안국사 극락전]
안국(安國)이라는 절 이름 속에는
나라를 안전하게 지킨다는 뜻이 들어있는데~
조선 초의 명승 무학대사(無學大師)가
이곳을 나라에서 제일 가는 길지(吉地)라고 예언한 이후~
[안국사 지장전]
험준한 적상산의 산세를 이용하여 산성을 쌓고
나라의 역사자료를 보관하는 사고(史庫)를 지어 운영했다고 한다.
정묘호란 때에도 이곳 사고의 장서들은
전쟁의 화마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며
[눈내리는 범종각]
1910년경 서울 규장각으로 장서를 옮길 때까지
화재피해를 입지 않은 유일의 사고로서 그 역할을 다했다고 한다.
[눈내리는 안국사 천불전]
이런 연유로 안국사가 번창하면 나라가 번창하고,
안국사가 쇠하면 나라가 쇠한다는 예기까지 전해지는 곳이다.
해발이 높은 고지대라서 그럴까~?
안국사주변에는 계속 흰 눈이 흩날리고 있다.
[얼어붙은 목련꽃]
이제 막 고개를 내민 목련꽃 봉우리 위에도 하얀 눈이 쌓여있다.
피지 못하고 꽁꽁 얼어붙은 목련 꽃이 얼마나 추울까?
[눈꽃]
♪펄펄 눈이옵니다. 하늘에서 눈이옵니다.♬
겨울 노래를 불러보았다가~
♬ 나리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봄 노래도 불러본다.
이그그~ 꽃도 사람도 도데체가 헷갈리는 날씨다.
<2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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